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대 리조트학과’ 수석 졸업생이 알려준다…당신의 지상낙원을 찾아라

2030 신혼여행지 1순위 몰디브
섬 하나당 리조트 한곳만 있어
천차만별이라 사전 조사 필수
100곳 넘는 리조트 엑셀로 정리
교통·해변·시설 등 점수 매겨
국내 여행사 예약이 가장 저렴
짙푸른 산호초 바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수평선, 그 위를 주유하는 뭉게구름, 여기에 창문을 톡톡 두드리며 잠을 깨우는 깜찍한 새까지, 몰디브는 상상만 해도 근사한 여행지다. 한국에선 영화 ‘내부자들’(2015)에서 배우 이병헌이 한 대사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잔”으로 더 유명한 데다. 지금 몰디브는 2030세대의 신혼여행지로 최고 인기다.
과거엔 나라 밖 신혼여행지로 동남아가 인기였다. 저렴한 비용과 가까운 거리 등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트렌드가 바뀌었다. 발리, 하와이, 몰디브 등 휴양지가 인기다. 그중 몰디브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휴양지 전문 여행사 투어민 관계자는 “신혼여행지로 현재 발리, 유럽, 몰디브가 ‘빅3’로 꼽히고 하와이는 주춤하는 편”이라며 “이 중 몰디브는 10년 전만 해도 1만명 방문하는 여행지였는데 요즘 연간 4만명 이상 신혼부부와 가족 단위가 찾는 여행지로 성장했다”고 말한다. 투어민의 경우 연간 모객 여행객의 50~60%가 몰디브를 고른다고 한다.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 허니문리조트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5년 허니문리조트를 통한 예약 순위’ 국가에서도 몰디브가 1위다.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 팜투어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6년 신혼여행지 예약 순위’ 1위도 몰디브가 차지했다. 신혼부부 1천쌍을 대상으로 한 팜투어 조사에서 85%가 ‘프라이빗 휴양’을 선택 조건으로 고르며 몰디브를 낙점했다.

몰디브는 ‘몰디브대 리조트학과’란 조어가 있을 정도로 ‘공부’가 필요한 여행지다. 인도양에 있는 몰디브는 1190개 넘는 섬으로 이뤄진 나라다. 이 중 고급 리조트가 들어선 섬은 100개가 훌쩍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지금도 리조트를 짓고 있는 섬이 많다. 몰디브는 섬 하나당 리조트업체 하나만 들어설 수 있다. 섬마다 크기가 다르고 자연환경 차이도 크다. 리조트 시설도 천차만별이다. 숙박비는 1박에 수백만원 하는 데가 수두룩하다. 이렇다 보니 비용 대비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선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몰디브를 신혼여행지로 고른 2030세대는 한결같이 같은 얘기를 한다. “부담되는 비용이라도 평생 한번인 신혼여행이기에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말이다. 경험의 질을 우선하는 최근 여행 트렌드가 신혼여행에도 반영됐다.
강아무개(38·블로그 필명 두콩깍지)·신아무개(31·블로그 필명 두콩쓰)씨 부부도 그런 이들이다. 대학 때 창업해 9년간 회사를 운영해온 강씨와 직장인 신씨는 11년간의 연애 끝에 지난해 11월9일 결혼했다. “연애 기간 동안 해외여행 간 것도 한번뿐인데 그것도 가성비 위주로 골랐기에 이번 신혼여행에서 근사한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고 강씨는 말했다. 그들의 선택은 몰디브. 강씨는 결혼 9개월 전부터 ‘몰디브 리조트’ 연구에 돌입했다. 지난달 22일 만난 그는 신혼여행을 떠올리면서 “너무 행복했고,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며 웃었다. 몰디브대 리조트학과가 정말로 있다면 그는 수석 졸업생이다. 몰디브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그의 노하우를 공개한다.



