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헌법 위배’ 판단 받은 ‘탄소중립기본법’ 공론화 본격 시작···앞으로 무엇 논의할까[정리뉴스]

지난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위한 공론화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년 전 이 법 제8조 제1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국회는 지난달 28일까지 해당 조항을 개정해야 했지만 시한을 넘겼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는 4월 중순까지 법 개정 논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년 전 탄소중립기본법 ‘헌법 위배’ 판단, 왜 나왔나
헌법재판소는 2024년 8월 29일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법 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지만, 위헌 결정과 달리 법적 공백과 혼란을 막기 위해 국회가 법을 개정할 때까지 시한을 둔다. 위헌 결정 시 해당 법 조항은 즉시 효력을 잃지만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으면 해당 법 조항은 헌재가 제시한 기한 만료 후 효력을 잃는다.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재가 제시한 개정 시한은 지난달 28일이었다.
문제가 된 제8조 제1항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35% 이상 감축하도록 한 내용을 담고 있다. 헌재는 이 법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면서도 “2030년까지의 감축목표 비율만 정하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 19년간의 감축목표에 관해서는 어떤 형태의 정량적인 기준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감축을 실효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없”고, 감축 부담을 “미래에 과중하게 이전”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 헌법 전문과,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35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봤다.
개정 시한 3주 앞두고 ‘공론화위’ 출범···‘두 달’ 숙의 가능할까

국회 기후특위는 개정 시한을 3주 앞둔 지난달 3일에서야 공론화위를 출범시켰다. 이창훈 전 한국환경연구원(KEI) 원장을 위원장으로, 총 10명의 위원을 위촉했다.
공론화는 4월 중순 결론 도출을 목표로 한다. 당초 3월 말까지를 시한으로 제시했으나, 2024년 기후소송을 제기한 소송단이 촉박한 일정에 따른 졸속 추진 우려를 제기하면서 약 3주 연장됐다.
공론화 절차는 총 31명으로 구성된 의제숙의단이 토론 의제를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300명의 시민대표단과 40명의 미래세대 시민대표단이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의제숙의단은 시민사회·노동계·산업계 각 5명씩 15명과 헌법·산업·주거·기후예측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14명, 미래세대 옴부즈만 2명(미래학자, 인구학자) 등으로 구성됐다.
시민대표단은 0세부터 70세 이상까지 전체 인구를 연령별 비율에 따라 배분해 300명으로 구성된다. 직접 의사 표현이 어려울 수 있는 0~14세 몫은 10대와 20대에 나누어 배정한다. 시민대표단이 15세 이상으로 구성되는 점을 고려해 15세 미만 초등학생과 중학생 각 20명씩으로 이뤄진 ‘미래세대 시민대표단’ 40명도 논의에 참여하도록 했다.
의제숙의단은 지난달 26~28일 3일간의 워크숍을 통해 시민대표단이 논의할 의제를 ‘감축 목표’, ‘감축 경로’, ‘이행 수단’ 등 세 가지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세부 문항까지 모두 확정하지는 못했다.
감축 목표와 관련해서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권고안을 반영할지 여부 등을 포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반면 감축 경로에 대해서는 세부 설계 과정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투표로 정리한 뒤 공론화위에 결과를 전달했다. 이행 수단은 시간 부족 등으로 구체적 내용을 확정하지 못했다. 공론화위는 다음 주 회의를 열어 의제숙의단 논의 결과를 토대로 최종 의제를 확정할 예정이다.
의제숙의단에 참여한 황인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이번 공론화는 기후위기 대응 전반에 대한 것이 아니라 헌재가 헌법불합치 판단을 내린 감축 경로 등에 관한 것인데 의제숙의단에서도 헌재 결정 취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있어 논의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향후 공론화 과정에서는 헌재 결정 취지와 헌재가 제시한 기준을 명확하게 인식한 상황에서 거기에 부합한 결론을 만드는 공론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주 공론화위가 최종 의제를 확정하면 시민대표단은 이를 바탕으로 3월28·29일, 4월 4·5일 총 네 차례에 걸쳐 KBS를 통한 공개 숙의 방식의 본토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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