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도시철도, 노인 무임승차 정부 지원 해달라는데

윤상진 기자 2026. 3. 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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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무임승차 비용 年 7700억
도입 때보다 노년층 비율 5배 늘어
“국가 정책인데도 손실은 우리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년층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노사(勞使) 대표들이 부산교통공사에 함께 모여 “애당초 무임승차는 국가 정책인 만큼 중앙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달라. 재정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에 ‘무임수송으로 발생하는 적자만이라도 보전해 달라’, 광역지자체장 후보들에는 ‘중앙정부를 향해 보다 더 강하게 목소리를 내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국내 도시철도는 65세 이상 노년층에게 운임을 받지 않는다. 이는 지난 1984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 지시에 따라 노인복지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국가 법령에 근거한 제도인 만큼 전국 지하철에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대구 등 일부 지자체는 자체 조례 등을 통해 무임 연령 상향을 추진 중이다. 도입 당시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낮고 지하철 노선도 많지 않아 재정 부담이 크지 않았다. 무임수송은 장애인과 국가유공자에게도 적용되지만, 무임승차 인원의 약 85%가 65세 이상일 정도로 노년층 비중이 크다.

문제는 고령화 속도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984년 4.1%에서 2025년 21.2%로 5배 이상 늘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된 것이다. 노년층 인구가 빠르게 늘며 작년 전체 지하철 탑승객의 약 20%가 무임승차객이라고 한다. 무임수송 비용은 2020년 4456억원에서 작년 7754억원으로 5년 만에 74% 불어났다. 이 비용은 2030년 8260억원, 2035년 918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도시철도 적자의 약 60%가 이 무임승차에서 발생하는 만큼, 적자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건비와 전기요금, 지하철 유지·관리 비용은 빠르게 늘어나는데, 주민 반발과 정치적 부담으로 요금 인상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도 원인이다. 일단 각 도시철도공사는 적자 해소를 위해 자구책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2021년 자사 마스코트인 ‘또타’ 캐릭터 인형 판매 사업을 벌이고, 최근에는 ‘부역명’ 판매(역 이름에 기관이나 기업명을 넣어주는 사업)도 늘리고 있다. 서울 2호선 성수역에 패션 기업 ‘무신사’를 병기한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도시철도 운영사측은 “이런 자체 사업만으로 수천억 원 규모의 적자를 메우는 건 역부족”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한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노년층 무임 수송이 국가 정책인데도 손실 부담을 지자체와 도시철도가 모두 떠안고 있다”고 했다. 같은 무임 수송 제도를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만 해도 별도 법에 따라 국비로 무임 수송 손실 일부를 보전받는다. 하지만 정부는 “도시철도는 지자체 소관”이란 입장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초연금’ 수급 여부를 기준으로 무임 수송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노인복지’라는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무임수송에 따른 재정 부담을 줄이려면, 무임 연령을 일괄적으로 올리기보다 대상을 선별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교통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무임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방안 ▲65세를 유지하면서도 기초연금 수급 기준(소득 하위 70%)에 해당되는 노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방안을 비교·분석한 결과 후자 측 비용 부담이 훨씬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70세로 상향 조정하면 현행 방식보다 무임 수송 비용이 29.5% 감소하지만, 소득 하위 70%에게만 혜택을 주면 비용이 71.7%까지 줄어든다고 한다(2030년 기준). 연구진은 “소득 수준에 따라 교통비를 차등화하는 방식이 지하철 적자 완화뿐 아니라 사회적 형평성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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