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잭팟 터뜨린 정의선,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쐐기’ 박는다

천원기 기자 2026. 3. 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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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 美 나스닥행 유력
증권가, 기업가치 최대 145조 전망
정의선 회장, 20조 현금 확보 기대감
10대그룹 유일 ‘순환출자’ 고리 끊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조원의 실탄을 쥔다. 기업가치가 최대 145조원대로 평가되는 보스턴다이내믹스(BD)의 내년 초 미국 나스닥 상장이 가시화되면서다.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끊지 못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정 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마침표를 찍는다.

2일 자동차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D는 상장을 앞두고 조직 체질을 ‘수익 중심’으로 개편 중이다. 기술 개발을 이끌던 로버트 플레이터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재무통인 어맨다 맥매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CEO 직무대행을 맡아 본격적인 몸값 부풀리기에 나섰다.

시장의 이목은 기업가치에 쏠린다. 올 초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앞세워 기술력을 입증한 BD의 몸값은 폭발적으로 뛰고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은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의 성장세를 근거로 BD의 기업가치를 최소 128조원에서 최대 145조원대로 상향 전망했다.

이대로라면 2020년 BD 인수 당시 사재 약 2400억원을 투입해 지분 20%를 확보한 정 회장은 구주 매출로 20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5년여 만에 투자금의 100배에 가까운 잭팟을 터뜨리는 셈이다.

정 회장의 과녁은 지배구조의 정점인 ‘현대모비스’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개의 순환출자 고리에 갇혀 있다. 그룹을 완전히 장악하려면 모비스 지분 확보가 필수지만, 정 회장의 지분율은 0.33%에 불과하다.

천문학적 상장 자금은 엉킨 실타래를 일거에 푸는 핵심이다. 업계는 현대모비스를 부품·사후서비스(AS) 부문과 투자·연구개발 주력의 존속 부문으로 분할(6대 4 비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본다. 정 회장은 기아와 현대제철이 보유한 존속 모비스 지분(약 4조원 추산)을 전량 사들여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증여세(7조~8조 원)를 더해도 총소요 자금은 11조~12조원 수준이다. 20조원대 실탄이면 세금과 지분 매입 비용을 모두 감당하고도 남는다. 재계 관계자들은 ‘로봇’에 베팅한 정 회장의 선구안이 ‘정의선 일가→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로 이어지는 확고한 직할 체제를 완성할 방아쇠가 됐다고 평가한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