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즉각 중동 내 미군기지에 보복···미사일·드론 수차례 발사

김기범 기자 2026. 3. 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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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피해 불가피···미, 자국민 안전 비상
이란 미사일이 1일 새벽 서안지구의 도시 헤브론 하늘에 흔적을 남기며 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군의 대이란 군사작전 이후 이란이 중동 전역의 미군기지에 대해 즉각 반격을 가했다. 중동 전역이 군사 충돌의 긴장에 휘말리는 상황에서 미군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란이 중동이나 유럽에서 테러조직을 동원해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자국민 안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란은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공격을 당한 뒤 바로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기지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보복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낸 성명에서 이스라엘 하이파,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을 수차례 발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을 때 혁명수비대는 약 20시간이 지난 뒤 반격했지만 이번엔 약 1시간여 만에 대응했다.

이스라엘에선 하루 종일 전국 각지에 공습 사이렌이 울렸고, 방공망이 가동됐다. 이 공격으로 이스라엘 북부에서 50대 남성이 파편에 맞아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망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또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 아랍에미리트(UAE) 알다프라 공군기지, 바레인 미 해군 5함대 본부,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등 중동 내 미군 기지 14곳에 드론과 미사일을 동시다발로 발사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내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모습. 신화연합뉴스

이란은 지난해 6월엔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로 공격 대상을 한정했고, 공격을 사전에 통보하면서 이른바 ‘약속대련’식 보복을 가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 통보없이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를 동시다발로 겨냥한 것이다.

표적이 된 중동 국가들은 방공망으로 이란 미사일을 격추했지만 UAE 아부다비에선 격추된 미사일 파편에 맞아 파키스탄인 1명이 사망했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한 고층건물에 드론이 충돌해 폭발하면서 대형 화재를 일으켰다. 두바이의 호화 거주지인 팜 주메이라의 고급 호텔에서도 미사일 파편 또는 오폭에 의한 폭발이 일어났으며, 4명이 부상을 입었다. 두바이의 세계 최고 빌딩 부르즈칼리파를 비롯한 주요 관광시설에도 민간인 대피령이 내려졌다. 두바이국제공항에서도 환승구역 일부가 파손되고, 직원 4명이 다쳤다.

쿠웨이트 국방부는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가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는 과정에서 쿠웨이트 군인 3명이 파편에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가응급서비스 MDA는 이란의 공격으로 수도 텔아비브에서 최소 2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최소 200명의 미군 병력이 죽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미군의 전투지원선이 미사일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카타르에 설치된 미국의 FP-132 레이더 시스템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혁명수비대는 “역내 모든 미국 군기지와 자원, 이익은 이란군의 합법적인 공격 목표로 간주될 것”이라면서 “이 작전은 적이 결정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군은 이란의 초기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했으며 미군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엑스(X)를 통해 “미군 사상자나 전투 관련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미군 시설 피해는 최소한이었으며 작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암살함에 따라 미 국무부는 전 세계 미국인에게 주의보 안내문을 발령했다. CNN방송은 미 국무부가 안내문에서 “이란에서 미군의 전투 작전 개시 후 전 세계 미국인, 특히 중동 지역에 있는 미국인은 가장 가까운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발표하는 최신 안전보장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주기적인 영공 폐쇄로 인해 여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전 세계 미국인에게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무부는 미국인들에게 스마트 여행자 등록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왓츠앱 내 보안 업데이트 채널을 구독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무부는 지난해 6월 미군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 당일에도 전 세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주의보 안내문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서방 안보 기관 내부에서는 미국이 대이란 공격을 단행하면 이란이 ‘저항의 축’을 동원해 해외 미군기지나 미국인, 유럽인 대상 공격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2일 복수의 안보 당국자를 인용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포착하지는 못했지만, 테러리스트 간 교신인 ‘채터’(chatter)가 증가한 것은 일정 수준의 공격 계획이 조율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란이 유럽 등지에 있는 테러세력과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 이란과 근본적으로 적대관계이지만 전술적 필요에 따라 협력할 수 있는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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