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성철 “장동혁, ‘윤어게인’과 절연할 의지 없어…대표직 사퇴해야”

정윤경 기자 2026. 3. 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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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지지율 17%? 앞자리 ‘1’로 바뀌는 건 ‘심리적 저지선’ 무너졌다는 의미”
“지선 ‘정신승리’로 이길 수 없어…지지층 결집하기만을 믿는 건 위험한 발상”
평론가에서 ‘방송 진행자’로 새출발…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 이끈다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스스로를 '보수 우파'라 소개하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보수 정치의 심장부를 오래 지켜본 인물이다. 1996년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공채 1기로 대변인실 자료 분석을 맡아 논평의 밑그림을 그리던 막내 당직자에서 출발해 의원실 공보와 정무 역할을 하며 여의도의 권력 문법도 체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본선 캠프 공보팀장, 김무성 대표 시절 당 대표실 부실장까지. 보수의 전성기와 계파 갈등, 탄핵 이후의 공백을 현장에서 경험한 내부자다.

그런 그가 지금은 보수를 향해 가장 날 선 비판을 던진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당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내왔고,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직후에는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옹호하거나 방어해선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직격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두고는 '윤석열 시즌 2'라고 규정하며 계엄을 둘러싼 태도와 지도부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권력 내부의 논리를 잘 아는 인물이기에 그의 발언은 더 직설적이다.

시사저널은 그래서 장 소장을 찾았다. 보수의 상승과 추락을 모두 목도한 당직자·보좌관 출신 내부자가 왜 지금의 국민의힘이 '몰락의 경로'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는지 듣기 위해서다. 과거 보수는 어떻게 세를 불렸고, 지금은 왜 스스로 외연을 좁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가. 그리고 쇄신의 출발점은 어디여야 하는가. 보수 정치의 한복판에서 오래 일해 온 사람이 제시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 ⓒ 시사저널 이종현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졌다.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도 양당 지지율이 28%로 같게 나타났다. 원인을 무엇으로 보나.

"가장 큰 원인은 지도부의 태도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모습에서 합리적 중도보수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강성 지지층만 남고 외연은 빠져나간 구조다. 특히 윤어게인 세력과 보조를 맞추는 듯한 당 운영은 당이 확장이 아니라 결집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인식을 줬다. 그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17%라는 숫자로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17%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앞자리가 2에서 1로 내려갔다는 건 당 내부 구성원들에게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졌다는 의미다. 많은 의원이 '이대로면 지방선거는 어렵다'고 느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위기 진단조차 자유롭게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점이다. 다른 목소리를 내면 징계가 뒤따르는 구조라면 당이 민주적으로 쇄신하기는 어렵다."

당권파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시기와 비교하면 지금은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선거는 '정신 승리'로 이길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를 보라. 그 시기에도 일부에서는 '이 정도면 버티고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4~5년 동안 대선·총선·지방선거를 모두 졌다. 그런데도 지금 상황을 두고 만족한다는 건 설득력이 없다. 비겁한 자기 위안에 가깝다. 두 가지 가능성을 본다. 하나는 내부에서도 위기를 알지만 지도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애써 축소 해석하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정말로 현실을 오판하고 있는 경우다. 선거를 이기는 방식, 국민의 마음을 얻는 방식을 고민하지 않은 채 '지지층만 결집하면 된다'고 믿는 건 위험한 발상이다. 최근 지도부에서 '지방선거 투표율이 50% 정도이니 지지층만 결집해도 이길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계산해 보면 성립하기 어렵다. 2700만 명이 투표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 당원 규모와 핵심 지지층만으로는 승리를 설명하기 힘들다. 확장이 빠진 결집 전략은 한계가 분명하다. 그걸 외면하면 또다시 같은 결과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추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공천 문제다.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공천 파동이 있었다. 당시 청와대의 개입 논란 속에서 당내 비판적 인사들이 배제됐고 그 후유증은 컸다. 2020년에도 비슷한 갈등이 반복됐다. 그리고 2024년에도 권력 중심의 공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공천이 '영역 확장'이 아니라 '권력 유지'의 수단이 되면 큰 정치인은 자라기 어렵다. 김무성·유승민·홍준표 같은 인사들이 당내에서 충분히 경쟁하지 못했고 일부는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했다. 대권 주자급 인물이 당 안에서 성장할 토양이 사라진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에 국민적 인지도와 지지도를 동시에 갖춘 '큰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천을 통해 판을 넓히지 못하고 권력 중심으로만 인사를 배열해 온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라고 본다."

