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다음세대를 걱정할 만큼 우리는 건강한가

김관성 목사 (울산 낮은담교회)
언제부턴가 우리 목회자들의 입에서 '다음세대'라는 말이 자주 오르내립니다. 그리고 그 말에는 거의 예외 없이 걱정이 따라붙습니다.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난다.' '세속화되었다.' '신앙에 관심이 없다.'" 이런 진단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반복합니다. 그래서 여러 시도를 합니다. 예배를 새롭게 하고, 분위기를 바꾸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들의 언어를 배우려 애씁니다. 그런데 냉정히 돌아보면, 기대만큼의 변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빨라진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한 번쯤 멈춰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단지 방식의 문제일까요. 형식의 문제일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오늘날 교회와 '다음세대' 사이에는 생각보다 깊은 간극이 있습니다. 그것은 세대 차이라기보다,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의 차이입니다. 특히 공적 영역에서 교회가 보여주는 정치적 태도와 이념적 색채가 젊은 세대의 정의 감각과 부딪히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은 교회가 전통을 지키는 공동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어느 정도 보수적일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러나 성찰 없이 단정하는 모습, 공의를 말하면서도 자비가 보이지 않는 언어, 진리를 외치면서도 겸손이 결여된 태도에는 마음을 닫습니다. 영적인 메시지 이전에, 교회의 존재 방식이 먼저 걸림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확신'을 말합니다. '진리'를 말합니다. '옳음'을 말합니다. 그것이 신앙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확신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확신이 사유를 대신하는 순간, 신앙은 깊어지기보다 굳어집니다. 생각하지 않는 확신은 쉽게 진영의 언어가 됩니다. 그러면 교회는 복음의 공동체라기보다 하나의 집단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젊은 세대는 이 부분을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읽어냅니다. 그들은 완전하지 않지만, 위선과 과잉 확신에는 민감합니다. 위르겐 하버마스는 건강한 '공론장'은 서로를 설득하려는 이성적 대화 위에서만 유지된다고 말했습니다. 힘이나 권위로 밀어붙이는 구조에서는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공적 공간에서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로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설득하려 합니까, 아니면 선언만 하고 있습니까. 대화를 시도합니까, 아니면 이미 정해 놓은 결론을 반복하고 있습니까. 만약 우리의 언어가 설득이 아니라 단정으로 들린다면, 젊은 세대는 그것을 책임 있는 공적 발언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레슬리 뉴비긴은 『다원주의 사회에서의 복음』에서 "복음을 해석하는 유일한 해석학은 그것을 믿고 살아가는 공동체"라고 말했습니다. 교회의 삶 자체가 복음의 주석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말과 태도는 어떤 복음을 해석해 보이고 있는지, 조심스럽게 묻게 됩니다.
저는 교회의 정치적 입장을 시대에 맞추어 바꾸자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방향을 틀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우리 자신을 먼저 돌아보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붙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공의'와 '정의'가 정말 복음 안에서 숙성된 것인지, 혹시 우리의 정치적 습관과 문화적 불안이 덧입혀진 것은 아닌지 차분히 성찰해 보자는 것입니다. 교회는 세상의 갈등을 그대로 복제하는 공동체가 아닙니다. 세상이 분열할 때 더 분열하는 곳이 아니라, 다른 길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세상이 소리칠 때 더 크게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어조로 말하는 공동체입니다. '다음세대'를 품는 문제는 결국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보다,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는 신앙은 신뢰를 얻지 못합니다. 성찰 없는 확신은 존중을 얻기 어렵습니다. 교회가 다시 복음의 해석이 되는 공동체로 서지 않는다면, 어떤 접근도 근본적인 회복을 만들어내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먼저 겸손해지고, 먼저 생각하고, 먼저 하나님 앞에 서게 된다면, 그때 우리는 다시 말을 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젊은 세대는 교회를 통해 복음을 읽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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