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F1·승마 등 국제 스포츠 일정 줄줄이 차질…중동 무력 충돌 여파 확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이은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전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스포츠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인근 미군 기지 주둔국까지 공격 범위를 넓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이 미사일 요격에 나서면서 사실상 전시 상황에 준하는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종목은 축구다. 이란은 이번 공습으로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기리기 위해 40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이 기간 모든 스포츠 시설을 폐쇄했다. 이에 따라 이란 프로리그를 비롯한 각종 국내 스포츠 대회가 중단됐다.
이란 축구대표팀 역시 준비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올 시즌부터 현지 구단 메스 라프산잔에서 뛰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기제는 급히 대사관으로 이동해 귀국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불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메디 타즈 이란 축구협회장은 2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정권이 조국을 공격한 상황에서 월드컵 참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대회 일정도 불투명하다.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 16강전은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AFC가 정세 불안을 이유로 서아시아 지역 경기를 전면 취소하면서 향후 8강 이후 일정이 연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카타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형 국제 축구 이벤트도 연기됐다. 카타르축구협회(QFA)는 1일 “모든 대회와 경기 일정을 추후 공지 때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럽과 남미 대륙선수권 우승국이 맞붙는 ‘피날리시마’도 일정이 보류됐다.
자동차 경주 대회 포뮬러원(F1)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음 주 호주 멜버른에서 2026시즌 개막전이 예정돼 있으나, 오는 4월로 예정된 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 그랑프리는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타이어 독점 공급사 피렐리는 바레인에서 진행 중이던 타이어 테스트를 안전 문제로 즉각 중단하고 인력을 철수시켰다.
승마 종목도 혼선을 빚고 있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예정이던 글로벌 챔피언스 투어는 드론 공격 위협과 항공 노선 제한으로 정상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허브 공항인 두바이가 일시 폐쇄되면서 선수들의 이동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인도 배드민턴 선수 푸살라 신두는 전영오픈 참가를 위해 이동하던 중 두바이 공항에 발이 묶였고, 일본 스키점프 선수 니카이도 렌 역시 공항 고립으로 오스트리아 대회에 불참했다.
중동 정세가 단기간 내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번 시즌 국제 스포츠 일정 전반에 걸쳐 추가적인 연기와 취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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