국민의힘이 공천관리위원장에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임명했다.

"이정현 전 대표는 한덕수 총리 출마 때 대변인을 했던 인물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에는 총리실과 긴밀히 움직였고 탄핵 시국에서는 《고성국TV》 에 출연해 '윤어게인 세력이 이순신이다'와 같은 발언도 했다. 이런 이력이 있는 사람이 과연 개혁 공천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장동혁 대표 입맛에 맞는 사적 공천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치인의 현재와 미래 행보는 과거 행동과 메시지에서 나온다. 갑자기 달라지지 않는다. 여전히 윤어게인 기조라고 본다. 최근 현역 단체장에게 불출마를 요구하는 발언도 있었다. 야당이고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현역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전략인가. 결국 윤어게인 공천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인재풀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당직 인선을 보면 윤어게인 성향 인사들이 중심에 있다. 지방선거 승리보다 당권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보호막을 쌓는 인사처럼 보인다. 윤어게인과 절연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정리하기 위한 공천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나.

"그렇다.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윤어게인과 절연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계엄을 내란으로 보지 않는 인식도 여전히 남아 있는 듯하다. 윤 전 대통령과 윤어게인 세력과의 단절이 쉽지 않은 구조다. 또 하나는 현실적 계산이다. 윤어게인을 외치는 세력이 현재 당의 주요 지지 기반이다. 거기에 반하는 메시지를 내면 지도부의 권위와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래서 결단을 못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당대표가 지지층이 원하는 말만 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해야 하고 그런 주장으로는 선거를 이길 수 없다고 설득해야 한다. 때로는 지지층을 바로잡는 역할도 해야 한다. 지금은 오히려 강성 여론에 끌려가는 모습으로 비친다. 그런 지도력으로는 보수가 재건되기 어렵다. 나는 여러 차례 말했다. 현 지도부 체제에서는 쇄신과 개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결국 선거 패배로 가는 길이라고 본다. 가장 먼저 당의 얼굴부터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중도층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원인과 해법은 무엇인가.

"중도층은 메시지가 아니라 인물과 태도를 본다. 사람이 바뀌어야 흐름이 바뀐다. 지도부 교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결국 장동혁 대표가 내려와야 한다. 정당이 선거를 앞두고 간판을 바꾸고 인적 쇄신을 하는 이유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다. 음식점으로 비유하면 간판만 바꾼다고 손님이 다시 오지 않는다. 주인과 주방장, 직원이 그대로라면 소비자는 변화를 믿지 않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얼굴이 바뀌지 않으면 신뢰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2018년 지방선거 참패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나.

"그렇다. 여론조사 데이터를 보면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국민의힘이 민주당 후보에 10%포인트 안팎으로 뒤지는 결과가 나온다. 무엇보다 선거 구도가 좋지 않다. 대통령 긍정평가가 높고 '안정론' 대 '견제론' 구도에서 이미 밀리고 있다. 특히 PK 민심은 TK보다 훨씬 비판적이다. 이번 선거에서 PK가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은 TK 일부 지역만 방어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대구시장 선거조차 낙관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민주당에서 김부겸 전 총리가 맞붙는 구도가 형성된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

국민의힘 전성기 때와 지금은 무엇이 가장 다르다고 보나.

