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흔들린 관광 판… 제주, 이번엔 늦으면 기회 없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6. 2. 2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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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급감 속 한국 117만 ‘월 최대’… 단체 붕괴·소비 재편
3,000만 시대, 준비한 지역만 가져간다
국제선 도착장을 통해 유입되는 외국인 관광 흐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 관광 수요가 이동하는 국면에서 제주 역시 체류·소비 구조 설계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관광은 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재편되고 있습니다.

1월 일본 인바운드 통계가 그 신호를 던졌습니다.

28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359만 7,500명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입니다.

그런데 같은 달 한국인 관광객은 117만 6,000명으로 21.6% 증가하며 월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외국인 가운데 한국인 비중이 크게 확대됐습니다.

총량은 줄었지만 수요는 사라지지 않은 셈입니다.

의존 구조가 흔들리자 수요의 방향이 빠르게 이동한 모습입니다.

이 변화는 일본만의 일이 아닙니다.


■ 중국 의존의 균열… 한국도 이미 겪은 구조 충격


한국은 중국 단체관광 의존 붕괴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최근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 5,340억 원 수준으로, 과거 고점 대비 크게 낮아진 상태입니다. 단체관광과 대량 구매 중심 구조가 흔들린 결과라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옵니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단체버스가 매출을 만들던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가격 경쟁이 아니라 체류 경험 경쟁으로 산업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대량 구매는 줄고 개별 소액 결제가 늘면서 수익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며 “이제는 공간과 콘텐츠가 매출을 좌우한다”고 밝혔습니다.

관광 소비의 무게 중심이 달라졌습니다.

서울 시내 면세점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하는 장면. 신라와 롯데 등 주요 면세업체들은 단체 중심 판매 구조를 재편하며 개별여행객 기반 소비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


■ 신라·롯데 모두 전략 수정… ‘판매’에서 ‘경험’으로

변화는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신라면세점은 K뷰티 체험 프로그램과 공간 리뉴얼을 통해 체류형 소비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단순 판매에서 벗어나 ‘방문 이유’를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롯데면세점 역시 시내 점포 재정비와 문화·콘텐츠 결합 마케팅을 강화하며 개별 관광객 유입에 맞춘 구조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행 동선의 일부가 됐다”며 “체류 시간을 늘리지 못하면 소비도 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면세 산업은 이미 전략을 바꿨습니다.


■ 단체에서 개별로… 일본과 한국이 만나는 지점

일본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배경은 단체 패키지 확대가 아니라 자유여행 수요 증가입니다.

방한시장 역시 개별여행이 중심입니다.

종전 단체관광이 중심을 이루던 시기에는 면세점이 수익을 가져갔습니다.

개별여행 시대에는 생활권 상권과 체험 콘텐츠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로 이동했습니다.
서울은 이 변화를 먼저 흡수했습니다. 명동·성수·강남 등은 외국인 결제가 생활형 소비로 확장된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관광 소비는 ‘상품 구매’에서 ‘도시 경험’으로 이동했습니다.


■ 제주, 외국인 회복… 그러나 구조는 여전히 편중

제주는 외국인 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200만 명을 넘겼고, 그 가운데 상당 비중이 중국 시장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그 구조입니다.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수 증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으면 외부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체류 기간과 1인당 지출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관광 3,000만 시대가 와도 제주 몫은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 “제주만의 체험 동선을 촘촘히 만들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사례는 이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중국 수요가 줄자 전체가 흔들렸습니다. 다변화된 수요가 일부 완충 역할을 했지만 의존 구조의 취약성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관광은 고정시장이 아니라 이동시장입니다.

전통시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카드 결제를 하고 있는 모습. 단체 중심 면세 소비에서 벗어나 생활권 상권으로 소비 흐름이 이동하면서 체류·개별여행 기반의 지역 소비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다.

■ 지금은 ‘관광객 경쟁’이 아니라 ‘구조 경쟁’

핵심은 숫자가 아닙니다.

관광객 수 자체가 아니라, 어디에서 얼마나 소비가 이뤄지느냐입니다.

항공 좌석, 사전 예약형 체험, 로컬 식음·숙박·쇼핑 결제를 하나의 소비 흐름으로 묶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관광·학계 한 관계자는 “개별여행 확산은 지역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구조 준비가 부족하면 수도권 집중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개별여행객은 검색하고 비교하고 경험한 뒤 즉시 결제합니다.

그 동선 안에 제주 콘텐츠가 깊게 자리하지 못하면 체류는 늘어도 소비는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중국 급감세는 일본에서 먼저 나타났습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면세점은 전략을 바꿨습니다.

신라와 롯데 모두 ‘판매 공간’에서 ‘경험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 관광 3,000만 시대… 성패는 설계에 달렸다

관광 소비는 생활권으로 내려왔습니다.

정부는 방한 외국인 3,000만 명 시대를 공식 목표로 내걸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 1,750만 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양적 회복을 넘어 확장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방문객 수 증가는 자동으로 지역 소득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체류 구조와 소비 동선이 설계되지 않으면 관광객은 늘어도 지역 경제 체감도는 따라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관광 3,000만 명은 목표입니다.

하지만 제주의 몫은 자동으로 오지 않습니다.

지금 경쟁은 관광객 수가 아니라 누가 먼저 구조를 설계하느냐입니다.

항공, 체험, 숙박, 로컬 상권 결제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지역이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판은 이미 움직였습니다.

이제 제주의 선택만 남았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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