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수 메디펀 대표 “부산서 만든 블록체인 의료 플랫폼, 중국서 가능성 입증”
실증 병원, 구매·투자 의향서 전달
일본인 관광·의료 연결 서비스 준비
“세계 의료관광 표준 되는 게 목표”

“기술로 신뢰를 만들자, 그 신뢰가 결국 환자를 움직였습니다.”
김민수 메디펀 대표는 최근 중국에서 시작된 사업 성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부산에서 출발한 블록체인 의료관광 플랫폼이 중국 현지 병원에 도입되고, 투자와 구매 의향까지 이어지며 글로벌 확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메디펀은 지난달 27일 중국 칭다오에서 우리의 사업자등록증에 해당한는 ‘영업집조’를 발급받았다. 메디펀은 칭다오 화윤당병원에 블록체인 기반 의료관광 플랫폼 ‘메디노미’를 적용했다. 김 대표 명의로 의료관광 플랫폼 영업집조를 받은 것은 상징적인 성과다. 김 대표는 “외국 기업이 의료 관련 플랫폼 사업으로 중국에서 직접 사업자 등록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기술력과 실증 성과가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윤당병원에서는 메디펀의 시스템을 어린이 성장 클리닉 프로그램에 적용했다. 환자의 검사와 치료, 이동 기록이 NFC(근거리 무선 통신) 태그와 앱을 통해 자동으로 저장된다. 보호자는 스마트폰으로 자녀의 상태와 진료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의료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보호자의 불안을 줄이는 구조다. 메디펀은 중국 서버 환경과 사용자 인터페이스까지 현지에 맞게 구축하며 기술 현지화에도 성공했다.
이 실증 이후 병원 측은 플랫폼 구매 의향서와 투자 의향서를 전달했다. 규모는 각각 5억 원씩, 총 10억 원 수준이다. 김 대표는 “중국 병원이 먼저 우리 시스템을 사용해 보고 구매와 투자 의향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며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작동한다는 점이 검증된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메디펀의 플랫폼은 외국인 환자의 입국부터 병원 진료, 관광, 출국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연결한다. 진료 기록은 블록체인에 저장돼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보호자는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글로벌 결제 시스템과 연동되며, 향후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것도 목표다.
이 사업은 김 대표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과거 중국 환자를 부산으로 데려와 치료를 진행하던 중 의료비 결제가 원활하지 않았던 일을 겪었다. 외국인의 카드 결제 한도 제한으로 병원비 전액을 처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김 대표는 치료비 일부를 대신 납부한 뒤, 이를 돌려받기 위해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 위안화로 돈을 받아야 했다.
김 대표는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다고 하면서 정작 결제와 신뢰를 보장하는 시스템은 없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블록체인 기반 의료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90년대부터 IT 분야에서 창업과 사업을 이어온 기술 창업가다. 제약회사 마케팅과 의료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며 의료 분야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의료 컨설팅 사업부를 기반으로 2019년 메디펀을 독립 법인으로 설립했다. 부산 블록체인 특구 입주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현재 메디펀은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베트남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여행 중 병원 이용을 돕는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관광과 의료를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다. 부산 지역 관광 기업들과 협력해 의료와 관광을 결합한 콘텐츠도 준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지금은 아이디어만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서비스인지가 중요한 기준”이라며 “메디펀은 해외 실증과 투자 의향을 확보하며 글로벌 의료 플랫폼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서 시작한 기술이 세계 의료관광의 표준이 되는 것이 목표이며, 기술을 통해 누구나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