"그때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최소한의 염치와 책임이 있었다. 선거에서 패배하거나 지지율이 떨어지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개혁적 인물을 앞세워 당의 면모를 쇄신하려 했다. 선거를 이기기 위한 기반을 다시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현 지도부는 지방선거에 참패해도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원인을 내부에서 찾기보다 외부에서 찾는다. 비판 세력이나 특정 인물을 지지율 하락의 책임자로 지목하는 식이다. 문제를 인정하고 대책을 세우기보다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이런 방식으로는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쇄신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첫째는 지도부 교체다. 장 대표가 물러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벌어진 일들에 대해 무릎 꿇고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계엄을 옹호해 온 윤어게인 세력과도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상징적 조치도 필요하다.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성 윤어게인 인사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제명 등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 쇄신 의지가 전달될 것이다. 그 정도 결단이 있어야 TK를 지키고 PK에서도 경쟁해 볼 수 있다. 다만 그렇게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장 대표가 스스로 물러날 생각은 없어 보인다. 끌어내리려면 친윤 핵심과 영남권 중진들이 움직여야 하는데 현재로선 그럴 조짐이 없다. 이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조언한다면.

"신념과 고집만으로는 큰 정치를 하기 어렵다. 극단적 목소리에 동조하는 방식으로는 정치적 꿈을 이룰 수 없다. 그런 방식으로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힘들다. 본인의 정치적 목표보다 당과 보수우파 진영 전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과 판단으로 결단해야 한다. 정치란 감정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특정 인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제명하거나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징계하고 배제하려는 모습은 지도자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통 큰 정치를 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나.

"대통령 긍정평가가 60% 안팎으로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많은 국민이 국정 운영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체감 효과가 있다. 주가가 오르면서 자산 가치가 상승했고 서울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되긴 하지만 부동산 안정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실제로 일정 부분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권력형 부정부패 문제에 있어서도 윤석열 정부와 대비되면서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측면이 있다. 다만 사법개혁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대통령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남는다. 권력이 사적으로 활용된다는 인상을 주는 대목은 경계해야 한다. 그 점을 제외하면 현재까지의 국정 운영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점수를 매기자면 89점, 'B+' 정도로 평가하고 싶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 ⓒ 시사저널 이종현

정치 평론가에서 방송 진행자로 자리를 옮겼다. 새 프로그램의 소개와 각오를 말한다면.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의 진행을 맡게 됐다. 첫 방송은 3월9일 오전 7시 10분이다. '뉴스명당'의 '당'에는 정당(黨)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진행자인 내가 '당대표'라는 콘셉트로 프로그램을 이끌 계획이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진행했던 김현정 앵커도 격려해 줬다. 평소 하던 대로 재미있게 해보라는 조언이었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패널로 활동하며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에서 평론해 왔다고 평가받은 결과라고 본다. 다만 진행자는 또 다른 자리다. 진영 논리에 스스로 갇히지 않도록 경계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진행을 하겠다."

기존 정치 프로그램과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꾀할 생각인가.

"첫 번째는 재미다. 정치는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른 진영의 이야기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정치를 조금 더 편하게, 즐겁게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그게 기본 원칙이다. 두 번째는 편을 들지 않는 것이다. 보수 진영에서 정치를 해왔지만 이념이나 진영을 떠나 국민을 중심에 두고 진행하겠다. 여야, 좌우를 가리지 않고 가운데에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하겠다. 그동안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특정 인물에 우호적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진행자로서는 누구의 편을 든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게 임하겠다. 세 번째는 정보다. 정치권의 이면 이야기, 잘 드러나지 않는 맥락과 배경을 전달하는 것이 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청취자들에게 충실히 전하고 싶다. 마지막은 깊이다. 단순한 공방을 넘어서 왜 그런 결정이 나왔는지까지 짚는, 울림 있는 토론을 지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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