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걸프만 도시까지 공격

이란이 두바이, 아부다비, 도하 등 걸프 여러 도시를 향해 수백 발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해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오랫동안 불안정한 중동 지역에서 가장 안전한 피난처였으나 이번 미국의 공습 뒤 이란의 반격은 두바이를 예외로 두지 않았다.
이란이 페르시아만의 석유·가스 부국들과 이곳의 미군 기지들에 수백 개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면서 이 믿음 깨졌다.
뉴욕타임스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가장 충격적인 일은 UAE 최대 도시이자 중동의 비즈니스 및 관광 허브인 두바이에서 벌어졌다. 5성급 호텔인 버즈알아랍이 화재에 휩싸였고, 폭발로 아파트 빌딩 창문이 산산조각 났다. 두바이국제공항도 피해를 입어 네 명이 부상당했다.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밤하늘 고층 빌딩 위를 날아가는 미사일 영상을 공유했다.
NYT는 두바이 앞 야자수섬 차 안에서 “두바이 같은 도시에서 미사일이 머리 위를 날아가는 소리를 듣는 건 상상하지 못할 겁니다”라고 하는 한 시민의 말을 전했다. 사람들이 미사일 발사 소리를 듣자 일부는 당황해 섬을 탈출하려 했다고 이 사람은 전했다.
UAE 국방부는 1일 540대 이상의 드론, 165발의 탄도미사일, 2기의 순항미사일이 UAE를 겨냥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발사체는 요격되었으나 21대의 드론이 민간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지난 몇 주 동안 걸프 정부들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을 막기 위해 공개적으로 노력해 왔다. 전쟁의 여파가 자국 국가로 번질 것을 우려해서다.
NYT는 이들 국가들의 경제는 투자자 및 관광객에게 안전한 발판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었다며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이들에게 지역 안전성은 절대적인 가치인데, 그것이 흔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바레인의 주식시장은 급락했고, 쿠웨이트는 현지 기업들이 직면한 불확실성을 반영해 거래를 중단시켰다. 지역 대부분 공역이 폐쇄돼 관광객들이 갇히고 항공 스케줄은 취소됐다.
특히 두바이는 오랫동안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안전지대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UAE는 이란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 중 하나였다.
특히 이번 전쟁으로 걸프 국가 인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NYT은 전했다. UAE에서 사망한 세 명은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국적자였다. 부상자에는 이집트 필리핀 파키스탄 이란 인도 시민이 포함돼 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쿠웨이트에서는 국가 방공시스템이 97기의 탄도미사일과 283대의 드론을 요격한 가운데 1명이 사망하고 3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이들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카타르에서는 주요 미군 공군기지가 위치한 곳에서 최소 16명이 부상당했다고 카타르 내무부가 밝혔다.
주요 미 해군 기지가 위치한 섬나라 바레인에서는 정부가 수도 마나마의 여러 주거건물과 크라운 플라자 호텔이 표적이 되었다고 밝혔다. 많은 공격으로 공항, 호텔, 주거 건물 등 민간 인프라가 큰 손상을 입었다.
카타르에 본부를 둔 위성 채널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이란이 “적의 군사 기지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란에 대한 작전을 지원하는 군인과 시설만을 표적으로 삼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두바이 인공섬 팜주메이라 페어몬트 호텔 근처에 투사체가 떨어져 큰 폭발을 일으킨 장면도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파됐다. 호텔은 성명에서 호텔 근처 주차장에 있던 네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충격에도 불구하고 두바이의 많은 사람들은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려 애썼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달 28일 저녁 두바이의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는 경마장에 참석하는 사진이 포착됐다.
1일에는 폭발음이 주기적으로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일광욕객들이 해변으로 향했고 관광객들은 파편에 맞아 외관에 불이 붙은 돛 모양의 호텔 부르즈 알아랍 근처에서 사진을 찍었다.
쿠웨이트대학교 조교수 바더 알-사이프는 NYT에 이번 공격이 걸프 지역의 “중동 안정의 마지막 보루라는 이미지를 흔들었지만 완전히 뒤집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걸프 국가 지도자들을 미국과 이란 사이에 끼어들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걸프만 정부들은 이란을 경계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란과의 긴장 완화와 외교적 교류를 시도해왔다.
국제위기그룹(IMG) 걸프 및 아라비아 반도 프로젝트 책임자 야스민 파룩은 걸프 정부들이 앞으로 닥칠 상황을 예측하며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걸프 국가들은 미국이 철수하고 문 앞에서 이란에 노출될 때 미국의 안보 보장이 얼마나 유지될지 알 수 없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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