몰디브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강씨는 ‘허니문 박람회’를 먼저 찾았다. 그저 감을 잡기 위해서였다. 부스를 돌며 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몰디브 여행에선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리조트 기초 자료집을 만들었다. ‘어떤 리조트를 선택하느냐가 몰디브 여행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총 135개 리조트가 그가 만든 엑셀 파일에 올랐다. 몰디브의 관문 벨라나국제공항에서 수상 비행기로 섬에 들어가는지, 몰디브 국내선 비행기로 들어가는지, 보트를 타고 들어가야만 하는지 등을 조사해 기재했다. 이를 참조해 비행시간도 정리했다. “비행시간이 너무 길면 멀미 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자연섬인지 인공섬인지 등도 표시했다. 섬의 환경 차이를 결정하는 요소다. 리조트가 비행기 항로 아래 있는지도 확인했다. “조용했으면 했어요. 하루 수십~수백대의 비행기가 벨라나공항에서 뜰 텐데 항로 아래 있으면 너무 시끄러울 거 같았어요.”


그는 몰디브 여행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세가지를 꼽았다. 라군(바다와 분리되어 형성된 석호로, 보통 리조트 앞 얕은 바다를 말한다. 해변 산책의 조건이 된다), ‘코럴 가든’(‘산호초 정원’이란 뜻으로,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바다), 빌라 수준이다. 이를 카테고리로 정하고 조사해 점수를 매겼다. 5점 만점으로 상정하고 ‘취향 저격’하는 장점이 보이면 가점했다.
조사 첫 단계는 챗지피티, 제미나이 등 인공지능(AI)을 통한 검색이었다. 하지만 이내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같은 내용인데 검색할 때마다 다른 답이 나왔어요. 잘못된 정보인 거죠.” 그는 리조트마다 다 조사하기로 했다. 그가 활용한 것은 ‘구글어스’(구글에서 제공하는 지도 프로그램)와 리조트 누리집,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정보 등이었다. 구글어스를 통해 리조트마다 해변 길이를 쟀다. “해변 길이는 예쁜 코럴빛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죠. 구글어스를 확대하면 다 보입니다.” 이렇게 라군 정보가 정리됐다.


해양 레저를 유쾌하게 즐기기 위해선 ‘코럴 가든’ 상태가 중요하다. “스노클링 하기 좋은 수중 환경이라도 파도가 너무 세면 0점 처리했어요. 바다 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이용할 수 없으니까요.” 안전과 연결된 문제다. 그는 구글어스와 리조트 누리집, 유튜브 등을 검색해 리조트마다 방파제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방파제가 있다는 건 파도가 세다는 증거로 봤다. 수영장 수준의 파도가 있는 데에 높은 점수를 줬다.
리조트 안 빌라 수와 워터빌라의 크기 등도 조사했다. “섬 크기는 작은데 빌라 수가 많으면 식사할 때도 사람 수가 많아 불편하고 여행 온 느낌이 안 들 거 같았습니다.” 해양 레저를 하고 숙소로 들어갈 때 거실을 통해 욕실로 가는지도 확인했다. “거실이 젖게 되면 좋지 않다고 생각했죠.” 빌라에 해먹이 있는지도 살폈다. “아내는 해먹이 있는 데를 선호합니다.” 수영장 유무, 섬 밖으로 나가 식사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레스토랑 개수와 메뉴, 각종 리조트 특전 등도 조사했다. 해충 문제는 그가 가장 중요하게 본 빌라 수준이었다. “빈대가 있거나 모기가 많으면 여행을 망치죠. 이것 때문에 망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침구류를 자주 바꾸고 청결을 유지하는지가 중요하죠. 한국인이나 외국 관광객 사망 사건이 있었는지도 확인했어요. 빨간색으로 표시해 피하려 했지요.”


