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왕이 2군 캠프 신세라고? 투지가 불타오른다… 0부터 다시 시작, 엄청난 예비 자원 있다

김태우 기자 2026. 3. 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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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군 캠프에 가지 못한 서진용은 조바심보다는 침착하게 시즌을 길게 내다보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6년 SSG의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는 익숙한 이름 하나가 빠져 있었다. 바로 오랜 기간 팀 불펜의 중추적인 몫을 했던 서진용(34·SSG)이다. 부상을 의심할 수 있지만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니었다. 아직 컨디션이 100% 올라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런 서진용은 지난 2월 21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끝난 퓨처스팀(2군) 캠프에 갔다. 아픈 것도 아닌데, 팀의 주축 선수가 2군 캠프에 갔으니 선수가 느낄 좌절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1군 캠프에 간 선수 중 서진용보다 경력이 떨어지거나, 올해 기대치가 떨어지는 선수들도 있었다. 그러나 캠프에서 만난 서진용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년 팀의 마무리로 활약하며 42세이브를 기록,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려하게 날아올랐던 서진용이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도 눈앞에 두고 있어 대박이 예상됐다. 그러나 구원왕에 오른 직후부터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스스로도, 구단도 당황할 만한 내리막이었다.

서진용은 2023년 시즌 뒤 오랜 기간 자신을 괴롭히던 팔꿈치의 뼛조각을 빼내기로 결정한다. 이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조차 잘 안 되는 상황에서 한 번은 하고 넘어가야 할 수술이었다. 인대재건수술보다는 재활 기간도 짧고, 재기 확률도 높은 수술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자기 구위를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뼛조각을 빼면서 웃자란 뼈도 정리했는데 골밀도가 생각보다 더디게 찼다. 예전 느낌이 안 돌아왔다.

▲ 2023년 42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구원왕에 오른 서진용은 지난 2년의 내리막을 되돌리기 위해 의지를 다지고 있다 ⓒSSG랜더스

그렇게 2024년 1군 5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55에 그치며 마무리 보직도 내놨다. 1년 정도 시행착오를 겪었으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2025년 구속이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으면서 2군에 머물렀다. 여기에 지난해 SSG 불펜이 최고의 활약을 하면서 서진용의 이름도 서서히 잊혀져 갔다. 선수는 2군에서 계속 던지고 있었지만 정작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고, 1군 코칭스태프는 굳이 잘 돌아가는 불펜에 변화를 줄 이유가 별로 없었다. 그 흐름은 올해 캠프 명단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낙담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FA 자격을 벌써 두 번이나 미룬 것은 둘째치고, 다시 1군에 올라가는 게 급선무다. 지금은 돈보다 자존심, 명예가 더 중요하다. 일단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서진용은 “8㎏ 정도를 감량했다. 캠프에 들어와서도 훈련을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몸이 날렵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아직 팔 스윙시 팔의 가동성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수술 이후 망가져 있던 부분인데, 이를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빨리 1군에 가고 싶어 조바심이 났을 때도 있지만, 지금은 마음을 조금 더 차분하게 먹고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기로 했다. 서진용은 2군 캠프를 치르면서 느낀 게 있었다. 서진용은 “야먀사키 다케시 인스트럭터님의 강연에서 느낀 부분이 있었다. 0부터 10까지 단계가 있다고 하면, 어느 단계에서 막혔을 때 1~2단계 앞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0으로 돌아가라고 하셨다. 그 부분이 인상이 깊었다”고 말했다. 원점부터 돌아가 재정비하고, 자신의 것을 완벽하게 찾아 당당하게 1군의 문을 두들긴다는 각오다.

▲ 팔 스윙의 가동성과 유연성이 아직 100%가 아닌 서진용은 차분하게 이 문제를 보완하고 1군 무대를 노크한다는 각오다 ⓒSSG랜더스

가동성 및 유연성을 찾고, 밸런스만 찾으면 구속은 금세 올라갈 것이라는 게 서진용의 생각이다. 팔로만 던지는 느낌인데 이미 시속 140㎞는 찍었다. 모자란 부분을 채워 넣으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나름의 자신감은 있다. 아프지 않기에 그 과정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서진용은 2군 캠프가 끝난 뒤 연습경기가 열리는 남부 지방으로 가지 않고 자청해 강화 훈련 시설에 남았다. 급하게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는 100% 컨디션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구속이 140㎞대 중반만 나와도 1군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선수다. 수직무브먼트를 비롯한 볼끝이 좋은 선수다. 구속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타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만 나오면 된다. 그러면 전매특허인 포크볼과 시너지가 난다. 그렇다면 1군에서 외면할 수 있는 레벨의 선수가 아니다. 서진용은 말보다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어쩌면 SSG 불펜은 엄청난 예비 자원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 올 시즌 SSG 불펜의 엄청난 예비 자원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서진용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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