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재 양천구청장 “미래의 목동, 14개 단지 물길·숲길로 연결” [혁신 지자체장을 만나다]

박병국 2026. 3. 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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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0년 미래도시 목동 디자인 기본구상’ 마무리
소임, 노후화된 도시 미래 도시로 전환하는 것
작년 12월 목동 14개 단지 정비구역 지정 완료
안전진단 기준 완화 소급 적용…속도 단축 성과”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이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100년 미래도시 목동 디자인 기본구상’을 밝히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나의 소임은 노후화된 도시를 미래도시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4일 목동 1~3단지 정비구역이 지정되면서, 이 구청장의 약속인 ‘연내 모든 단지 정비구역 지정 완료’는 지켜졌다. 재건축으로 입주하는 세대수만 총 4민8901세대다. 신도시급 규모의 대규모 주거단지다. 이 구청장의 다음 소임은 도시를 어떻게 ‘리빌딩’ 할 것이냐다. 최근 이 구청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이른바 ‘목동아파트 100년 구상’을 들어봤다.

-민선 8기에서 목동 14개 단지 모두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 5년 이상 걸리던 정비구역 지정 단계를 2~3년 이내로 단축했다. 내 전공이 도시계획이다. 나는 도시공학 박사와 기술사 자격증을 가진 엔지니어 출신이다. 전문 분야다 보니 속도가 날 수밖에 없다. 안전진단 통과 후나 정비계획 수립 후에 어떤 문제가 벌어질지 미리 내다보고 해결할 수 있었다. ‘100년 미래도시 목동 디자인 기본구상(2025년 6월~2026년 1월)’도 그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그동안의 성과 중 ‘나였기에 가능했다’고 자부하는 정책이 있나.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함이 없는 사람이 나다. 다만 주민이 얻은 이익의 관점에서 보면, 시의적절하게 날 뽑아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2022년 11월부터 정비사업 안전진단을 소급 적용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국토교통부 수장이 원희룡 전 장관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내가 가서 직접 설득할 수 있었다(이 구청장은 원 전 장관의 의원 시절 정책보좌관이었다). 지금 국토부 장관 면담을 신청하면 바로 만나주겠나. 공항 소음 피해 지원을 늘린 것도 성과다. 공항 소음 대책 지역은 용역을 통해 5년마다 지정·고시된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수요 예측량 감소 등을 이유로 양천구 공항 소음 대책 지역 약 300세대가 축소될 위기였다. 국토부를 설득하고 소음 영향도 측정 조사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덕분에 제외될 뻔했던 3000세대의 축소를 막았다. 오히려 종전 대비 약 450세대가 늘어났다.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이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100년 미래도시 목동 디자인 기본구상’을 밝히고 있다. 임세준 기자

-그동안 속도가 나지 않았던 이유는.

▶안전진단이 문제였다. 과거 안전진단 기준 완화가 네 번 정도 있었다. 기준이 바뀌면 처음으로 돌아가 1차부터 다시 진단 절차를 시작해야 했기에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2차에 계류 중인 아파트의 경우, 변화된 점수 적용값만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국토부에 건의했다. 그것이 받아들여졌다. 안전진단 기준 소급 적용이 허용되면서 사업 기간을 줄였다. 또 개방형 공공녹지(목동 그린웨이)라는 아이디어로 20년 숙원인 ‘목동 1~3단지 종상향’ 문제를 해결했다.

-앞서 언급한 ‘100년 미래도시 목동 디자인 기본구상(100년 목동 구상)’은 무엇인가.

▶목동 14개 단지에 통일성 있는 설계 기준을 제시하자는 것이다. 단지별로 제각각 계획을 세우면 도시의 통일성과 개발 콘셉트가 깨지기 때문이다. 지금 짓는 도시가 100년을 가려면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고민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열섬 현상과 미세먼지 등 대기질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이 필요했다. 층간소음, 공동체 붕괴 등 도시가 직면한 현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담았다. 드론,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변화를 수용할 공간을 마련하고, 모빌리티 변화에 대응한 첨단 주차 시스템 등 도시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100년 목동 구상에는 목동 14개 단지를 수변 공간으로 연결해 ‘일상형 수변도시’를 조성하는 내용도 있다.