구글 평점과 다녀온 이들의 리뷰 개수를 추가하면서 그의 파일은 더 풍성해졌다. 리뷰 개수가 적은데 구글 평점 만점인 5점이라면 무시했다. “유의미한 데이터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리뷰가 100개 이상인 것만 유의미한 데이터로 봤어요.” 리뷰 내용도 촘촘히 적었다. 유튜브 영상으로 확인도 했다. 이를 통해 최종 채점한 리조트를 1등부터 10등까지 순위를 매겼다. 마지막으로 따진 건 가격이었다. 환율 계산도 했다. 같은 리조트라도 숙박 예약 플랫폼별로 가격 차이가 컸다. 선택한 리조트를 국내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 게 가장 저렴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두 사람은 한달간 숙고의 시간을 거쳐 두곳을 골랐다. 강씨의 1등은 ‘아난타라 키하바 몰디브 빌라’(이하 아난타라)였다. 리조트 결정 당시 결혼식 7개월 전이라 아난타라를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었다. 심지어 특가도 있었다. 아난타라에 메일을 여러차례 보내 리조트와 연결된 국내 여행사도 문의했다. 하지만 결국 아내가 1등으로 고른 리조트로 최종 결정하고 국내 여행사를 통해 예약했다. “제겐 아내의 생각이 중요합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강씨는 내심 아난타라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운명이 그의 손을 들어줬다. 수천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도 돌발 사태는 생겨나기 마련이다. 신혼여행 가기 4일 전 뜻밖의 메일이 왔다. 고른 리조트에서 여행 기간 내내 공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방문한 리조트가 공사 기간이라 여행을 망쳤다는 분도 많거든요.” 그는 리조트의 무책임한 행태에 항의 메일을 보내고, 여행사에도 항의하고 조처를 요구했다. 이미 숙박비는 완납한 상태였다. 리조트 쪽은 공사가 얼마나 커질지 모르겠다는 둥 사기에 가까운 답만 보내왔다. “결혼식 올리기 4일 전이었잖아요. 예비 부부는 너무 바쁠 때잖아요. 너무 놀라 여행사 사무실로 달려갔죠. 화를 거의 안 내는 타입인데 이때는 정말 화가 많이 났어요.”



결국 여행사와 협의해 숙소를 아난타라로 옮기고 여행사와 강씨가 각각 손해를 감수하며 해결을 봤다. 그는 아난타라에서 천문대 별 투어, 만타가오리 스노클링 투어, 일출·일몰 요가, 영화 관람, 파티 참석, 수중 레스토랑 식사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기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몰디브대 리조트학과 수석 졸업생으로서 후배들에게 한마디 남겼다. “리조트를 선택할 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의 우선순위를 먼저 정하세요.”
박미향 선임기자 mh@hani.co.kr

몰디브 신혼여행 준비 팁
① 라군, ‘코럴 가든’, 빌라 수준 등을 조사하다 보면 파도 높이, 가격, 서비스 수준, 식사의 질, 섬의 조성 방식, 안전요원 상주 여부 등 많은 정보를 알게 된다. 이때 자신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위주로 우선순위를 정하라.
② 부부가 평소 싫어하는 것들을 정리해 적용하라. 아무리 모든 조건이 최상이라도 작은 거 하나가 여행 기분을 망칠 수 있다.
③ 부부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체크하라. 예를 들면 배우자가 수영할 줄 아는지, 수영을 좋아하는지 등을 말이다. 배우자를 다 아는 것 같지만 막상 여행 가면 몰랐던 점을 알게 된다.
④ 자신의 일정과 리조트 크기, 섬 크기를 연계해 따져라. 일정이 빡빡하면 큰 리조트 가봐야 다 즐길 수 없다.
⑤ 비행기 항로 아래에 있는 리조트는 제외하라. 신혼여행은 조용한 휴식을 통해 미래를 도모하는 여행이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소음은 여행에 방해가 된다.
⑥ 리조트에 방파제가 있는지 살펴라. 방파제가 있다는 건 파도가 높다는 뜻이다. 파도가 높은 바다에선 스노클링 등 해양 레저를 즐기다가 위험해질 수 있다. 바닷속 깊이 들어가는 것도 힘들다.
⑦ 빈대 사고 여부를 조사하라. 모기 등도 많은지 살펴보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해충을 제거하며 관리하는 리조트가 좋다. 의료진이 상주하는지도 확인하라. 해양 레저 등을 하다가 다칠 수도 있다. 입에 안 맞는 음식으로 탈이 날 수도 있다.
⑧ ‘구글어스’는 매우 유용하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리조트에서 보이는 수평선의 규모까지도 확인 가능하다.
박미향 선임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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