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아태 수석 이코노미스트, 한국 경제 반도체·수출 제외 “내수 성장 매우 부진”
고령화·높은 가계 부채 문제로 지적
코로나19 이후 소비 성장률 1~2% 매우 저조 판단
틸튼 “가계 소득뿐 아니라 자본 이득 등 자산가치 상승으로 소비 여력 확보 중요”

한국의 코스피가 6000포인트를 넘어서며 주식시장이 호황을 나타내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도 증가세에 있지만 수출을 제외한 내수가 매우 부진해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골드만삭스 관계자의 우려가 나왔다. 이에 가계가 소득뿐 아니라 자본 이득을 통해 소비 여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28일 CNBC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틸튼은 최근 방송 대담에 나와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골드만삭스 앤드류 틸튼 이코노미스트는 방송 대담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현황 진단과 전망을 통해 한국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영향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부진한 내수가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틸튼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주식시장(코스피)의 빠른 성장에 대해 “미국의 AI 투자 열풍에 힘입은 메모리 사이클 영향으로 한국은 그 투자 물결의 최대 수혜국 가운데 하나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그렇다”며 “우리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한국 시장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기업들이 이끌어온 한국의 경제성장이 올해에도 이어질지에 대해 양극화, 이른바 K-자형 경제 현상이 이이질 것으로 예상했다.
틸튼 이코노미스트는 “이른바 K-자형 경제라고 불리는 양극화 현상을 분명히 보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대만, 중국에서도 AI 관련 투자 수요가 있는 일부 분야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대만의 경우 테크 부문이 전체 GDP 성장을 크게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하지만 동시에 내수는 상대적으로 침체돼 있다. 테크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분야는 테크 부문만큼 강력하지 못하다”며 “이는 정책 입안자들에게도 과제다. 우리는 이 같은 양극화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틸튼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진행자가 한국은 반도체산업과 주식시장을 제외하면 소상공인의 파산이 증가하고 있고 대기업도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가 괜찮은지 묻자 “한국은 인구 구조적 역풍 즉 고령화와 높은 가계부채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일시적 반등을 제외하면 소비 성장률은 1~2%로 매우 저조하다”며 “수출을 제외한 내수 수요 성장이 매우 부진하고 세계적인 테크 및 반도체 부문을 제외하면 잠재성장률 또한 상당히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진행자가 한국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5000을 제기한 것이 내수 부진과 가계 부채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시장 활성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그는 “확실히 자산형성이 부동산에만 쏠리는 것을 막고 다양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가계가 소득뿐 아니라 자산가치 상승(자본이득)을 통해 소비 여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틸튼 이코노미스트는 “그런 측면에서 밸류업 프로그램(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과 효율적인 자본 배분에 대한 강조가 성공한다면 단순히 시장 성과를 넘어 투자 수익률과 전반적인 경제 성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실행력과 지속성이 관건”이라며 “경제 전반적으로는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가계 부문에서는 부진한 내수와 임금 성장 속에서 자본 이득을 통해 구매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