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보고 뽑아야 하나”…출신학교 차별방지법에 중소기업은 ‘한숨’

이성관 2026. 2. 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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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업체는 본사와 R&D(연구개발) 시설을 포함해 30명 이상이 근무 중인데, 지원자들의 주요 지표인 학력마저 확인하지 못한다면 '사람농사'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A씨는 "가뜩이나 중소기업은 구인도 어려운 환경인데, 일을 시켜보지 않은 상태에서 그나마 검증 가능한 요소인 학력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적"이라며 "정부는 기업이 신입을 뽑을 때 대체 뭘 보고 뽑으라는 거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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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학교 차별방지법' 개정안 논란
구직자 학력 확인 막힌 중기 '곤혹'
새로운 채용 절차 개발 부담 호소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신중년센터에서 열린 일자리 두드림 구인·구직의 날 행사를 찾은 중장년층 구직자들이 면접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임채운기자

#1. 수원의 한 바이오헬스기기 제조업체 대표 A씨는 직원 채용 시 학력사항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채용절차법 개정안이 발의됐다는 소식에 불안을 떨칠 수 없다.

해당 업체는 본사와 R&D(연구개발) 시설을 포함해 30명 이상이 근무 중인데, 지원자들의 주요 지표인 학력마저 확인하지 못한다면 '사람농사'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A씨는 "가뜩이나 중소기업은 구인도 어려운 환경인데, 일을 시켜보지 않은 상태에서 그나마 검증 가능한 요소인 학력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적"이라며 "정부는 기업이 신입을 뽑을 때 대체 뭘 보고 뽑으라는 거냐"고 말했다.

#2. 안산의 소방장비업체 대표 B씨 역시 마찬가지다. 그간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왔던 공기업이나 대기업과 달리, 구인 노하우조차 없는 상태에서 구직자의 학력을 확인할 수 없게 되면 원하는 직원을 뽑지 못할 확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우려한다.

B씨는 "우리가 명문대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지원자의 성실성 등을 판단함에 있어 학력은 간접적인 기준"이라며 "중소기업이 사람 뽑을 일이 얼마나 많다고 이렇게 곤혹을 치르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른바 '출신학교 차별방지법'으로 불리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의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발의된 가운데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은 채용에 제약이 생길 것이라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28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내 중소기업들은 해당 법 통과시 새로운 채용절차를 개발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상시 근무자 30인 이상 업체가 직원을 모집할 때 신체적 조건이나 출신지, 혼인 여부, 재산 등 직무와 관련 없는 정보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해당 규정에 학력과 출신학교, 신앙 등을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많은 중소기업이 학력을 일종의 간접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현실적이지 못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상언 중소기업융합경기연합회장은 "학력을 보지 말라는 얘기는 결국 관상을 보고 뽑으라는 얘기 아니냐"면서 "고용 유연성이 일절 없는 상황에서 기업이 지원자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줄어드는 것은 오히려 기업이 리스크를 피하고자 비정규직, 계약직이 늘어나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재단법인 교육의봄이 지난달 20일 개최한 '출신학교 채용 차별방지법 추진 국민대회'에 참여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주무부처장으로서 해당 법 통과를 지지하며 "소년공 대통령이 국민에게 드리는 선물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성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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