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지 붕괴로 위태로운 깃갈이...황제펭귄의 위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펭귄들의 생태와 삶을 매주 전합니다. 귀엽고 익숙한 이미지 뒤에 숨어 있는 진짜 펭귄 이야기, 뉴스펭귄만 들려드릴 수 있는 소식을 차곡차곡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남극 황제펭귄이 해마다 깃을 가는 서식지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줄어들거나 조기에 붕괴한 사실이 위성 관측으로 확인됐다. 번식지가 아닌, 번식 이후 성체가 모든 깃을 갈아입는 시기 서식지를 장기간 추적한 결과다.
영국 남극조사국(British Antarctic Survey) 연구진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서남극 마리버드랜드(Marie Byrd Land) 연안 해빙을 위성으로 분석해 황제펭귄 깃갈이 집단 위치와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ommunications Earth&Environment 최근 1월호에 게재됐다.
황제펭귄은 번식을 마친 뒤 매년 1~2월 사이 약 30~40일 동안 모든 깃을 한 번에 갈아입는다. 이 기간에는 새깃이 충분히 자라 방수 기능을 회복하기 전까지 바다에 들어갈 수 없으며, 먹이 활동도 중단된다. 번식 후 축적한 체지방에 의존해 얼음 위에서 버텨야 한다.
연구진은 이 시기가 성체에 가장 위험한 시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깃갈이가 끝나기 전에 바다에 들어가게 되면 체온 유지에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물속에서의 기동성이 떨어지면서 포식 위험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후위기 관련 황제펭귄 연구는 주로 번식지 붕괴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황제펭귄은 겨울철 안정된 해빙 위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데, 최근 몇 년간 일부 번식지에서 해빙이 조기에 붕괴하면서 새끼가 집단으로 폐사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기존 연구들은 지구가열화와 해빙 감소가 황제펭귄 번식 성공률과 장기 개체군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실제로 기후모델을 활용한 여러 연구는 현재 추세대로 해빙이 줄어들 경우 황제펭귄 개체군이 세기 후반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해 왔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황제펭귄을 멸종위기종으로 보고 있으며, 기후위기를 주요 위협 요인으로 명시하고 있다. 황제펭귄은 해빙 의존도가 매우 높은 종이다.

연구진은 유럽우주국 중해상도 위성과 초고해상도 위성 영상을 비교 분석했으며, 해빙 위에 나타나는 갈색 얼룩을 통해 펭귄 집단을 식별했다.
7년간 분석한 결과, 로스해(Ross Sea) 개체군 상당수가 마리버드랜드 연안 해빙 위에서 깃갈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해에는 200개가 넘는 집단이 관측됐으며, 2023년에는 247개 집단이 확인됐다.

집단 수 변화도 뚜렷했다. 2023년 247개였던 깃갈이 집단은 2024년 67개로 줄었고, 2025년에는 25개 소규모 집단만 확인됐다. 2025년에는 해빙이 다시 넓게 형성됐음에도 이전에 모였던 상당수 개체는 해당 지역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일부는 더 동쪽의 다른 안정된 해빙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체 이동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해빙 감소가 번식 성공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이미 제기돼 왔지만, 깃갈이 단계의 서식지 변화가 성체 생존과 이후 번식 집단 규모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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