▶기본 구상에 양천의 목동 14개 단지를 물길로 연결하는 안을 넣었다. 일본 도쿄의 마루노우치 또는 아자부다이 힐스 등 최근 개발된 곳들을 보면 대부분 물로 도시를 디자인했다. 양천구에는 안양천이 있다. 안양천 물길로 아파트를 연결하고 숲길도 조성해 보행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 것이다. 또 빗물 저류 기능을 확대해 그 빗물로 도시를 냉각시키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열섬 현상을 완화하려면 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이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100년 미래도시 목동 디자인 기본구상’을 밝히고 있다. 임세준 기자

-안양천 수변 활력 거점 조성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안양천에서 숭어가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면 장관이다. 한강에서도 뱃놀이를 하는데 왜 안양천은 안 될까 생각했다. 수질 검사 결과 물놀이가 가능한 수준으로 나왔다. 안양천에 ‘바이크 라운지’라는 자전거 보관소가 있다. 오래된 자전거만 방치돼 애물단지나 다름없었다. 이곳을 주민들이 경치를 보며 커피와 빵을 즐길 수 있는 카페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뱃놀이와 수변 카페 내용을 담은 기획으로 서울시 ‘2023년 수변 활력 거점 공모’에 당선됐다. 총 38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바이크 라운지는 2층, 연면적 380㎡ 규모의 카페로 변신한다. 전면 유리 통창으로 개방감을 높이고 외부 테라스에서 ‘물멍’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선착장이 생기면 카누나 카약 등 수상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안양천에 수변 거점 공간이 설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최종 단계다. 올해 상반기 착공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안양천 둔치 물결광장 공원, 사면형 장미정원 조성, 야간 경관조명 설치 등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아쉬운 점은.

▶목동선과 강북횡단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사실 취임 직후 이미 경제성이 없다고 잠정 결론이 난 상태였다. ‘나의 권한을 넘어서지만 역할은 무한대’라는 각오로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사실 힘에 부쳤다. 자치구가 서울시와 관계에서 좀 더 독립적이지 못한 점도 아쉽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대한 협조해주려 하지만 행정적 한계가 있다. 프로세스가 단축돼도 병목 현상은 생기기 마련이다. 서울의 자치구가 경기도의 ‘시’에 준하는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이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100년 미래도시 목동 디자인 기본구상’을 밝히고 있다. 임세준 기자

-목동선과 강북횡단선을 재추진하나.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하나는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행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의 합리성 문제다. 예타 점수 기준을 바꾸는 것은 국회의 몫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행 기준에 맞게 경제성(B/C)이 나오도록 노선을 재구조화해야 한다. 목동선의 경우 B/C가 0.87 정도인데 조금만 높이면 된다. 기존 ‘L자’ 노선을 ‘T자’ 노선으로 바꾸는 방안을 서울시와 논의 중이다. 신월5동에서 끊기는 노선을 마곡으로 연결하고, 서부트럭터미널에서 끊기는 노선을 구로와 연결해 수요를 확충하는 방식이다. 또 지난 예타에서는 목동 신규 입주 예정 세대가 제외됐다. 사업시행인가가 난 수요만 반영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2년 안에 인가가 나오면 세대수 증가에 따른 수요가 반영될 것이다.

-올해의 각오는.

▶늘 이야기하듯 구청장의 1시간은 43만 구민의 1시간과 같다. 43만 시간의 무게감으로 일하고 있다. 양천구는 지금 도시를 리빌딩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있다. 내가 적임자로서 그 직무를 부여받았다고 생각한다. 내 소임은 노후화된 이 도시를 미래 도시로 바꾸는 것이다. 지난 4년간 이 계획을 추진해 왔다. 도약이 필요한 이 시기에 설계를 맡은 ‘도시 디자이너’가 바뀌지 않고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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