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작가, 수원시립만석전시관서 ‘사계절-겨울’ 전시

장선 기자 2026. 3. 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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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항아리 중심 민화 재해석…민화 어법에 자개 기법 더해 공간 확장
▲ 김순옥 작가의 사계절-겨울 전시장 모습.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순옥 '사계절-겨울'전은 전통 민화를 현대 회화 언어로 확장한 작업이다. 화면 중심에 놓인 달 항아리가 전시의 축이다.
▲ 작품을 설명하는 김순옥 작가.

작가는 전통 백자의 조형성을 차용했다. 둥글고 비대칭에 가까운 달 항아리 형상을 중앙에 배치했다. 화면은 대칭 구도를 기본으로 하되 색면 분할과 중첩으로 리듬을 만들었다. 고요함을 상징하는 백색 바탕 위에 다양한 색채를 얹어 대비를 극대화했다. 채도 높은 색과 여백의 긴장이 공존한다. 겨울이라는 계절성을 색채 대비로 풀어낸 구성이다.

달 항아리는 단순한 정물이 아니다. 소망과 치유의 상징이다. 화면 중앙의 항아리는 일종의 시각적 앵커 역할을 한다. 관람 시선은 자연스럽게 항아리에서 주변 도상으로 확장된다. 별자리와 용 문양, 수원 화성 성곽 모티프가 화면 가장자리에서 회화적 서사를 이끈다. 평면 위에 상징체계를 촘촘히 배치한 구성이다.
▲ 수원 화성을 배경으로 완성한 작품으로 국전에서 입선한 김순옥 작가.

김 작가는 수원에서 10여년간 작업을 이어왔다. 지난해 수원 화성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국전에 입선했다. 수원 화성 옹벽의 곡선과 성곽의 구조를 화면에 도입했다. 여기에 달 항아리와 별자리, 용을 결합했다. 자개 기법을 활용해 빛의 반사를 유도했다. 평면 회화에 공예적 요소를 더해 물성의 깊이를 확보했다. 자개의 광택은 화면에 또 다른 레이어를 형성한다. 빛의 각도에 따라 색감이 달라진다.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변하는 구조다.

김 작가 작업의 출발은 민화다. 초창기부터 민화를 그리며 조형 감각을 다졌다. 민화 특유의 평면성, 상징성, 장식성이 작품 전반에 남아 있다. 하지만 전통 도상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비례를 과감히 변형하고 색을 재구성한다. 전통 어법을 현대적 색채 감각으로 전환했다. 장식적 요소는 강조하되 과잉은 경계했다. 화면에는 절제된 긴장감이 있다.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 회원으로 활동 중인 김 작가는 2024년과 2025년 개인전 4회, 단체전 26회에 참여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회화대전 서울시의회 의장상, 대한민국현대조형미술대전 장려상, 관악현대미술대전 장려상, 현대여성미술협회 우수상을 수상했다. 공모전 성과는 작업 완성도를 방증한다.
▲ 수원미술협회 김대준(오른쪽) 회장과 김순옥 작가.

수원미술협회 김대준 회장은 "회원들의 꾸준한 개인전은 수원시가 문화도시로 나아가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며 "협회도 창작 기반 확대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전통 회화의 상징 체계를 동시대 감각으로 번역한 사례다. 달 항아리를 중심으로 구축한 화면은 정적이면서도 밀도 있다. 겨울이라는 계절은 차분한 색면과 여백 속에서 서서히 스며든다. 전통과 현대,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넘는 실험이 전시장에 펼쳐져 있다.
▲ 수원시립 만석전시관 입구.

/글·사진 장선 기자 now48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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