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쓰레기영상? 오히려 좋다는 이 남자…상위1% 판매왕 ‘크리셀러’의 비결 [더인플루언서]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6. 2. 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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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셀러’ 쓰리백 인터뷰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모두가 인플루언서가 될 순 없다.

팬덤을 거느린 크리에이터를 우리는 인플루언서라고 칭한다. 이들은 팬덤을 기반으로 수익을 다각화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간 <더인플루언서>가 만난 인플루언서 대부분은 최소 3개 이상의 수익원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영상에 붙는 광고 수익과 슈퍼챗(후원금), 광고 협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요즘에는 표면에 보이는 팔로워 숫자보다 크리에이터를 열광적으로 추종하는 ‘찐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와이어드’의 공동 창간자 케빈 켈리(Kevin Kelly)는 진정한 팬을 ‘당신이 만드는 것이 무엇이든지 사주는 사람들’로 정의한 바 있다. 그는 “약 1000명의 열광적인 팬이 있다면, 당신은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올해 인플루언서 씬에서 떠오르는 트렌드는 크리셀러(CreSeller)의 등장이다.

크리셀러는 자신의 취향과 팬덤을 기반으로 직접 상품을 소싱하고 판매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1인셀러를 말한다. ‘커머스 크리에이터’라고도 불린다. 판매(Sell) 행위 자체를 하나의 창작(Creation) 활동으로 보는 관점이다.

최근 숏폼 시장을 장악한 인공지능(AI) 콘텐츠의 범람은 오히려 크리셀러들에게 기회가 되는 모양새다. 시청자들이 사람의 감정과 현장감에 더 큰 효능감을 느끼면서다.

정보의 전달은 AI가 대체할 수 있지만 소비자와 함께 웃고 호흡하며 지갑을 열게 만드는 감정적 교류는 인간을 더 선호하는 셈이다. 이는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무기로 하는 라이브 커머스와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주 <더인플루언서>가 만난 ‘쓰리백’ 백운섭 씨는 라이브 커머스 전문 플랫폼 그립에서 매출 최상위를 기록한 크리셀러다. K커머스의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그를 만나 살아남는 1% 크리셀러의 생존 전략, AI의 공습과 라이브 커머스의 미래 등에 대해 물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크리셀러 ‘쓰리백’ 백운섭 씨. 본인제공
탑 크리셀러의 판매전략은
쓰리백 채널 콘텐츠. 쓰리백 제공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쓰리백’이라는 활동명으로 라이브커머스에서 활동 중인 크리에이터이자, (주)이지텍 대표를 맡고 있는 백운섭입니다.

-20년 넘게 교육, 유통,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체를 운영해왔는데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단골과 직접 소통하며 판매하고 싶은 갈증이 있었어요. 무대가 홈쇼핑이든, 그립이든 결국 중요한 건 사람과의 연결이니까요. 라이브 커머스는 그 자체로 놀이터 같아요. 방송하는 재미에 빠져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플랫폼의 변화를 주도하는 입장에서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야 할 필요성도 느꼈습니다.

-채널의 주 구독자층은 어떤 분들인가요.

=50~60대 여성분들이 메인층이에요. 자녀를 다 키우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분들, 소소하게 즐길 무언가를 찾으시는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이 쓰리백 방송을 보면 하루가 유쾌하다고들 하세요. 제가 방송 중 아재개그나 상황극도 곧잘 하거든요.

-기존의 홈쇼핑 비즈니스와 현재 주력하는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는 문법이 다를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홈쇼핑은 대본 위주, 라이브커머스는 쌍방향 소통입니다. 실시간 댓글 반응과 ‘단골 중심 판매 전략’이 가장 큰 차이죠.

-수익은 어떻게 창출하고 있나요.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한 자체 유통이기 때문에, 작은 마진이어도 총량이 크면 수익이 됩니다.

