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태풍의 눈 '인천 계양을'…"그래도 송영길" vs "신선한 김남준"
민주 후보 경쟁 속 국힘에 대한 기대감 크지 않은 분위기

(인천=뉴스1) 이정후 기자
"송영길은 여기(인천 계양을)에서 5선을 했어요. 이 지역에 대해서는 송영길이 빠삭합니다."(50대 여성·계양을 주민)
"송영길은 계양을에서 (국회의원) 오래 했잖아. 그만큼 했으면 다른 곳에 도전하고 여기엔 신선한 김남준이 왔으면 해."(70대 남성·계양을 주민)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시선이 인천 계양을로 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인천 계양을에 5선 국회의원 출신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당내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선 '교통정리'의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두 사람 모두 계양을 출마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며 한 치의 양보없는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뉴스1이 지난달 26일 찾은 계양을의 민심도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계양을에서 정치 기반을 닦아 민주당 대표까지 올랐던 송 전 대표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 속에서도 새 얼굴인 김 전 대변인의 신선함을 기대하는 지역 민심 역시 적지 않았다.

"5선 송영길 지지…인지도 측면에서 유리"
인천 계양구 계양산전통시장에서 국밥집을 운영 중인 50대 여성 김 씨는 "이 지역은 대부분 5선을 했던 송영길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나도 송영길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의 지역 정치 성과에 대해선 "특별하게 못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 지역에 대해서는 송영길이 잘 알고 있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60대 남성 신 씨는 "(송 전 대표가) 최근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지역에선 아직 비판 여론이 있다"면서도 "5선이나 했던 인물이니 이번에 출마하면 더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식은 좋지 않아도 더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 전 대표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살포·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았으나 최근 2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냄에 따라 계양을에 출마하면 지역민들도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이어 "여기는 송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라며 "(계양을 출마 의지를 밝힌) 김 전 대변인은 여기에 연고가 없다. 양보는 김 전 대변인이 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30대 남성 송 씨도 "주변 상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송 전 대표가 최종 후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라면서 "지난 22대 총선 때 이 대통령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표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라도 인지도가 있는 송 전 대표가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복당이 의결된 당일인 지난달 27일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재보선과 관련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송영길의 옥중생각 / 진실은 가둘 수 없다' 출판기념회에는 추미애·김태년·박홍근·김영진·전현희 등 11명 의원이 참석했고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대표, 조정식 대통령 정무특보, 이언주 최고위원,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영상 축사를 보냈다. 권노갑 상임고문,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민주당 원로들도 송 전 대표를 격려했다.
송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에서 김 전 대변인과의 경쟁에 대해 "국회로 가야 이 대통령을 도울 수 있다"며 계양을 후보는 민주당이 국민과 당원의 뜻을 토대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이튿날인 28일에는 복당 후 첫 지역 행보로 대구를 찾아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신선한 김남준에게 기대감"…새로운 인물 선호
'이재명의 입'으로 불리는 김 전 대변인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했다. 정치 경력이 부족하고 지역에서의 인지도가 낮지만 '새 얼굴'에 대한 갈증이 지역 민심 곳곳에서 묻어났다.
계양을 지역에서 40년 넘게 거주 중인 70대 남성 김 씨는 "송 전 대표는 여기에서 5선이나 했으니 다른 곳으로 도전하거나 물러났으면 한다"면서 "신선함을 줄 수 있는 김 전 대변인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50대 여성도 "오래 했던 사람은 그만했으면 한다"면서 "김 전 대변인이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모르지만 기회는 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60대의 한 택시기사는 "보궐 선거 후보로 김 전 대변인이 결정되면 한 표를 던질 것"이라며 "송 전 대표는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국회의원을 했지만 동네가 2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변인이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도 기대감의 이유로 꼽혔다. 김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국회의원을 거쳐 대통령에 오르는 모든 과정을 함께한 인물이다.
50대 여성 홍 씨는 '김 전 대변인이 대통령 측근이라 기대하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젊은 층에서는 새로운 인물에 대한 선호가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인천 계양을 후보로 출마했을 때 사용했던 사무실을 최근에 계약하며 본격적인 지역 활동에 나선 상태다.
김 전 대변인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계양을 지역을) 열심히 돌며 각계각층 사람들 만나 인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층 일부선 국힘 지지…대부분 지역 민심은 '논외' 평가
이처럼 계양을 주민들은 민주당 후보군에 높은 관심을 보였으나 국민의힘에 대한 기대감은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분위기였다.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는 청년층 일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20대 남성 강 씨는 "주변 또래들은 (선거 시) 진보·보수 정당이 아니라 후보의 공약이나 정책을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20대들이 국민의힘을 지지하더라도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이라 결과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0대 남성 변 씨는 "이번 선거에서 균형을 위해서라도 국민의힘 후보를 뽑을 것"이라면서 "계양을이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고 하지만 무조건 민주당 후보를 찍는 건 무지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20대 여성 C 씨는 "(6·3 재·보궐선거에) 누가 나오든 민주당은 찍지 않을 것"이라면서 반감을 드러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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