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컴백은 쩐을 초월한 '조(兆)의 전쟁' [IZE 진단]
아이즈 ize 이설(칼럼니스트)

팝의 디바' 미국의 테일러 스위프트가 2023년 '디 에라스'(The Eras) 투어를 진행할 때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란 신조어가 생겼다. 스위프트 월드투어의 규모가 너무나 거대한 나머지 하나의 경제 현상에 비유될 정도로 영향력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스위프트는 당시 투어 콘서트를 진행하는 도시마다 관객들이 몰려들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교통·숙박·식음료 등 서비스업 통계가 갑자기 증대되는 등 일시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낳았다. 스위프트노믹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투어 효과로 필라델피아 호텔 매출과 시카고 전역의 대중교통 이용률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시카고에서는 투어 기간에만 대중교통 이용 횟수가 수만 건 추가로 발생했다.
이를 종합해 언론 등이 추산한 스위프트노믹스의 경제 효과는 미국 20여개 도시에서 무려 50억 달러에 이른다. 한국돈으론 7조 원이 넘는다. 올해 국내 예산이 약 728조 원. 미국 아티스트 한 사람이 창출하는 경제 효과가 5000만 한국인 전체의 100분의 1 수준에 육박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놀라기엔 이르다. 방탄소년단(BTS)의 경제 효과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른바 BTS노믹스다.
3월 20일 새 앨범 '아리랑'과 함께 컴백하는 '완전체' BTS의 경제 유발 효과도 벌써 난리다. 수천억에서 조 단위 숫자가 오르내린다. 스위프트노믹스에 견줘 결코 뒤지지 않아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BTS 월드투어 모객 수, 500만 명 상회 가능성 높아' 보고서에서 "티켓 평균 가격 28만 원, 1인당 상품(MD) 매출 14만 원, 스폰서십 매출까지 고려해 이번 월드투어로 매출액 2조 원, 영업이익 4000억 원 이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언뜻 2조 원이면, 7조 원의 스위프트보다 약해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좀더 계산기를 정확하게 두드려 보면 진가가 드러난다. 스위프트는 2023년 전 세계 66회 공연으로 460만 명을 모았다. 2025년 월드 투어 1위를 한 콜드 플레이의 공연 횟수는 59회, 입장 관객은 350만 명 정도였다.
BTS는 4월부터 월드투어를 시작하는데 지금까지 예정된 것은 세계 34개 도시, 총 79회다. 4월 9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공연을 시작으로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등을 아우른다. 향후 일본, 중동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모집할 관객 수는 약 500만 명으로 점쳐진다. 관객 수에서 이미 스위프트와 콜드플레이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아리랑'의 판매량도 엄청나다. 지난 1월 말 기준, 사전 주문량이 이미 406만 장을 넘었다. 4집 '맵 오브 더 솔: 7'의 342만 장 이후 3년 9개월 만인데도 그때보다 많다. 최종적으로는 500만 장도 돌파해 역대 K팝 최다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여기서 발생하는 매출만 약 1000억 원이다.

단순한 매출액을 넘어, 경제적 파급 효과는 더욱 어마어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2년 발표한 '포스트코로나 시기의 BTS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공연 1회당 최대 1조2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생산과 소비, 고용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등을 모두 더한 것이다. 그래도 회당 1조2000억 원이라면, 79회 공연엔 94조8000억 원이 된다.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이를 반영하듯 하이브 주식은 지난해 말 이후 지난 3개월간 줄기차게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주당 28만 원이 조금 넘던 것에서 지난 26일 39만1000원까지 솟구쳤다. 지난 3개월 간의 상승률은 37.2%에 달했다.
앨범 발표 다음날인 3월 21일, BTS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보여줄 컴백 라이브 공연은 초미의 관심사다. 이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지만, 공연을 둘러싼 모든 것은 수치가 요동치고 있다. 광화문과 시청 일대 주요 호텔들은 이날을 전후한 숙박 예약이 진작에 마감됐다. 포시즌스호텔은 4월 말까지 예약률이 100%이고, 더 플라자 호텔 서울도 공연 당일은 물론 3월 마지막 주까지 만실이다. 소공동 롯데호텔의 예약률도 평소 대비 약 20% 늘었다.
넷플릭스도 가세했다.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전 세계 190여개국에 단독 생중계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이벤트를 넷플릭스가 생중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계료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대형 컴백 공연에 필요한 마케팅과 제작 비용 등에서 넷플릭스가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BTS는 2021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투어 공연에서 이미 이런 잠재력을 증명한 바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당시 BTS는 라스베이거스에서 1억6000만 달러(약 228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번에 34개 도시를 방문하는 것을 고려할 때 산술적으로 총매출은 7조7622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티켓과 굿즈 판매에만 국한하면 약 2조 원, 도시와 협업하는 방식이면 7조7622억 원, 직접 매출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 고용과 부가가치 등 모든 간접 매출과 효과까지 치면 94조8000억 원. BTS의 컴백은 '조(兆)의 전쟁'이다. 정신이 번쩍 든다.
이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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