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압류 가상자산 마스터키 노출 논란…경찰 내사 착수

이승원기자 2026. 2. 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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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사진에 지갑 복구용 '니모닉' 노출 논란
PRTG 토큰 400만개, 약 69억원 탈취 주장 제기
"거래 미미해 현금화 어려워" 실질 피해 논쟁도
국세청. 연합뉴스

국세청이 고액 체납자 자산 압류 성과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 지갑의 마스터키를 노출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과는 전날 국세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해당 사건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접수 즉시 내사에 착수했으며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은 국세청이 지난 26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비롯됐다.
가상자산의 마스터키가 노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26일자 국세청 보도자료 일부. 국세청 제공

국세청은 '양도대금·사업소득 은닉, 호화생활 고액체납자 124명 현장수색' 자료를 통해 체납액 총 81억원을 징수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수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은 C씨로부터 가상자산 콜드월렛 USB 4개를 압류했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사진을 첨부했다.

문제는 이 사진에 가상자산 지갑의 마스터키 역할을 하는 '니모닉'이 노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니모닉은 지갑 복구용 암호 문구로 이를 알면 물리적 저장장치 없이도 지갑에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성대 조재우 교수는 27일 엑스(X·옛 트위터)에 "국세청이 공개한 니모닉에서 PRTG 토큰 400만개, 약 480만달러어치(약 69억원)가 탈취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보도자료에 포함된 사진은 해상도가 낮아 니모닉 확인이 어렵고, 일부 언론에 제공된 고해상도 사진을 통해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콜드월렛을 생성할 때 만들어지는 니모닉 코드를 알면 저장장치 없이도 해당 지갑에 접근할 수 있다"며 "니모닉이 공개됐다면 외부에서 가상자산을 편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해 규모를 두고는 다른 분석도 나온다. 문제의 가상자산인 PRTG 토큰은 거래가 거의 없어 사실상 현금화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도 이후 "유출된 코인은 현금화가 어려워 실질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해당 가상자산이 체납자 C씨나 그의 측근이 아닌 제3자에 의해 탈취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최근에도 사정기관이 압수한 가상자산 관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광주지검과 서울 강남경찰서는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비트코인을 보관하던 중 분실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수사가 진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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