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중동 현지르포] 중동 최대 공항도 멈췄다 … 폭발음에 흐느끼며 기도하는 관광객도

이소연 기자(lee.soyeon2@mk.co.kr) 2026. 3. 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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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해 모든 비행이 중단됐습니다. 하마드국제공항으로 회항하겠습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국가들의 영공이 폐쇄되면서 중동 최대의 허브 공항인 카타르 도하 하마드국제공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환승을 위해 하마드국제공항에 들른 기자 역시 공습 탓에 예기치 않게 이곳에 발이 묶였다.

하마드국제공항 홈페이지에 따르면 1일 이륙하는 비행기는 대부분 운항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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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공습과 반격 이어지며
카타르 영공 폐쇄·항공편 취소
수만명 발 묶여 공항 아수라장
미사일 소리와 치솟는 연기에
공항밖 대피도 쉽지 않은 상황
운항재개 기약 없어 발만 동동
카타르 도하 이소연 기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해 모든 비행이 중단됐습니다. 하마드국제공항으로 회항하겠습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국가들의 영공이 폐쇄되면서 중동 최대의 허브 공항인 카타르 도하 하마드국제공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환승을 위해 하마드국제공항에 들른 기자 역시 공습 탓에 예기치 않게 이곳에 발이 묶였다.

기자가 탄 스페인 마드리드행 비행기는 이날 오전 이륙했다가 "하늘길이 막혔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낮 12시 30분쯤 되돌아왔다. 정확한 상황을 몰랐던 기자와 탑승객들은 항공사를 통해 언제쯤 다시 비행이 가능한지 물어봤지만 항공사 측도 "정확히 모른다"는 말만 반복했다.

주카타르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카타르 민간항공청은 이날 낮 12시 45분 예방적 조치로 카타르 영공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대사관은 "외출을 삼가고 안전한 장소에서 머무시기 바라며 미군 관련 시설에 접근하지 말라"고 교민들에게 공지했다.

1일 이란의 미사일 보복 공격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는 카타르 도하 공업지역을 자동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항공사의 답을 기다리던 중 외신에 미국의 이란 공습 뉴스가 뜨기 시작하면서 사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몇몇 승객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호텔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뒤늦게 기자도 묵을 호텔을 찾아봤지만 이미 도하 시내의 모든 숙박시설이 꽉 찬 상태였다.

하마드국제공항은 수많은 이용객의 발길이 한꺼번에 묶이면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2014년 5월 개항한 하마드국제공항은 2024년 5월까지 10년 동안 3억2510만명의 승객을 수용했다. 하루 평균 10만명가량이 이용하는 하마드국제공항은 지난해 스카이트랙스 공항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대표적인 '글로벌 허브 공항'이다.

이용객들은 저마다 휴대폰 등을 통해 현재 상황을 확인했지만 뾰족한 수는 없었다. '위험이 지나갈 때까지 집이나 안전한 곳에 머물고, 심각한 경우에만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내용의 국가 비상사태 알림이 왔을 때에는 많은 이의 얼굴에 순간 불안감이 스쳤다.

공항·항공사 직원들이 차분하게 이용객들을 안내하면서 극심한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간간이 들려오는 미사일 소리는 중동의 위급한 정세를 실감하게 했다. 이란이 반격에 나서면서 카타르 도하에서도 보복 공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과 연기가 치솟았다. 공항 주변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진동이 느껴질 때마다 공항에 머무는 이들의 걱정은 더욱 커졌다. 이날 오후 11시 30분께 공항 인근에서 미사일로 추정되는 충격음이 들려오자 몇몇 관광객은 흐느끼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카타르 하마드국제공항이 멈춰서면서 수많은 이용객이 공항에 발이 묶였다. 도하 이소연 기자

공항 직원들이 이용객들을 공항 밖으로 대피시키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폭격에 대한 우려로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공항 버스 정류장에서 하염없이 이동수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몇몇 사람들은 폭발음이 들릴 때마다 손을 잡고 기도하면서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다음날 오전 4시 15분께 항공사에서 마련해준 호텔에 들어가자 불안감이 다소나마 사라지는 듯했다. 다만 비행기에서 짐도 찾지 못했고, 귀국 일정이 불투명한 만큼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마드국제공항 홈페이지에 따르면 1일 이륙하는 비행기는 대부분 운항이 취소됐다. 몇몇 노선은 '운항 예정' 공지가 올라왔지만 카타르 민간항공청이 영공 폐쇄를 발표한 만큼 당분간 민간 항공기들의 실제 이륙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카타르 도하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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