-디테일한 콘텐츠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우선 고객 니즈 파악부터 해요. 단골들과의 채팅 내용, 요청 상품 등을 바탕으로 테마를 정하죠. 이후 기획안 작성, 연출 포인트 설정, 스크립트는 대부분 제 머릿속에 있고요. 촬영은 대부분 원테이크! 실시간이라 ‘날것’ 그대로가 힘이죠.

-방송 전 루틴이 궁금합니다.

=방송 직전 1시간은 거의 전쟁이에요. 업체랑 막판 가격 협상하고, 구성 조정하고, 팀원이랑 멘트 흐름까지 실시간으로 점검해요. 그때 도파민이 진짜 미쳐서 뿜어져 나옵니다. 대본 같은 건 없고, 바로 현장에서 감으로 승부 보죠.

-라이브에 태울 상품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단 하나, “내가 사서 쓸 수 있나?”입니다. 가격, 품질, 후기, 브랜드 가치 등을 직접 검증합니다.

-팔로워들과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타협하지 않는 원칙이 있나요.

=장난치지 않는다.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는다. 솔직하게 말한다. 이 세 가지를 철칙으로 삼고 있어요. 이걸 지키면 단골님이 먼저 지갑을 여세요.

-판매 방송을 하다 보면 ‘상업성’과 ‘진정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순간이 올 것 같습니다. 팬들이 거부감 없이 상품을 받아들이게 하는 화법이나 태도가 있을까요.

=팔지 않고 ‘추천’한다는 태도가 중요해요. 단골님도 방송 보면서 “저건 내가 사고 싶다”는 느낌이 들어야 하니까요. 억지로 밀어붙이면 거부감이 생깁니다.

크리셀러 ‘쓰리백’으로 활동중인 백운섭 씨. 본인제공
-시청자들을 이탈하지 않고 결제 버튼까지 누르게 만드는 킬러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시청자분들이 ‘보고만 있는 방송’이 아니라, 실제로 지갑을 열고 참여하게 만드는 흐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리는 건 결국 말투와 텐션인 것 같아요. 긴장감 없이, 친구처럼 얘기하는 톤이 중요한 요소죠.

-라이브 방송 유입을 위한 숏폼 제작 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처음 3초에 강하게, 감정이입이 잘 되는 스토리 중심으로 만들어요. 찐단골 후기, 극한 가격, 유쾌한 오프닝 이런 게 중요하죠.

-최근 소비 트렌드가 ‘초저가’ 혹은 ‘프리미엄’으로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커머스 크리에이터는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까요.

=중요한 건 ‘합리성’이에요. 저렴하든 비싸든, 납득 가능한 가치가 있어야 해요. 신뢰와 스토리, 단골과의 유대입니다. 비슷한 제품이 많지만, 누가 파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잖아요.

-알고리즘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성공 요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알고리즘은 노출, 사람은 거래. 결국은 단골의 신뢰와 반복 구매가 핵심이에요. 팬덤과의 관계가 제일 중요합니다.

크리셀러 시장의 미래 전망은
-크리셀러 업계 최전선에 있는데 실제 체감하는 변화의 정도가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콘텐츠 제작자는 유튜브에, 판매자는 쇼핑몰에 각자 자리를 지키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잘 파는 사람이 잘 만드는 사람”이고, “잘 만드는 사람이 잘 팔기도 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죠. 저는 그 접점에서 활동하고 있고, 앞으로 이 크리셀러 시장은 훨씬 더 개인화되고, 민첩하고, 분산화될 것이라 봅니다.

크리셀러는 단순히 ‘혼자 다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콘텐츠를 통해 신뢰를 팔고, 판매를 통해 관계를 다지는 사람이에요. 결국 고객의 지갑을 여는 건, 가격이 아니라 사람이거든요. 팬덤이 구매력이라는 말, 저는 실제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크리셀러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요.

=앞으로 이 시장은 전문 셀러형 크리에이터와, 크리에이터형 셀러가 융합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봅니다. 그중에서도 리얼 라이브, 직접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철저한 고객 대응력이 변화를 이끌 핵심 역량이 될 거고요.

