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딩크족이라지만 '카드 할부금' 월 100만원은 좀… [재테크 Lab]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6. 3. 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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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딩크 부부 재무설계 3편
편리하지만 위험한 신용카드
함부로 쓰면 할부 순식간에 불어나
자제 못한다면 쓰지 않는 게 답
예산 정해놓고 한도 내에서 써야

# 신용카드의 유혹은 달콤하다. 당장 돈이 없어도 원하는 물건을 가질 수 있게 해주니 내 구매력이 늘어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남용은 금물이다. 편리함에 취해 무턱대고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빚더미'란 부메랑이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 이번 상담의 주인공 부부가 그랬다. 가계부에선 한달에 100만원이 넘는 금액이 카드빚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부부의 소비 습관을 점검했다.

신용카드 사용을 절제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쓰지 않는 게 답일 수 있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현대인은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하게 소비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스마트폰만 몇번 터치하며 사고 싶은 물건이 하루 만에 집 앞까지 배달된다. 당장 수중에 돈이 없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신용카드, 휴대전화 소액결제 등 다양한 후불 결제 수단을 활용하면 미래의 소득을 당겨올 수 있어서다.

문제는 이런 편리함이 우리의 소비감각을 무디게 만든다는 점이다. 신용카드가 대표적이다. 물건값을 할부로 나눠 내면 부담이 덜하니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카드를 긁지만, 이런 지출이 하나둘 쌓이면 어느새 감당하기 힘든 눈덩이 빚으로 돌아온다. 그러다 보면 가계부는 어느새 적자로 전환해 있고, 월급은 카드값을 막느라 통장을 스치듯 지나가 버린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정이온(가명ㆍ44), 최유정(가명ㆍ40)씨 부부도 과소비의 늪에 빠져 있다. 현재 부부는 매달 110만원씩 신용카드 할부금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1편에서 살펴봤듯 부부가 충동적으로 소비를 일삼은 탓이다.

할부금 총액은 어느덧 900만원에 달했지만, 매달 갚아나가도 줄지 않고 조금씩 늘기만 한다는 게 문제였다. 사태의 심각함을 파악한 부부는 소비 패턴을 바꾸고 가계부를 원상복구하기 위해 필자와 재무 상담을 진행 중이다.

지난 상담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겠다. 둘 다 벤처기업에 다니는 부부의 월소득은 700만원이다. 남편이 400만원, 아내가 300만원을 번다. 1년 상여금(약 600만원)은 정기소득이 아니므로 제외했다.

지출은 정기지출 651만원,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83만원, 금융성 상품 50만원 등 784만원이다. 적자가 84만원씩 발생한다. 부부는 1ㆍ2편에서 식비와 보험료 등 갖가지 지출을 줄여 간신히 1만원 흑자로 돌려놨다.

하지만 여유자금 1만원으론 나빠질 대로 나빠진 부부의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 부부가 자녀를 갖지 않는 딩크족(DINK)인 데다 월 50만원씩 자유저축예금 통장에 넣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내집 마련이나 노후 대비 등 미래를 설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저축에 활용할 여유자금이 충분히 확보될 때까진 지출을 줄여나가야 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먼저 부부는 110만원씩 빠져나가는 신용카드 할부금을 줄여보기로 했다. 마침 부부에게는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자금이 있다. 부부는 2편에서 필자의 조언에 따라 보험회사를 상대로 민원을 진행했고, 돌려받지 못했던 종신보험 납입금 700만원을 되찾았다.

부부는 이 돈을 신용카드 잔여 할부금(900만원)을 상환하는 데 모두 썼다. 덕분에 카드 빚은 200만원으로 확 줄었고, 매달 내야 하는 할부금도 110만원에서 44만원으로 감소했다.

필자는 부부가 남은 할부금을 마저 청산하고 나쁜 소비 습관을 완전히 고치려면, 어느 정도의 '강제성'이 동원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부부는 필자의 제안에 따라 기존에 쓰던 신용카드를 하나만 남겨두고 모두 없앴다. 신용카드는 꼭 필요한 때만 쓰고, 체크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사고 싶은 것을 그때그때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소비 패턴도 고치기로 했다. 부부는 필요한 물건을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정해진 날짜에 부부끼리 논의한 후 최종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이렇게 계획을 세워서 소비하면 불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막고 지출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해 부부는 올해 하반기까지 신용카드 지출을 모두 없애는 걸 목표로 세우기로 했다. 다른 지출 군살도 뺐다. 먼저 통신비(21만원)다. 부부는 데이터를 얼마 쓰지도 않으면서 9만원대 요금제를 쓰고 있었다.

스마트폰 기깃값을 할인받기 위해 유지했던 고가 요금제를 미처 저렴한 요금제로 바꾸지 못한 게 현재까지 이어졌다. 부부는 2만~3만원대인 알뜰폰으로 갈아타 통신비를 21만원에서 8만원으로 13만원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문화생활비도 15만원에서 5만원으로 10만원 삭감했다. 부부는 영화관을 한번 갈 때마다 5만~6만원씩 지출하는데, 앞으로는 넷플릭스 같은 OTT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하는 식으로 비용을 아끼기로 했다.

돈이 알게 모르게 나가는 것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비습관을 바꾸는 것이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마지막으로 1년에 1000만원(월평균 83만원)씩 쓰던 비정기지출도 손봤다. 부부가 소비 습관을 바꾸자, 미용비(150만원)와 의류비(200만원)가 자연스럽게 각각 50만원, 1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휴가비(200만원)는 절반으로 줄이고, 지출이 들쑥날쑥했던 경조사비(200만원) 역시 기준을 세워 100만원으로 낮췄다. 이런 과정을 거쳐 비정기지출은 월평균 83만원에서 50만원으로 33만원 줄었다.

이렇게 지출 줄이기가 모두 끝났다. 부부는 이번 상담에서 신용카드 할부금(66만원), 통신비(13만원), 문화생활비(10만원), 비정기지출(33만원) 등 총 122만원을 절감했다. 기존 1만원을 더해 총 123만원을 여유자금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부부는 마이너스 가계부에서 완전히 탈출했다. 남은 과제는 이 소중한 종잣돈을 어떻게 굴리느냐다. '딩크 부부'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한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짤 수 있을까. 4편에서 자세히 다뤄보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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