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몇 개야?”…인터넷에 넘쳐나는 AI 쓰레기 영상, 관심 반 우려 반

부석우 기자 2026. 2. 28. 12: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기괴하고 조악한 결과물인 '슬롭(Slop)'이 인터넷 공간에 범람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AI로 대량 생성·복제한 저질 콘텐츠, 이른바 'AI 슬롭'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동시에 교차하고 있다.

미국의 영상 편집 플랫폼 카프윙이 지난달 20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 내 AI 슬롭 채널의 누적 조회수는 630억회에 달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 슬롭 영상, 유머 넘어선 창작권 침해 위기까지… 유튜브, 품질·반복형 콘텐츠 확산 줄이기로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기괴하고 조악한 결과물인 ‘슬롭(Slop)’이 인터넷 공간에 범람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AI로 대량 생성·복제한 저질 콘텐츠, 이른바 ‘AI 슬롭’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동시에 교차하고 있다.

‘슬롭’은 본래 가축 사료용 찌꺼기를 뜻하는 단어였으나, 현재는 스팸 메일처럼 온라인을 뒤덮은 ‘AI 생성 오물’을 비하하는 신조어로 통용된다. 미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2025년 올해의 단어’ 중 하나로 선정할 만큼, 이미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AI 슬롭의 영향력이 가장 돋보이는 분야는 영상 콘텐츠 시장이다. 미국의 영상 편집 플랫폼 카프윙이 지난달 20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 내 AI 슬롭 채널의 누적 조회수는 630억회에 달했다.

이 중 한국은 전 세계에서 AI 슬롭을 가장 많이 보는 국가로 조사됐다. 카프윙이 지난해 11월 국가별 인기 유튜브 채널 상위 100개를 분석한 결과, 한국 기반 AI 슬롭 채널의 누적 조회수는 84억5천만회로 가장 높았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는 AI로 생성한 영상 특유의 ‘불쾌한 골짜기’를 유머 코드로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손가락이 6개 이상이거나 배경이 뭉개진 어설픈 영상들이 쇼츠 플랫폼 등에서 수억 뷰를 기록하며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대학생 이모씨(22)는 “정교한 AI 영상보다 오히려 어딘가 이질적인 AI 영상이 더 웃기고 신선하다”며 “부자연스러움과 기괴함에서 나온 실소를 즐기다보면 오히려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슬롭의 범람’은 실제 창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누구나 기존 작품을 짜깁기해 무한 복제할 수 있게 되며, 창작자의 노력이 들어간 작업물이 알고리즘에서 소외되고 수익원을 잠식당하는 부작용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I 관련 저작권 침해 소송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AI 영상의 손쉬운 제작환경이 저품질·가짜 콘텐츠 양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고령층과 어린아이들이 자극적인 영상과 허위 사실을 사실로 오인하거나, 플랫폼 전체의 공신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은 이미 자체 규제에 앞장섰다. 유튜브는 2024년부터 영상에 AI 생성·합성 여부를 표기하도록 의무화하고, 지난해 7월부터 AI 대량 생산, 반복성이 높거나 저품질 영상에 대해 수익 창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닐 모한 유튜브 CEO는 지난달 22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올해 4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AI 슬롭 대응’을 선정하며 “저품질·반복형 AI 콘텐츠의 확산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AI 콘텐츠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지난 10일 국무총리실은 포털과 플랫폼에 AI로 만든 콘텐츠를 명백히 밝히도록 한 ‘표시 의무제’와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한 제작물은 손해액의 5배를 물리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내년까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문형남 숙명여대 한류국제대학 융합국제학부 교수는 “높은 퀄리티의 영상보다 AI로 쉽게 제작한 영상을 즐기는 문화가 상당 기간 유행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AI 영상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법적인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산업이 위축되지 않는 선에서 고민하며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석우 기자 boo@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