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터진 이란공습, 토큰화자산 24시간 거래 ‘성큼’ [크립토 나우]

이정훈 2026. 3. 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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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화 무기한 선물거래 플랫폼 하이퍼리퀴드, 공습 후 거래 폭발
원유·금·은 연동 무기한 선물 가격 급등…거래대금도 수천억원대
전통금융시장 휴장에 안전자산 투자 및 기존 위험자산 헤지수요 몰려
NYSE· CME 기존 금융자산 토큰화로 24시간 체제 준비 속도 낼 듯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주식과 채권, 외환, 원자재 등 정규 시장이 모두 멈춰선 주말 중에 발생한 이란에 대한 전격적인 군사공습으로 인해 탈중앙화 무기한(=만기가 따로 없는)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인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뜨겁게 달아 올랐다. 안전자산에 투자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위험자산을 헤지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거래가 집중된 탓이다.

하이퍼리퀴드의 하이프 토큰
이로써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통 금융자산의 토큰화와 해당 토큰화 자산을 대상으로 한 24시간, 365일 상시 거래시스템 구축에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각종 외신들을 종합하면 이번 주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전격 단행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은 안전자산인 금과 은, 지정학 리스크에 예민한 원유 등에 대해 신규 포지션을 쌓거나 기존 위험자산 포지션을 헤지하기 위해 최근 가상자산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24시간 연중 무휴 거래 시스템인 하이퍼리퀴드로 몰려 들었다. 이런 투자 수요 덕에 하이퍼리퀴드는 이번 주말 원자재와 전통 자산 거래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만기가 없는 선물계약의 일종인 무기한 스와프 선물(perpetual swap futures) 가운데 원유에 연동된 상품은 하이퍼리퀴드에서 이란 공습 직후 약 5% 급등해 배럴당 70.6달러를 기록했다. 금과 은에 연동된 상품도 각각 약 1.3%, 2% 상승해 트로이온스당 5323달러, 94.9달러까지 뛰었다. 이는 월요일 주류 시장에서 거래가 재개될 때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리퀴드 내에서도 원자재 관련 무기한 선물 중 은 관련 선물이 가장 활발하게 거래됐다. 최근 24시간 동안 은 연동 무기한 선물 거래량이 2억2700만달러(원화 약 3280억원)를 넘었다. 금 계약도 약 1억7300만달러 어치가 거래됐다. 반면 미국 주식 연계 지수는 이 플랫폼에서 0.4~0.75% 하락했다.

하이프 토큰 가격 및 하이퍼리퀴드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 추이 (자료=하이퍼리퀴드)
무기한 선물 계약은 선물과 유사하지만 만기가 없는 가상자산 기반 파생상품으로, 트레이더들이 청산소 처리 지연 없이 24시간 레버리지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상시 무휴 시스템인데다 만기 때마다 이월(롤오버)할 때의 비용이나 유동성 부담이 없어 거시경제적 변수를 반영하기에 적합하다. 하이퍼리퀴드 같은 거래 플랫폼들이 최근 가상자산을 넘어 원자재와 기타 자산군에 대해서도 무기한 선물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퍼리퀴드는 무기한 선물과 현물 거래를 블록체인 기반 오더북 방식으로 제공하는 레이어1(L1) 블록체인으로, 중앙화 거래소와 유사한 거래 속도와 유동성을 지향하면서도 거래·청산 과정이 블록체인 위에서 투명하게 처리되는 구조로 돼 있다. 자체 토큰 HYPE는 네트워크 보안 유지, 네트워크 사용 비용 지불, 거래 수수료 할인 제공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하이퍼리퀴드는 백서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개발자들이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처럼 개발자들이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동성 인프라를 제공한다”고 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HIP-3 프로토콜을 도입, 외부 개발자 누구든 하이퍼리퀴드 위에 자체 무기한 선물시장을 구축·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최근 원자재 거래 급증에 힘입어 HIP-3 기반 거래의 미결제약정(OI)은 매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같은 무기한 선물 외에도 비트코인와 이더리움 등 일반적인 가상자산도 동일하게 24시간 연중 무휴로 거래되는 탓에 이란 공습 이후 6만7000달러 선이었던 비트코인이 모든 시장에서의 매물 부담을 받아내며 6만3000달러까지 급락했다가, 반나절 만에 6만7000달러를 회복했다. 이는 정규시장이 열렸을 때 한꺼번에 악재가 반영되는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제이크 오스트로브키스 윈터뮤트(Wintermute) 장외거래(OTC) 총괄이사는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가상자산은 매도세를 보였고,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되기 때문에 헤지를 하거나 이번 움직임에 대한 관점을 표현하려는 트레이더들에게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이 됐다”면서 “비트코인이 유일하게 열려 있는 시장으로서 보다 광범위한 위험자산의 대리 변수(proxy)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원자재를 포함한 더 많은 자산군이 24시간 거래 체제로 이동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24시간 가격 발견 기능은 시장 효율성을 위한 구조적 업그레이드이며,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가상자산 옹호론자들을 중심으로 모든 자산군의 온체인 24시간 거래는 불가피하며, 전통 거래소에서의 이동은 월가의 대다수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그 비전을 제도권 규모로 뒷받침할 수 있을 만큼 현재의 인프라가 충분한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이퍼리퀴드에서 원자재 무기한 선물 상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인 펠릭스(Felix)의 공동창업자 찰리 앰브로스는 “하이퍼리퀴드에 상장된 여러 무기한 선물 시장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장들에 대한 24시간 가격 발견이 또 한 번 이뤄진 주말”이라며 “이는 전 세계 시장 운영 방식의 보다 거시적인 변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통 자산을 위한 신규 24시간 거래소 QFEX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안나네이 카필라는 이번 주말의 사건들이 “24시간 거래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면으로 얻어맞는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늘날 같은 환경에서는 가격 움직임이 결코 잠들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기존 전통적 거래소들도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양대 거래소라 할 수 있는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은 증권 토큰화와 24시간 거래 시스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주식을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 형태로 발행하고 관리하는 한편,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기존 주식 거래 정산 주기를 T+1에서 매매와 동시에 결제가 이뤄지는 T+0 체계로 전환하고, 24시간 거래 체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가지수와 금리, 통화, 대체투자, 가상자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선물과 옵션을 거래하는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CME그룹도 당장 5월부터 가상자산 선물과 옵션을 하루 24시간, 연중무휴인 ‘항시 거래(always-on)’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CME는 규제 당국의 검토를 전제로 오는 5월29일부터 CME의 글로벡스(Globex) 플랫폼에서 가상자산 선물과 옵션 계약을 상시 거래형태로 거래하겠다고 했다.

자산운용사 웰스클럽(Wealth Club)의 수석 투자전략가 수재나 스트리터는 “이미 대형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들은 토큰화(tokenization)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는 채권이나 주식 같은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을 뜻하며, 궁극적으로는 기존 시장 시간의 제약을 넘어 더 지속적이고 24시간에 가까운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길을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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