‘이사통’으로 뜬 그곳, 자연이 만든 걸작 캐나다 밴프 여행기

문서연 여행플러스 기자(moon.seoyeon@mktour.kr) 2026. 3. 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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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통’ 속 그곳, 신이 빚은 에메랄드 호수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레이크 루이스 투어
여름의 설상차 투어, 30년 젊어지는 팔각수

자연이 예술가라면 캐나다 밴프는 그의 걸작일 것이다. 이게 정말 같은 지구가 맞나 싶다. 캐나다는 어쩜 이런 복으로 이런 대자연을 품고 있을까.

캐나다 알버타주 밴프 국립공원 레이크 루이스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 캐나다 로키 투어를 다녀왔다. 밴프가 있는 알버타주는 원래 나만 아는 매력적인 여행지라고 생각했다. 이미 유명하긴 했지만, 모두가 한 번쯤 가본 그런 여행지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는 전 세계 모두가 아는 곳이 돼버렸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의 흥행 때문이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두 주인공이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세 나라를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중 캐나다는 두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소다. 첫 키스와 고백 장면 모두 캐나다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특히 단풍국 캐나다의 가을, 황금빛 노란 단풍이 흐드러진 장면은 사람들의 여행 욕구를 제대로 자극했다.

캐나다 알버타주 밴프 레이크루이스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알버타주는 여행객들에게 ‘밴프’로 알려져있었다. 밴프가 속한 알버타주는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인 밴프 국립공원과 재스퍼·요호·쿳네이 등 4개 국립공원이 맞닿아 있어 ‘캐나다 로키의 관문’으로 불린다. 대자연이 만들어낸 예술. 평생 ‘소자연’에서만 살아온 사람에게 캐나다의 ‘대자연’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나만 알던 것들을 모두가 알게 됐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반응이 있다. 3년 전에 방문했던 밴프 여행 이야기를 꺼내보며 ‘아는 척’을 시전해본다. 이틀동안 둘러봤던 밴프 투어의 솔직한 후기를 전한다.

에메랄드의 향연 이어지는 레이크 투어
밴프투어 첫날은 에메랄드 향연이 펼쳐진다. 내리는 곳마다 짙은 에메랄드빛 호수가 기다린다.
캐나다 알버타주 루이스호(에메랄드 호수)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가장 처음 간 곳은 이름부터 ‘에메랄드 호수’다. 루이스호수(에메랄드 호수)는 요호 국립공원 안에 숨은 에메랄드빛 빙하호수다. 빙하에서 흘러온 미네랄 성분 덕분에 계절과 시간에 따라 물빛이 에메랄드에서 청록색까지 미묘하게 달라진다.

시작부터 밴프 자연의 기강을 잡는다. 앞으로 이런 풍경을 계속 보게 된다는 사실에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다. 밴프 여행을 기대하라는 신호탄이다.

캐나다 알버타주 보우 폭포 / 사진= 언스플래쉬
다음으로 이어진 곳은 보 폭포다. 호진이 말한 그 폭포가 여기였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그렇다면 나도 두 주인공처럼 앞으로 이곳을 ‘그 폭포’라 부르기로 했다. 보 폭포는 높이는 낮지만 폭이 넓고 수량이 많아 콸콸 쏟아지는 힘을 바로 앞에서 느낄 수 있다.

폭포라기보다는 물이 화가 잔뜩 난 느낌이다. 에메랄드빛 물이 폭포처럼 흐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휴게소에서 산 로컬 과일까지 먹으니, 진짜 캐나다 여름별장에 놀러온 사람 같다.

레이크 루이스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이제 메인이다. 모두가 손꼽아 기다린 레이크 루이스.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가야 할 곳’이다. 직접 눈으로 보니 죽기 전에 여길 오길 결정해서 너무 다행이다. 에메랄드빛 물과 뒤편의 만년설. 여름과 겨울이 한 프레임에 담긴다. 물은 반짝반짝 빛난다.

레이크 루이스는 빙하가 녹아 흘러든 물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빙하호수로, 유빙과 암석 가루가 섞여 초여름이면 비현실적인 터키석색을 띤다. 괜히 유명한 곳이 아니다. 이곳을 시작으로 ‘10대 절경’을 모두 보겠다고 다짐했다. 밴프 꿀팁.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빨간 옷을 입는 걸 추천한다. 대비가 강해 유독 선명하게 담긴다.

모레인 호수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레이크 루이스가 화사하다면, 모레인 호수는 에메랄드 보석을 콸콸 쏟아부은 듯하다. ‘10봉우리 계곡(Valley of the Ten Peaks)’에 둘러싸인 해발 약 1884m의 고산 호수로, 캐나다 로키를 상징하는 엽서 사진 대부분이 이곳에서 나왔다.

빙하에서 흘러온 암석 가루(록 플라워)가 햇빛을 산란시키며 강렬한 블루 톤을 만들어낸다. 늦봄에서 초여름에 가장 선명하다. 로키의 모든 호수를 합쳐도 가장 아름답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비현실적인 풍경에, 지금 사진을 올렸다면 AI 합성 아니냐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자연이 예술가라면 이곳이 대표작일 것이다.

