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현 검사, 수사·감찰 대상인데…'법왜곡죄' 또 마찰
"심지 굳은 의원님들은 상관없겠지만" 비꼬아
종전에도 검찰개혁 놓고 정부·여당에 날 세워
로스쿨 시험 문제 유출 의혹 파문…재시험까지
법무부 감찰, 경찰·공수처 수사도 감감무소식
김병주 "안미현 작태 눈 뜨고 못 봐…뻘소리"
"일반인이라면 압수수색 수십 번에 구속영장"
김규현 "고소 쏟아진다? 과도한 공포 부추겨"

이재명 정부 들어 각종 검찰개혁 방안이 추진되자 앞장서 반발해온 검사 중 한 명인 안미현 대전지검 천안지청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41기)가 이번에는 국회를 통과한 '법 왜곡죄' 신설법(형법 개정안)을 두고 '일선 검사 탈출 독려법' '칼퇴근 권장법'이라고 비꼬며 여권을 비판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6일 오후 본회의에서 판사·검사 등의 법왜곡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법왜곡죄법)을 재석 170명에 찬성 163명, 반대 3명, 기권 4명으로 의결했다. 법안은 형사 사건에 관여하는 판사와 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내용이 뼈대다.
구체적으로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한 경우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수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변조하거나 위조·변조된 증거임을 알면서도 사용한 경우 ▲폭행, 협박, 위계 등의 방법으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를 법 왜곡 행위로 규정했다. 다만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내려진 재량적 판단은 예외로 두도록 해 고의성이 있을 때만 처벌하도록 함으로써 법 왜곡죄 적용이 남용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안 검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달에 200건을 처리하면 200건의 사건 당사자로부터 법왜곡죄로 고소당할 가능성이 있다. 한 달에 50건을 처리하면 50건의 사건 당사자로부터 법왜곡죄로 고소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선 검사가 아니라 대검, 법무부에서 근무하면 공소제기나 공소유지 업무를 하지 않으니 법왜곡죄로 고소당할 가능성이 그럼 0건으로?"라고 적었다.
이어 "일선에서 스스로를 갈아 넣어 보다 많은 사건을 처리할수록 법왜곡죄로 고소당할 위험이 올라가고 더불어 과로사 위험도 상승! 가보지 않았던 매일 칼퇴(근)의 삶을 이제는 좀 가보라는 의미인가?"라며 "처벌받지 않더라도 고소만 당해도 스트레스이고 위축되기 마련인데. 심지가 굳은 의원님들께서야 고소 따위 당해도 전혀 흔들림이 없겠지만…"이라고 비아냥거리듯 불만을 표시했다.

안 검사는 이처럼 현 정부·여당에 날을 세우는 공개 발언으로 그간 여러 차례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던 지난해 9월 3일에는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임은정 동부지검장(사법연수원 30기)을 정조준해 "지난 몇 년을 검사로서의 본업은 부업처럼 하고 본업을 인플루언서로 살았다고 해도 수사의 개념조차 모르면 어떡하냐"며 "검사장이 된 후 정치적 중립성을 저버린 채 팬들의 목소리에 갇혀 향후 국회의원, 법무부 장관, 공소청장 자리를 꿈꾸고 계시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오랜 세월 검찰 조직 내에서 외롭게 '호루라기' 역할을 해온 임 지검장이 보완수사권 폐지까지 촉구하자 마치 '한 자리' 노리고 정치적 계산을 하는 듯 몰아 인신공격을 가한 것이다.
안 검사는 지난해 10월 27일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등을 요구하며 "보완수사권이 전면 박탈돼서 부작용이 크게 일어나면 무리하게 입법을 하신 분들이 빠르게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질 각오도 없이 이런 입법을 하는 거냐"고 거세게 따져 여당 의원들과 한바탕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검사 선배인 민주당 김기표 의원이 격분해 "그러니까 '검사스럽다'는 소리를 듣고, 모든 권한을 박탈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타박할 정도였다.

안 검사는 특히 지난해 11월 29일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동시에 치러진 '검찰실무1' 과목 기말시험 정보를 본인이 출강하는 로스쿨 학생들에게 사전 유출했다는 의혹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서울중앙지검 소속이면서 법무연수원 및 한양대·성균관대·강원대 로스쿨 겸임교수였던 안 검사는 검사 선발의 첫 관문인 해당 시험 직전 마지막 수업에서 특정 죄명에 형광색으로 중요 표시한 문서를 화면에 띄워 강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서에는 '분묘발굴' 등 출제 빈도가 낮은 생소한 죄명도 포함됐는데, 실제 30개 문항 중 90% 가까이가 안 검사가 표시한 부분에서 출제됐다.