실제로 저는 지금 중국, 베트남, 일본 등에서 글로벌 크리셀러로 확장 중입니다. 단순히 콘텐츠를 번역해서 올리는 게 아니라, 현지 물류·제조사와 협력해 진짜 ‘팔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구조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K콘텐츠+K커머스’가 맞물리는 구조가 훨씬 커질 거라 확신해요.

-앞으로의 시장은 ‘잘 파는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가진 셀러’ 중 누가 주도권을 잡게 될 것으로 봅니까.

=‘콘텐츠 셀러’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잘 말하는 크리에이터보다, 스토리와 상품을 모두 가진 셀러가 훨씬 유리한 구조입니다.

립이 운영중인 커머스 크리에이터 플랫폼 ‘그립’. 그립컴퍼니 홈페이지
-현재 이커머스 트렌드는 유튜브 쇼핑, 틱톡 샵, 인스타그램 릴스 등으로 파편화되고 있습니다. 트래픽이 더 많은 해외 플랫폼 대신 그립을 메인 거점으로 선택하고 집중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유튜브나 틱톡은 노출 중심이고, 알고리즘이 선택해야 나갈 수 있지만, 그립은 단골 중심 구조로 내가 주도권을 갖고 팬덤과 소통하며 상거래를 연결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방송을 보러 오는 순간부터 ‘살 준비가 된’ 상태로 들어오시기 때문에, 전환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실제로 단골들의 반복 구매율도 굉장히 높고요.

-앞으로 플랫폼 전략은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요.

=당연히 멀티 플랫폼 전략은 필수입니다. 저는 그립을 중심으로 단골을 단단히 쌓고, 틱톡과 유튜브는 유입과 확산의 창구로 활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핵심은 어디서 시작하든 결국 우리 단골로 모여야 하니까요. 채널마다 역할을 다르게 가져가되, 중심은 단골입니다.

틱톡 로고. 전세계로 확장 중인 틱톡샵은 미국과 동남아시아에서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4년 유쇼핑 전용 스토어를 국내에 출시한 유튜브. 매경DB·카페24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별로 반응이 다를 텐데, 각 플랫폼을 운영하는 차별화된 노하우가 있나요.

=플랫폼마다 주 타깃과 기대치가 달라요. 틱톡은 오프닝 임팩트가 핵심이고, 인스타는 이미지와 감성, 유튜브는 설명과 스토리텔링을 중시합니다. 같은 상품도 포장 방식을 다르게 가져가야 하죠.

-AI를 활용한 슬롭 영상이 판치면서 팬들은 인플루언서와 직접 소통하는 것에 더 큰 효능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영상이 넘쳐나는 시대엔 진짜 사람이 더 그리워집니다. AI 영상은 정보지만, 라이브는 감정이에요. 팬들은 웃고 울고 소통하는 그 현장감을 원하죠. 그래서 저는 지금도 생방을 고수해요.

-최근 숏폼에서 AI를 활용한 영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적 변화가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줄까요.

=효율은 좋아지겠지만, 차별화는 더 어려워질 겁니다. 결국 사람만의 개성, 리얼함이 더 중요한 시대가 올 거고, 그런 면에서 라이브 기반 크리셀러는 오히려 유리한 포지션에 있다고 봅니다.

-후배 크리에이터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나요. 평범한 주부도 크리셀러가 될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저는 오히려 평범한 분들이 더 좋은 크리셀러가 될 수 있다고 봐요. 이유는 진심이기 때문이에요. 물건을 팔고 싶은 마음, 좋은 걸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용기와 실행력입니다. 처음엔 어색할 수 있어요. 저도 처음엔 카메라 앞이 낯설었거든요. 하지만 시청자와 교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소통의 재미를 알게 되면 그때부터 길이 열립니다.

<황순민 기자의 ‘더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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