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은밀한 사생활] 굴뚝날도래

지영군 2026. 3. 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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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곤충을 작고 미미한 존재로 여긴다.

그러나 오늘의 친구, 굴뚝날도래 애벌레를 만나는 순간 이런 편견은 싹 사라진다.

이제는 굴뚝날도래 애벌레도 쉽게 만날 수 없다.

그러나 작은 굴뚝날도래 애벌레에도 수백만 년에 걸쳐 발전해온 생존의 지혜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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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 물속 최고의 건축 설계사 ‘환경지표종’

우리는 곤충을 작고 미미한 존재로 여긴다. 그러나 오늘의 친구, 굴뚝날도래 애벌레를 만나는 순간 이런 편견은 싹 사라진다.

굴뚝날도래는 날도래목에 속하는 곤충이다. 애벌레 시절 물속에서 살아가는데 얇은 나뭇잎을 오려서 굴뚝처럼 보이는 길쭉한 원통형 집을 짓고 있어 ‘굴뚝날도래’라는 이름을 얻었다.
 
▲ 굴뚝날도래

어른벌레는 나방처럼 보이지만 날개에는 비늘 가루 대신 잔털이 나 있어 구별된다. 수서곤충이지만 애반딧불이 애벌레처럼 알, 애벌레, 번데기 과정을 모두 거치는 완전 탈바꿈을 하는 곤충이다.

보통 5~7월 어른벌레로 우화한 이 친구는 식물의 즙액을 빨아먹지만 활발한 섭식은 하지 않는다. 짝짓기를 한 후 물속에 알을 낳고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물 속에서 월동한후 우화 2~3주 전에 번데기 시기를 거친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날도래는 여러 종이 있는데 종에 따라 집을 짓는 재료나 방식이 다양하다.

아주 작은 모래만을 붙여서 짓기도 하고 모래와 작은 나뭇가지를 붙이거나 나뭇잎을 겹쳐 붙이는 경우도 있다. 이 친구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진짜 이유는 어른벌레가 아니라 물속에 사는 애벌레 시절이다.

애벌레는 물속에 떨어진 낙엽이나 풀 줄기를 입으로 오리고, 입에서 토해낸 점액질로 붙여 집을 짓는다. 한쪽은 구멍이 크고 반대쪽은 구멍이 작으며 살짝 휘어져 있다. 얼핏보면 그냥 나뭇가지로 보인다. 하지만 움직이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세히 보면 몇 개의 마디 마디로 이어져 있는 부분이 얼마나 정교하고 튼튼해 보이는지 정말 곤충 애벌레가 지은 집이 맞나 싶을 정도다. 최고의 건축 설계사라고 할 수 있다.
 
▲ 굴뚝날도래 애벌레

애벌레는 안에서 머리와 다리만을 밖으로 내밀고 먹이 활동을 하다 천적이 나타나면 쏙 들어간다. 등쪽에 고리같은 것으로 몸을 걸어 놓고 몸 일부만 밖으로 나오게 해 천적에게 잡혀 먹히는 것을 막는 전술은 참으로 경이롭다. 먹이 활동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늘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이 친구가 제일 무서워하는 천적은 버들치나 갈겨니 같은 물고기다. 또 날도래를 집채로 잡아서 바윗돌에 부딪혀서 애벌레를 빼먹는 물까마귀도 있다. 하지만 더 무서운 천적은 바로 사람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낚시를 좋아했다. 그런데 미끼로 지렁이보다 물고기들이 더 좋아하는 날도래 애벌레를 자주 이용했다.

이제는 굴뚝날도래 애벌레도 쉽게 만날 수 없다. 필자가 일하는 강원특별자치도 자연환경연구공원 인근의 계곡 같은 아주 깨끗한 1급수 물에서만 영접할 수 있는 귀한 ‘환경지표종’이다.

우리는 자연을 거대한 숲이나 화려한 동물에서만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작은 굴뚝날도래 애벌레에도 수백만 년에 걸쳐 발전해온 생존의 지혜가 담겨있다. 아주 맑고 산소가 풍부한 계곡을 가게 된다면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물속을 살펴보길 바란다. 혹시 그곳에서 연기를 내뿜지는 않지만, 아주 작은 굴뚝 안에 사는 앙증맞은 물속 최고의 건축 설계사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청개구리 쌤 지영군 곤충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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