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로봇, 아이들과 춤추고 손하트… 직접 보니 이미 일상 [르포]

홍주연 기자 2026. 2. 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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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I페스티벌, 28일과 3월 1일 DDP에서 열려
"인공지능(AI), 로봇이 발전했다고 해도 산업 현장에만 해당하는 얘기인 줄만 알았죠. 옆에서 같이 걷는 로봇은 물론 아이돌 노래에 맞춰 춤추는 로봇, 솜사탕을 만들어주는 로봇까지 보니 이게 이미 우리 일상 이야기라는 걸 실감했어요."
'서울AI페스티벌 2026'이 열리는 행사장 전경. / 홍주연 기자

6세, 8세 아이를 데리고 행사장을 찾은 한 부모의 말이다. 2월 28일 오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 앞은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의 손을 잡은 가족 단위 방문객, 삼삼오오 몰려온 중고등학생 무리, 휠체어를 탄 노인까지 방문객들로 붐볐다. 성별, 나이도 모두 달랐지만 이들이 향하는 곳은 '서울AI페스티벌 2026'이 열리는 행사장이었다.

서울시와 서울AI재단이 주최한 이번 페스티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2회를 맞았다. 올해는 'AI가 내게 말을 걸었다 – 몸으로 느끼는 일상 속 피지컬 AI'라는 주제 아래,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DDP 아트홀 1관 전체가 9개 존으로 꾸려졌다. 주최 측에 따르면 사전등록자만 7500명으로, 올해는 현장 등록을 포함해 2만명 방문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회 행사 방문객 1만3000명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휴머노이드로봇존'에서 '우치봇'의 공연을 시민들이 구경하고 있다. / 홍주연 기자

"로봇이 내 손을 잡아줬다"… 아이들이 먼저 다가간 휴머노이드존

이번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휴머노이드로봇존'이었다. 국내 휴머노이드 및 웨어러블 로봇 17종이 한자리에 모인 이 공간에서는 AI Worker, NAMY, 엔젤슈트 H10 등 다양한 로봇이 실제 동작을 시연했다. 자율 보행, 물체 정리, 착용 보행 보조는 물론, 솜사탕을 직접 만들어 건네주는 로봇, 관람객 얼굴을 인식해 사진을 찍어주는 로봇까지 다양했다. 기술 설명보다 '경험'에 초점을 맞춘 구성 덕분에 관람객들은 단순히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로봇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었다.
'휴머노이드로봇존'에서 '우치봇'이 공연하는 모습. / 홍주연 기자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국내 기업 마음AI의 소프트웨어로 구동되는 완전 자율형 민첩 로봇 '우치봇'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국내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 우치봇은 아이돌 노래에 맞춰 군무를 선보였다. 리듬에 맞춰 팔을 뻗고 몸을 돌리는 동작에 관람객들이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우치봇'과 한 시민이 사진촬영을 하는 모습. / 홍주연 기자

퍼포먼스가 끝나자 우치봇은 아이들 곁으로 다가왔다. 말을 걸면 대답하고, 손하트를 만들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아이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면 잡아주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아이들도 하나둘 줄을 서기 시작했다. '로봇'이 아니라 '친구'를 만나는 표정이었다.

"AI 시대, 공학에 관심 갖는 학생들이 많아지길"

구독자 120만명의 과학·공학 채널 '긱블'과 협업한 'AI 엉뚱과학존'은 이번 페스티벌에서 아이들이 가장 오래 머문 공간 중 하나였다. 부스는 실제 유튜브 영상에서 인기를 얻었던 콘텐츠로 구성됐다. AI 분리수거 기계, AI 경비로봇, IoT 서버 접속기 등 체험형 전시가 마련됐다. 어른들이 안내판을 읽는 사이, 아이들은 기기를 체험하느라 분주했다.
과학·공학 채널 '긱블'과 협업한 'AI 엉뚱과학존'에 방문한 시민들. / 홍주연 기자
게임 개발자를 꿈꾼다는 7세 아이는 "실제로 보니 너무 신기하고,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놀라움이 아니라 가능성을 보고 있었다. '초통령'으로 불리는 긱블 채널 운영자 수드래곤은 "아이들이 이번 현장 체험을 통해 공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서울AI 골든벨에 참여하고 있다. / 홍주연 기자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참여 프로그램도 이틀간 이어진다. 만 7세~12세 어린이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AI 툴을 활용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AI 백일장·사생대회'가 열리고, 만 10세 미만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로봇 키트를 조립해 미션을 수행하는 'AI 로봇 가족 경진대회'도 운영된다. 개학 전 주말 일정에 맞춰 기획된 덕분에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특히 많았다.
AI와 바둑대결을 하는 모습. / 홍주연 기자

오늘 하루, AI는 말을 걸었다

'AI 기술체험존'과 'AI 라이프쇼룸'에서는 AI 돌봄로봇, 음성인식 스마트글라스, AI 기반 건강 진단 솔루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등 생활 밀착형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단순 시연이 아니라 직접 착용하고 말을 걸고 조작해보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시민들이 디지털센트가 운영하는 'AI 향수 키오스크'를 체험하고 있다. / 홍주연 기자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성인이 발걸음을 멈춘 곳은 디지털센트가 운영하는 'AI 향수 키오스크' 앞이었다. MBTI부터 평소 선호하는 향까지 입력하면 AI가 분석해 나만의 향수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AI가 만들어준 향수를 손에 쥔 관람객들은 "마음에 쏙 드는 결과물이 나와 너무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틀간의 행사는 체험에만 그치지 않는다. 첫날인 28일에는 조남민 엔젤로보틱스 대표가 '피지컬 AI'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고, 3월 1일에는 국내 로봇 기업 대표들의 토론과 수드래곤의 강연이 이어진다.
AI 카메라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가족의 모습. / 홍주연 기자

행사장을 나서는 길, 초등학생 자녀와 방문한 한 부모는 "무료로 진행되는 행사다보니 경험차원으로 방문했는데, 기술의 발전에 놀란 마음을 안고 떠난다"며 "이런 행사가 많아진다면 아이들의 진로 설정에도 큰 도움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은 "AI 기술은 연구실과 산업 현장을 넘어 시민의 일상으로 확산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서울AI재단은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AI 문화를 확산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이 AI를 통해 더 큰 꿈을 꾸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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