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에 글로벌 통화·증시 들썩···韓도 여파 예의주시

최동훈 기자 2026. 3. 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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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호주 증시 하락 출발···유럽 선물도 ‘뚝’
증권가 “분쟁 제한적, 3개월 내 변동성 완화” 전망
한국 정부, 매일 비상종합점검회의 개최 후 브리핑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분쟁이 이어져 국제 유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를 찾은 고객들이 주유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권역 내 분쟁이 확전함에 따라 글로벌 통화 가격과 증시 지수가 요동치고 있다. 금융가에선, 정부가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금융 시장 여파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2일(한국시간) 중동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권역에서 가장 먼저 개장한 중동, 유럽 증시에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이집트의 EGX30 지수는 개장 초반 장중 5.8%까지 하락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타다울 종합지수는 4.8%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 중 중동 최대 경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시는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석유 대기업 사우디 아람코가 장중 3.2% 상승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여 지수 하락세를 일부 상쇄했다.

유럽 선물 가격도 급변하는 중동 정세에 따른 유가 가격 불확실성에 영향받아 하락폭을 보였다. 이날 유로스톡스 50 선물 1.9%, 독일 DAX 선물 1.8%씩 하락했다. 스위스 프랑 대비 유로화 환율은 0.6% 떨어진 0.90391스위스프랑으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스위스프랑(franc)과 일본 엔화 가치는 강세를 나타냈다. 스위스 프랑은 지난 1일 오후 6시 30분에 달러당 1.3012프랑으로 2011년 8월 11일(1.3125프랑) 이후 14년 7개월만에 1.3000달러선을 넘었다. 엔화도 이날 자정 156.6455엔으로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호주 증권 거래소(ASX)에 따르면 이날 호주 증시(S&P/ASX 200) 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장마감 대비 72.4p(0.8%) 하락한 9119.70에 개장했다. 11개 업종 중 9개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에너지, 금광 관련 종목들이 상승폭을 보였다.

에너지 관련주 중 우드사이드 에너지 9.9%, 산토스(Santos) 8.4%, 얀코알(Yancoal) 6.7%, 암폴(Ampol) 4.5%씩 상승했다. 금광 관련주 가운데 노던스타 3.8%, 에볼루션 마이닝 4.2%씩 상승폭을 나타냈다.

반면 금융, 항공 관련주는 하락폭을 나타냈다. 커먼웰스 은행 1.3%,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 2.2%, 웨스트팩 2.1%, ANZ 그룹 1.3% 하락했다. 콴타스 항공은 중동 분쟁으로 국제 여행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유가가 상승한 영향을 받아 개장 초 5% 하락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지역에서 소방수가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시장의 시선은 증시 전반에 걸쳐 직접·간접적 영향을 끼치는 유가의 흐름에 쏠리고 있다. 유가는 단기간 이란 전쟁에 큰 영향을 받지만 대체 항로, 산유국 증산 등 대안이 존재함에 따라 변동성을 점차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해가 예멘 후티 반군에 의해 다시 봉쇄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아프리카 희망봉을 대체 항로로 이용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 유조선의 운송 시간은 길어지겠지만 운송 차질 영향은 점차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도 전쟁 자금을 줄이려는 이란이 봉쇄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란 점에서 영향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OPEC+ 내 주요 8개국이 그간 비교적 낮은 가격에 석유를 공급했던 이란을 둘러싼 사태를 고려해 증산 재개를 검토하기 시작한 점도 유가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다. 국내 증권가에선 유가의 상방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지만, 전쟁이 제한적인 규모로 전개되는 한편 OPEC+의 증산 재개가 이뤄짐에 따라 그 기간은 최장 3개월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그간 원유를 염가에 수출해온 가운데 위기에 봉착한 점은 다른 OPEC+ 국가들에겐 기회"라며 "(유가에 대해) 추가 모니터링을 유지하고 시나리오별로 대응하되 유가에 대한 기존 보수적인 접근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오는 4일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 매일 국무총리 주재로 비상종합점검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회의 결과는 외교안보, 경제 등 분야별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상황점검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한 후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은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유가·환율·주식시장 모니터링 체계를 즉시 운영하고 시장안정 조치와 금융정책 수단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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