이에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페이스북에 <'범죄'를 가르친 자, 안미현 추악한 입을 다물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검사 안미현의 작태가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다. 헌법이 부여한 신성한 기소권을 휘두르던 손으로 예비 법조인들에게 '반칙의 기술'을 전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자가, 이제 국민의 명령인 '법 왜곡죄'를 두고 업무 과중이라는 뻘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면서 "검사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안미현은 로스쿨 시험 문제 유출 의혹에 대해 '실수로 파일을 잘못 띄웠다'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예비 법조인들에게 공정의 가치를 가르쳐야 할 현직 검사가 시험 문제를 흘려 '공적 시스템'을 붕괴시킨 행위는 사법 정의의 근간을 뒤흔든 국기문란 범죄"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가장 분노스러운 점은 현재까지 벌어지고 있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이다. 일반 시민이 국가고시 문제를 유출했다면 이미 압수수색 수십 번에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사안"이라며 "하지만 안 검사에 대한 기소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검찰은 왜 이 사건을 서랍 속에 처박아두고 있는가? 검찰의 칼날은 밖으로만 향하고 안으로는 녹슬어버린 '외강내유'의 흉기인가?"라고 개탄했다. 또 "안 검사가 연루된 공무상 비밀누설과 업무방해 혐의가 검찰 지상주의라는 장막 뒤에서 유야무야 되고 있다"며 "자신의 허물에는 그토록 관대한 검찰이 국민을 향해 '고소당할까 봐 무서워 일을 못 하겠다'고 징징거리는 모습에 분노의 구역질이 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법 왜곡죄는 '정치·조작 검사'를 향한 준엄한 심판대이다. 안미현은 '사건을 처리할수록 삶이 불편해진다'는 투로 말한다. 맞다. 법을 왜곡하고 증거를 입맛대로 주무르며 제 식구의 범죄를 눈감아주던 '불편함 없는 삶'은 이제 끝났다"면서 "그동안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국민의 삶을 파괴하면서도 단 한 번도 '삶의 불편함'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검찰들이 법 왜곡죄를 비난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누려온 '책임 없는 권력'이라는 마약 같은 기득권을 빼앗기기 싫기 때문이다. '칼퇴를 못 한다'는 유치한 비유는 본인의 천박한 직업윤리를 스스로 드러낸 자해 개그"라고 연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정기획위원회 정치행정분과 전문위원을 맡은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왼쪽부터)와 김규현 변호사,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검찰청 업무보고에서 이한주 위원장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20 [공동취재]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1/552865-A1PVkLX/20260301002408123ufvx.jpg)
검사 출신 김규현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안 검사 관련 기사 링크와 함께 <현직 검사 "많은 사건 처리할수록 법 왜곡죄로 고소 위험 올라가" vs 현직 택시기사 "운행 많이 할수록 교통사고처벌법으로 고소 위험 올라가">라는 비교를 통해 안 검사의 '고소당할 위험' 주장이 터무니없이 과장된 호들갑이라는 취지로 논박했다. 김 변호사는 "법왜곡죄가 통과되면 판사, 검사들이 뭐만 하는 족족 고소·고발이 쏟아지고 경찰은 판검사들을 마구잡이로 입건해서 자기들 기준으로 압수수색하고 체포하고 조리돌림할 것이니 소신껏 일도 못하고 위축될 거라는 비판들이 있나 보다"라며 "전혀 공감하지 못하겠다"고 일축했다.
이어 "왜냐하면 지금도 판사, 검사, 경찰, 교도관이 뭐만 했다 하면 직권남용 고소·고발이 쏟아지고 있는데, 결국 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저도 검사 시절 직권남용으로 고소·고발 엄청나게 당했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그냥 자기 맘에 안 들면 다 고발한다"면서 "근데 1도 신경 안 쓴다. 실제로 명백하게 잘못한 게 아닌 이상 처벌받을 일이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심지어 담당 검사는 자기가 고발당한 사실도 모른다. (지나가던 수사관님이 '아이구 검사님 고발 많이 당하셨데요~'하면서 지나가고 검사는 빵 터짐)"이라고 실제 일선 검사로서의 경험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법왜곡죄가 생기면 직권남용죄보다 뭔가 좀 더 처벌이 될 것 같나? 사실 바뀌는 거 없다. 좀 더 신경 써서 일하는 상징적 효과는 있겠지만 실제로 처벌되는 사례는 직권남용죄 시절이나 앞으로나 똑같을 것"이라며 "그런 논리라면 직권남용죄도 폐지해야 한다. 마구잡이 고발당한 공무원들이 벌벌 떨며 일을 못 한다지 않는가?"라고 어이없어했다.
나아가 "수술실 CCTV법, 의사 형사처벌시 면허 박탈되는 법 만들 때도 그거 되면 의사들이 위축돼서 나라가 다 망할 것처럼 난리를 쳤는데 현실은 어떤가? 그거나 이거나 똑같다"면서 "의사·법조인이 일 못 해서 법왜곡죄나 과실치사상죄로 처벌받을 확률과, 택시기사가 교통사고 내서 처벌받을 확률 중 뭐가 더 높을 것 같은가? 법 전문가들이 실제로 어떨지 다 알면서 과도한 공포심을 부추기지 말라. 전문가는 단순 이익집단과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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