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유가 초비상…韓 원유 70% 중동에 의존
韓 원유 70% 중동 의존…공급 ‘직격탄’
JP모간 “브렌트유 120~130달러 우려”
민·관 7개월 치 비축…단기 영향은 적어
정유업계 “사태 장기화 시 국내 우선 공급”
무역수지·기업 원가도 동반 압박 불가피
유가 100달러 오르면 물가상승률 0.7%P

1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란을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원유 약 2100만배럴이 매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이는 글로벌 해상 원유 물동량의 4분의 1에 달한다.

이에 유가 급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쟁 발발 전부터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올 들어 20% 가까이 급등했다. 영국 금융사 바클레이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JP모건도 호르무즈해협 봉쇄 시 브렌트유 가격이 120~13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정유사들은 1일 사태 파악과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해 일제히 비상회의를 열었다. 업계는 유가 급등과 이로 인한 원유 수급 리스크, 장기 수익성 악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유국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 소속 8개국은 4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13만7000배럴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서둘러 회의를 열고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파급 효과와 증산 카드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이란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공격 이후 두바이 제벨 알리 항구에서 솟아오르는 연기 기둥 옆으로 요트 한 척이 지나가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중동 곳곳의 미군 거점을 타격했다. [AFP =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1/mk/20260301220906778pyuq.jpg)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 비축유와 민간 재고를 감안하면 당장 국내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정부와 협의해 대체 도입선 확보,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 등으로 국내 공급 안정에 최우선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문신학 차관 주재로 ‘제2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었다. 사태가 장기화해 민간 원유 재고가 일정 비율 이상 감소하는 등 수급 위기가 악화될 경우 여수, 거제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에 비축된 전략비축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현재 정부가 1억배럴 가까운 원유를 보유하고 있는 등 민관이 합쳐 약 7개월분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한국의 석유 비축량은 221.2일 규모로, IEA 기준인 90일 대비 크게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 중 정부는 117.1일어치를, 민간은 104.1일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석유를 먼저 소진하면 정부가 비축 물량을 풀어 부족분을 공급하는 구조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동 외 지역 석유를 현물 스왑을 통해 들여오는 방식의 대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군 기지가 있는 바레인 마나마에서 28일(현지시간) 폭음이 들린 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1/mk/20260301220908034ycjo.jpg)
에드워드 피시먼 외교문제협의회(CFR) 지정학경제연구센터 센터장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통화 정책과 인플레이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을 압박하고, 이미 무역 갈등으로 타격을 입은 취약한 세계 경제를 다시 뒤흔들 수 있다. 유가 상승은 각국 중앙은행이 진행해 온 금리 인하 기조를 멈추게 하거나, 일부 국가에서는 다시 금리를 올리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급등할 경우 전 세계 평균 물가상승률을 0.6~0.7%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 등의 통화 정책 기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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