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 상권의 밤을 켜다…두손갤러리, 케데헌의 고향-답십리 엔틱 야시장
[스포츠한국 최이도 에디터]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반세기 가까이 한국 고미술의 맥을 지켜온 이곳이 밤의 문화 축제로 새롭게 숨을 쉬기 시작했다. 두손갤러리가 답십리 고미술상가로 이전하며 선보인 문화 프로젝트 〈케데헌의 고향 - 답십리 엔틱 야시장〉이 지난 2월 27일 오후 5시 개막했다. 행사는 28일까지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이어지며, 전통과 동시대 예술이 '놀이'처럼 만나는 특별한 장을 펼쳤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야시장이나 상업 행사를 넘어선다. 두손갤러리 측은 "시간의 축적이 깃든 공간에서 한국적 미감과 수집 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장은 고미술 상권이라는 지역적 정체성 위에 현대적 감각과 공연, 설치, 전시가 더해지며 하나의 도심형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답십리, '도심형 박물관'으로의 가능성
개막식에서 마이크를 잡은 김양수 두손갤러리 대표는 답십리를 "우리가 알든 모르든 문화유산의 보고"라고 표현했다. 15세에 도예가 지순택의 작품을 접하며 고미술에 입문한 그는 서울대 미대 재학 시절 청계천 8가에 골동품 가게를 열 만큼 오랜 세월 고미술과 함께해왔다. 올해로 76세를 맞은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이전 개관이 아닌 '또 다른 챌린지'라고 정의했다.
"40년 동안 묵묵히 이 자리를 지켜온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그동안 밖에서 배운 현대미술의 시각과 경험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답십리가 한국을 대표하고, 나아가 동양과 세계를 향해 열리는 도심형 박물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그는 답십리가 세계적 브랜드 파워를 지닌 공간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고미술 상권이라는 축적된 시간과 수집 문화의 밀도, 그리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맞물린다면 "몇 년 내로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메시지였다.

전통과 동시대의 공존, 공간을 채운 장면들
행사장 내부는 전통 고미술과 현대적 오브제, 동시대 회화 작품이 공존하는 장면으로 채워졌다. 묵직한 옹기와 고가구, 목재 테이블 위에 놓인 도자기와 찻잔은 고미술 특유의 깊은 시간을 전했다. 한편 벽면에는 추상 회화와 설치 작업이 함께 배치되며 과거와 현재의 시선이 교차했다.
특히 한국적 정서를 담은 목가구와 항아리, 불상 오브제가 배치된 공간은 작은 박물관을 연상케 했다. 차를 나누는 테이블과 백색 소파, 유리 상판 아래 블루 컬러가 돋보이는 설치 작품 등은 고미술이 결코 과거에만 머무는 유물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소장'의 문화가 '향유'의 문화로 확장되는 지점이었다.
또 다른 공간에서는 강렬한 색감의 현대 회화와 전통 오브제가 나란히 놓여 이질적이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뤘다. 이는 두손갤러리가 추구하는 방향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전통을 고정된 틀로 보지 않고, 동시대 감각과 유연하게 연결하는 태도다.

웅산의 재즈, 국악과 만나다
개막일 오후 5시, 현장은 음악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이 국악인들과 함께 크로스오버 무대를 선보였다. 붉은 수트를 입은 웅산의 목소리는 재즈 특유의 리듬 위에 한국적 선율을 얹으며 공간을 채웠다. 드럼과 베이스, 기타가 만들어내는 현대적 사운드에 전통 의상을 입은 국악인의 존재가 더해지며 무대는 이 프로젝트의 취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었다.
고미술 상가 한복판에서 울려 퍼진 재즈와 국악의 협연은 단순한 공연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답십리가 과거의 유물 시장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문화 현장임을 선언하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관람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고, 공간은 마치 작은 페스티벌처럼 활기를 띠었다.

'야시장'이라는 형식의 실험
〈답십리 엔틱 야시장〉이라는 이름은 흥미롭다. 전통적 고미술 상권에 '야시장'이라는 형식을 접목한 것은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밤 9시까지 이어진 개장은 일상의 퇴근 시간 이후에도 예술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 조명 아래 놓인 고미술품과 설치 작업은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통 항아리의 표면 질감, 목가구의 결, 도자기의 은은한 광택이 빛을 받아 더욱 또렷하게 드러났다. '시장'이라는 친근한 형식 속에서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작품을 보고, 듣고, 느끼며 시간을 보냈다.

답십리의 미래를 향한 첫걸음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답십리를 새로운 문화 브랜드로 확장하려는 시도의 출발점이다. 김양수 대표는 "여러분들의 따뜻한 성원이 있다면 답십리는 세계적인 도심형 박물관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고미술 상권이 지닌 잠재력을 재해석하고, 전통과 동시대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고미술은 흔히 '과거의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번 〈케데헌의 고향 - 답십리 엔틱 야시장〉은 그것이 현재의 감각과 만나 어떻게 살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답십리라는 장소성, 수십 년간 축적된 상인들의 시간, 그리고 이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려는 기획력이 어우러지며 새로운 문화 지형을 그려가고 있다.
스포츠한국 최이도 에디터 idocho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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