밴프 곤돌라 / 사진= 언스플래쉬
곤돌라도 탔다. 밴프 곤돌라는 설퍼 마운틴 정상까지 약 8분 만에 오르는 케이블카다. 정상 전망대에서는 여섯 개 산군과 보 밸리, 밴프 타운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망원경으로 산을 훑다 보니 무지개도 보였다. 하루 동안 둘러본 풍경을 위에서 다시 조망하니 꽤 괜찮은 마무리였다.
여름인지 겨울인지, 밴프 자연 가득히 느끼는 투어
밴프시내 숙소 뷰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밴프 시내에 있었던 숙소는 마운틴 뷰에 앞집까지 예쁘다. 아침에 창문을 걷으니 “굿모닝”이 절로 나왔다. 밴프 시내는 호진이 서점을 갔고 삼각관계의 시작이였던 그 괘종시계가 있는 곳이다.
버스에서 본 산양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2일차의 힘찬 버스가 달렸다. 밴프 투어 무료 옵션은 사파리 투어다. 그만큼 도로에 야생동물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산양도 여러 번 봤다. 목에 이징표가 붙어 있는데, 개체 수를 파악하기 위한 표시라고 한다.

암컷, 수컷 설명도 들었다. 너무 자주 보다 보니 이제는 일일이 멈춰 설명하지도 않는다. 여기선 버스에서 자는 시간이 아깝다. 졸려도 버텨라. 눈을 창문에서 뗄 수 없다.

‘눈물의 벽’도 만났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달리다 만나는 거대한 암벽 위로 수십 줄기의 물이 흘러내린다. 마치 바위가 울고 있는 모습이라 눈물의 벽이다. 봄·초여름에는 눈 녹은 물이 100m가 넘는 절벽을 타고 여러 갈래로 떨어지고, 겨울에는 거대한 빙벽으로 변해 아이스클라이머들이 찾는 장소가 된다.

대자연과 함께 넓게 펼쳐진 밴프 도로 사진= 캐나다 관광청
눈물의 벽이 있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밴프와 재스퍼를 잇는 230km 구간의 산악도로로,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엔 운전면허가 없어 피치못하게 패키지를 골랐지만 면허를 따고 운전의 맛을 알게 되니 밴프 도로를 못달린게 아쉬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도로를 직접 달리지 못했다니. 로드트립의 낭만을 가득 품은 광활한 대자연이다.

밴프 마을 풍경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패키지 투어의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찾아왔다. 가이드님이 첫날부터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나이각 가서 10년이 젊어지고 캐나다 아사이베리를 먹으면 10년 젊어진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아사이베리를 사러 가서 도착한 곳 한국인 직원들로 가득한 외딴 사무실. 한국 예능에 나온 아사이베리 효능 영상을 틀어졌다. 캐나다 아사이베리인데 한국에 당일 배송까지 된다니. 다른 분들이 관심을 가져준 덕분에 조용히 빠져나왔다.

문을 나서니 배경이 설산이다. 그냥 동네 거리인데도 절경이라니. 캐나다는 이런 달란트를 도대체 어디서 받은 걸까.

콜롬비아 아이스필드의 애서배스카 빙하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방금까지 여름이던 풍경이 갑자기 겨울로 바뀐다. 만년설 위로 올라간다. 콜롬비아 아이스필드의 애서배스카 빙하에서 설상차를 타고 실제 빙하 위를 달린다. 콜롬비아 아이스필드는 캐나다 로키 최대 규모의 빙원이다. 이곳에서 흘러내린 애서배스카 빙하 위를 달리는 설상차 투어가 ‘대표 버킷리스트’로 꼽힌다.
콜롬비아 아이스필드의 애서배스카 빙하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특수 차량(아이스 익스플로러)을 타고 빙하 위에 내려 걸어보고, 빙하수도 직접 떠 마셔본다. 성인 90캐나다달러(약 9만원). 가이드님이 이번엔 빙하의 팔각수를 마시면 10년이 또 젊어진단다. 캐나다 여행갔더니 30년 젊어질 기세다.

돌아가는 길 휴게소에서 영주권과 100억을 준다는 캐나다 로또도 한 장 샀다. 당첨되면 이곳에 집을 살 생각을 하면서. 물론 결과는 꽝이었다.

캐나다 알버타주 밴프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대자연의 웅장함을 온몸으로 되새겨준 캐나다 여행. 드라마의 흥행으로 더 많은 한국인들이 이곳을 찾게 되겠지만, 그 경이로움만큼은 직접 가서 느껴보길 바란다.

돌아가는 길 휴게소에서는 영주권과 100억원을 준다는 캐나다 로또도 한 장 샀다. 당첨되면 이곳에 집을 살 생각을 하면서. 물론 결과는 꽝이었다.

밴프 여행은 밴쿠버 출발 3박 4일 여정이었다. 밴쿠버에서 밴프까지는 차로 약 9시간이 걸려 이동에 하루를 거의 다 쓰다 보니, 실제 밴프를 둘러본 시간은 이틀뿐이었다.

당시에는 캘거리 직항이 없었지만, 최근 웨스트젯이 캘거리 직항 노선을 취항하면서 캘거리로 바로 가기가 훨씬 쉬워졌다. 밴프에서 캘거리는 버스로 약 1시간 남짓이다. 실시간으로 부서지는 허리를 체험하고 싶지 않다면, 캘거리 출발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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