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는 롯데 나라 망신, 호주에서는 공중파 출연 환호… 이렇게 극명한 대비라니, 야구가 국격인 시대

김태우 기자 2026. 3. 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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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한화, KT가 1차 전지훈련지로 삼은 호주는 한국 프로 팀의 유치가 호주 야구의 발전은 물론 양국 교류 협력 확대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잔뜩 기대 중이다ⓒKT 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6년 KBO리그 스프링캠프는 대만에서 들려온 하나의 소식에 한동안 시끄러웠다. 난데 없이 들려온 롯데 소속 선수 네 명(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의 대만 전자오락실 출입 파문이었다.

네 선수는 늦은 밤 전자오락실을 방문해 베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 CCTV에 담긴 네 선수의 모습이 내부자로 추정되는 이를 통해 SNS에 게시됐고 롯데가 발칵 뒤집혔다. 첫 번째 쟁점이었던 성추행 논란은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종결됐지만, 불법 소지가 있는 업장에 출입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롯데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롯데는 이슈를 파악한 뒤 곧바로 자체 조사를 벌여 해당 선수들의 업장 출입을 확인했다. 업장 자체는 합법이지만, 내부에서 불법 여지가 있다는 판단 하에 네 선수를 곧바로 귀국시키는 등 한바탕 홍역을 겪었다. 캠프 전 선수들에게 품의유지를 신신당부했던 KBO도 규정에 따라 처벌했다. 상벌위를 열어 세 차례 방문이 확인된 김동혁에게 50경기 출전 정지, 1회 출입으로 확인된 나머지 세 선수에게는 3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꽤 중징계라는 평가가 많아 롯데는 고심 끝에 자체 징계는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사장·단장·매니저 등 프런트에 선수단 관리의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내리는 선에서 이번 사태를 마무리했다. 다만 해당 선수들의 복귀시 다시 이슈가 불거질 것으로 보이고, 롯데 전력도 꽤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대만 언론에서도 이번 사태를 집중 조명하면서 구단과 그룹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것도 사실이다. 대만 언론이 물어뜯기 좋은 빌미를 제공했다.

▲ 롯데 소속 선수 네 명의 대만 전자오릭실 출입 파문은 롯데와 한국 야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비판을 받는다 ⓒ온라인 커뮤니티

반대로 지구 반대편의 호주에서는 KBO리그 구단들이 환영을 받으며 현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호주 국영 방송사인 ‘ABC’는 28일 올해 호주를 찾았던 KBO리그 팀들을 심층 취재한 기획 기사를 내놓으며 한국 팀들의 방문이 지역 사회와 호주 야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반겼다.

ABC는 KT의 호주 캠프 막판 멜버른과 연습경기에 대해 “멜버른 외곽의 한 교외 경기장에서 두 팀이 경기를 위해 모였다. 관중은 많지 않지만 열성적이었고, 경기는 의미 있지만 크게 주목받는 행사는 아니었다”면서도 “그런데도 전 세계 수십만 명이 이 경기를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쏠린 열기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저스틴 휴버 멜버른 에이시스 단장은 ABC와 인터뷰에서 “멜버른 서부 교외의 작은 경기장에 이렇게 많은 시선이 쏠린다는 게 놀랍다”고 즐거워했다.

호주는 남반구에 위치한 나라로 한국과는 계절이 정반대다. 즉, 한국의 추운 겨울인 2월은 호주의 여름에 해당한다. 기본적으로 따뜻한 날씨라는 점에서 캠프지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충족한다. 이동거리가 길기는 하지만 시차는 2시간으로 미국에 비해 장점이 있다. 야구장 시설이 미국만큼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1차 캠프를 진행하기에는 문제 없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두산이 오랜 기간 시드니 근교의 블랙타운을 스프링캠프지로 활용한 것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한화(멜버른)와 KT(질롱)도 호주 남부에 터를 잡았다. ABC는 “한국은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야구 시장 중 하나로, 2025시즌에는 1200만 명이 경기를 관람했고 스타 선수들은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면서 “팬들은 한국 프로 팀의 3분의 1이 호주를 방문한 것이 야구와 비즈니스 모두에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현지의 기대감을 전했다.

▲ 2년째 멜버른을 1차 캠프지로 활용하고 있는 한화는 전반적인 날씨와 시설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어 내년에도 이곳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한화이글스

ABC는 “야구 관계자들은 호주를 국제 훈련 허브로 만들기 위해 구장과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길 원하고 있다. 그레이터 질롱 시는 이미 80만 달러를 들여 야구 센터를 재개발해 더 많은 다국적 경기를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는 야구뿐 아니라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은 호주의 네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자 세 번째로 큰 수출 시장으로, 철광석·석탄·가스 등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원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양국의 비즈니스 확대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리즈 그리핀 호주-한국 비즈니스 협의회의 최고경영자는 ABC와 인터뷰에서 “관계를 구축하고 문화적 이해를 확장할 훌륭한 기회다. 스포츠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국은 우리의 19번째 투자국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 많은 한국 투자를 유치할 큰 기회가 있다”고 더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했다.

세 팀은 내년에도 호주로 스프링캠프를 떠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호주 측에서 경기장 시설에 대한 개보수를 약속하고 있고, 지자체와 협의도 비교적 만족스럽다. KT는 아예 질롱시와 다방면의 업무 협약을 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 역시 멜버른 시와 꾸준히 교류하며 장기적인 교류의 틀을 놓은 상황이다.

올해 미국이나 일본, 대만에서 1차 캠프를 한 구단들도 호주에 쓸 만한 경기장 시설이 있다면 캠프지 변경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태도다. 휴버는 “멜버른에 7개의 경기장이 더 생긴다면 7개 팀을 더 유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이 경우 KBO리그 구단들끼리 자체 연습경기도 가능한 만큼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

▲ KT는 2월 8일 질롱에서 열린 커뮤니티 데이를 열며 지역 사회 소통의 좋은 장을 열었다 ⓒKT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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