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이사회 새 판짜기’… 글로벌 확장·전문성 강화 방점

넥슨, 멈췄던 M&A 시계 다시 돌까
2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회장직을 신설하고 패트릭 쇠더룬드를 회장으로 내정했다. '아크 레이더스' 열풍을 일으킨 쇠더룬드 회장은 '배틀필드'를 배출한 베테랑 개발자 출신이다. 북미·유럽을 겨냥한 트리플A급 타이틀을 제작한 경험과 글로벌 게임 트렌드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넥슨은 쇠더룬드 회장이 사업 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면 이정헌 대표가 실무 실행을 맡아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는 회사의 메가 IP 확보 전략과 맞닿아 있다. 넥슨의 유일한 약점이던 서구권 매출 확대를 위해 검증된 적임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넥슨은 이사회 구성을 변화시켜 투자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명확히 했다. 업계는 이를 이유로 대규모 M&A(인수합병) 시계도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넥슨의 지주사 NXC 최고투자책임자인 알렉산더 이오실레비치 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에서 일반 이사로 보직이 변경된다. NXC와 넥슨의 연결고리를 강화해 글로벌 투자 전략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기존 우에무라 시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확보한 8000억엔 규모의 현금 재원을 기반으로 M&A 및 신사업 투자의 방향키를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프트업·크래프톤·엔씨, 글로벌 전열 재정비
엔씨소프트는 29년 만에 사명을 '엔씨(NC)'로 변경하고 브랜드를 단일화한다. 올해 슈터·캐주얼·MMORPG 3각 편대로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예고한 만큼 주요 계열사와 브랜드를 일원화해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또 조직·인사 전략 컨설팅 전문가인 오승훈 인싸이트그룹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를 두고 업게에서는 인력·조직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시프트업은 밍 리우 텐센트 IEG 글로벌 CEO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는 텐센트와 전략적 협력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밍 리우 CEO는 텐센트 글로벌 퍼블리싱 브랜드 레벨 인피니트를 성공 궤도에 올린 인물로 평가된다. 시프트업과 텐센트가 공동 개발 중인 차기작 '프로젝트 스피릿(Project Spirit)'을 비롯해 향후 주요 타이틀의 해외 유통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조력자가 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신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로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콘텐츠 총괄(VP)과 염동훈 메가존클라우드 대표를 추천했다. 김민영 총괄은 콘텐츠 투자·기획 전문가로 크래프톤의 글로벌 콘텐츠 사업과 IP 다각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구글·아마존 등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이끈 염동훈 대표는 크래프톤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기술 기반 사업 방향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이사회 재편 움직임을 단순한 인적 변화를 넘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의지 표명이라고 해석한다. 투자·M&A·퍼블리싱·콘텐츠 등 각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해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내수 시장만 바라볼 수 없게 됐다"며 "이사회 구성부터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물로 채우는 것이 해외 경쟁력 확보의 첫걸음이다"라고 말했다.
천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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