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김포 애기봉 밝힌 ‘만월성원’… 희망과 평화로 물들다

28일 오후 김포 애기봉평화생태공원.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서 분단의 강을 사이에 둔 애기봉에 대형 LED 보름달이 떠오르자, 관광객과 시민들의 얼굴 위로 둥근 미소가 번졌다.
일순간 광장에 모여든 이들은 “와” 하는 탄성과 함께 달의 선명한 모습을 담고자 손에 든 스마트폰을 달에 비췄다. 또 다른 이들은 떠오른 달을 보며 두 손을 모으는가 하면, 말 없이 눈을 감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등 저마다의 소망 꾸러미를 풀어내는 모습도 보였다. 오는 3월 3일 정월대보름을 사흘 앞두고 최북단 애기봉에서 열린 ‘만월성원’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김포시와 김포문화재단이 개최한 ‘만월성원(滿月成願)’은 전통 민속놀이와 LED 달 점등식으로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밝히는 정월대보름 특별문화행사다. ‘달이 차면 소원을 빈다’는 동양의 달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으로, 2024년 첫 개최 이후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안산에서 애기봉을 찾았다는 박모(45)씨는 “신문 기사나 뉴스 영상으로만 보던 애기봉에 직접 와보니, 분단의 현실이 보다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이라며 “아이와 함께 평화를 간절히 기원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대학생 이모(24)씨는 “분단의 현장에서 문화행사를 즐긴다는 게 다소 낯설었지만, 같은 달을 본다는 사실이 묘하게 마음을 묶는다”면서 “내년 행사에도 이곳을 찾아 건강과 평화를 기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진 특별공연은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울림을 안겼다. LED 퍼포먼스를 선보인 ‘옵티컬크루’는 현란한 조명과 절도 있는 춤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고, 아카펠라 그룹 ‘엑시트’는 반주 없이 목소리만으로 화음을 쌓아 귀를 홀렸다.

한편, 이날 본 행사에 앞서 전망대 일대는 이른 시간부터 인파의 발길로 붐볐다. 북녘 땅을 눈에 담으려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망원경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북한 땅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전망대 아래 공연장에서는 마술과 클래식 공연이 이어지며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고, 전통놀이 체험장은 종일 활기로 넘쳤다. 특히, 전통놀이 체험장은 윷놀이와 투호,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 재미에 흠뻑 취한 아이들로 좀처럼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았다. 윷가락이 바닥을 칠 때면 “모 나와라”라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제기차기와 투호 등에 나선 아이들은 서투른 몸짓에도 “한번 더”를 외치며 도전을 이어나갔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병수 김포시장도 주민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냈다. 김 시장은 “지난해 애기봉에 40만명이 찾았고, 그 중 5분의 1이 외국인이었다. 올해는 50만명 방문을 기대한다”면서 “정월대보름에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 소원도 빌고 전통도 즐기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올해는 더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포/김연태 기자 kyt@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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