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수도권 투기위험군 고강도 조사”

정부가 전국 농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사상 첫 전수조사를 벌인다.
농지가 투기 대상이 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으로, 수도권 중심의 농지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농업경영 여부’를 집중 조사한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전수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매년 일부 농지를 대상으로 이용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나 전체 농지를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지 전수조사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농지법 위반과 관련한 종합적 전수조사로, 특히 투기 위험군을 강도 높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대한 신속하게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부동산 문제로 농지도 투기 대상이 돼 가격이 비싸다면서 농지 전수조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 농지 처분명령도 내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헌법에는 ‘국가가 농지에 관해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경자유전(耕者有田)은 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한다는 뜻으로, 이에 따라 농지법 등에서는 농지의 취득·소유를 엄격히 제한한다.
농지법에는 ‘농지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소유·이용돼야 하며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농업경영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면 농지를 소유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농지를 상속받거나 8년 이상 농업경영을 하다가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주말·체험 영농 목적인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소유가 인정된다. 농지 임대도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60세 이상 농업인이 5년 이상 경작한 농지를 임대할 수 있는 등 예외가 있다.
농지법에는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농지의 처분 의무 규정도 존재한다. 소유자가 농지를 불법 임대·휴경할 경우 이를 처분해야 한다. 불이행 시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처분을 명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전수조사에서 농지의 소유·거래·이용·전용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농지 소유자의 농업경영 여부를 조사해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 등을 적발하고,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나 관외 거주자가 취득한 농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앞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신도시 투기 사태 당시에도 농지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사태를 계기로 농식품부는 2022년부터 매년 농지 이용 실태 조사를 의무화해 조사를 벌여 왔지만 조사 대상은 전체 필지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농식품부는 전수조사가 실시되지 않은 이유로 인력·예산의 제한을 꼽았다.
2019∼2023년 농지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농지 처분명령을 받은 이는 7천722명이다. 이는 연평균 1천500명이 넘는 수치다. 처분명령 대상 농지 면적은 917㏊(헥타르·1㏊는 1만㎡)에 달한다.
전수조사가 실시될 경우, 적발 사례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농식품부 측은 LH 사태를 계기로 지난 2022년부터 농지원부를 농지대장으로 변경해 모든 농지를 농업인이 아닌 필지를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4년에 걸친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농지 전수조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농지 이용 조사 대상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예산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부석우 기자 b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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