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휩싸인 테헤란은 ‘탈출 행렬’···하메네이 사망 소식엔 환호하기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28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은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살 소식이 전해지자 길거리로 나와 환호하는 일부 시민도 목격됐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폭발음이 울린 직후 테헤란 거리는 뛰쳐나온 시민들과 구급차 사이렌 소리로 가득했다. 주요 도로는 교통체증으로 마비됐으며 일부 운전자는 차를 버리고 떠나기도 했다. 시민들은 식료품점으로 몰려가 비상식량과 물을 샀다. 주유소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인터넷은 거의 차단된 상태였다.
전국의 모든 사업장은 일시 폐쇄됐고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주민들은 급히 학교에 간 자녀를 데려오거나 테헤란을 떠날 채비를 했다. 테헤란 상인 골람레자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테헤란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며 고향으로 이동하겠다고 말했다. 테헤란 주민 알리 자이날리푸르는 “딸이 다니는 중학교로 뛰어갔더니 아이들이 계단 밑에 숨어 울고 있었다”며 “모두가 너무 겁에 질려 교장 선생님조차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NYT에 말했다.
이날 공격은 테헤란을 포함한 곰, 이스파한, 카라지 등 이란 전역의 주요 도시를 겨냥해 이뤄졌다.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에 있는 초등학교가 공습을 받아 최소 148명이 숨지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미국과의 ‘12일 전쟁’이 남긴 상흔이 회복되기도 전에 주민들은 다시 공습을 겪게 됐다. 자신을 영화계 종사자라고 밝힌 한 여성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 충돌로 트라우마를 겪었다”며 “전쟁은 결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정권 교체를 둘러싼 내부 여론은 엇갈린다. 북부 라슈트의 주민 사미라 모헤비는 “이 정권에는 반대하지만 외세의 공격은 원하지 않는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반면 중부 야즈드의 한 주민은 “그들이 폭격하도록 두라”며 정권 붕괴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부의 유혈 진압으로 최대 3만6500명이 숨진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당시 부상자를 치료했던 한 의사는 “조심스러운 희망”을 품고 있다며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WSJ에 말했다.
이날 하메네이의 사살 소식이 전해진 이후 테헤란 인근 카라즈, 중부 이스파한 등지에서는 그의 죽음을 기뻐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기도 했다. 운전자들은 차량 경적을 울렸고 건물의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시민들은 “자유”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일부 시민들은 반정부 시위 희생자의 사진을 들고나오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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