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김포 애기봉 밝힌 ‘만월성원’… 희망과 평화로 물들다

김연태 2026. 2. 2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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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김병수 김포시장이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만월성원’ 행사에서 밝게 떠오른 대형 LED 보름달을 배경으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26.2.28 /김연태 기자 kyt@kyeongin.com


28일 오후 김포 애기봉평화생태공원.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서 분단의 강을 사이에 둔 애기봉에 대형 LED 보름달이 떠오르자, 관광객과 시민들의 얼굴 위로 둥근 미소가 번졌다.

일순간 광장에 모여든 이들은 “와” 하는 탄성과 함께 달의 선명한 모습을 담고자 손에 든 스마트폰을 달에 비췄다. 또 다른 이들은 떠오른 달을 보며 두 손을 모으는가 하면, 말 없이 눈을 감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등 저마다의 소망 꾸러미를 풀어내는 모습도 보였다. 오는 3월 3일 정월대보름을 사흘 앞두고 최북단 애기봉에서 열린 ‘만월성원’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김포시와 김포문화재단이 개최한 ‘만월성원(滿月成願)’은 전통 민속놀이와 LED 달 점등식으로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밝히는 정월대보름 특별문화행사다. ‘달이 차면 소원을 빈다’는 동양의 달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으로, 2024년 첫 개최 이후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28일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만월성원’ 행사에서 LED 빛을 활용한 특별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026.2.28 /김연태 기자 kyt@kyeongin.com


안산에서 애기봉을 찾았다는 박모(45)씨는 “신문 기사나 뉴스 영상으로만 보던 애기봉에 직접 와보니, 분단의 현실이 보다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이라며 “아이와 함께 평화를 간절히 기원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대학생 이모(24)씨는 “분단의 현장에서 문화행사를 즐긴다는 게 다소 낯설었지만, 같은 달을 본다는 사실이 묘하게 마음을 묶는다”면서 “내년 행사에도 이곳을 찾아 건강과 평화를 기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진 특별공연은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울림을 안겼다. LED 퍼포먼스를 선보인 ‘옵티컬크루’는 현란한 조명과 절도 있는 춤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고, 아카펠라 그룹 ‘엑시트’는 반주 없이 목소리만으로 화음을 쌓아 귀를 홀렸다.

28일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행사 ‘만월성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있다. 2026.2.28 /김연태 기자 kyt@kyeongin.com


한편, 이날 본 행사에 앞서 전망대 일대는 이른 시간부터 인파의 발길로 붐볐다. 북녘 땅을 눈에 담으려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망원경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북한 땅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전망대 아래 공연장에서는 마술과 클래식 공연이 이어지며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고, 전통놀이 체험장은 종일 활기로 넘쳤다. 특히, 전통놀이 체험장은 윷놀이와 투호,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 재미에 흠뻑 취한 아이들로 좀처럼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았다. 윷가락이 바닥을 칠 때면 “모 나와라”라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제기차기와 투호 등에 나선 아이들은 서투른 몸짓에도 “한번 더”를 외치며 도전을 이어나갔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병수 김포시장도 주민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냈다. 김 시장은 “지난해 애기봉에 40만명이 찾았고, 그 중 5분의 1이 외국인이었다. 올해는 50만명 방문을 기대한다”면서 “정월대보름에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 소원도 빌고 전통도 즐기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올해는 더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포/김연태 기자 kyt@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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