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때 만난 인생영화...결국 박정민은 고려대 그만두고 한예종에서 연기 배웠다

라제기 2026. 2. 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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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은 장편데뷔작인 '파수꾼'(2011)에서 고교생 연기를 하며 주목을 받았다. CJ ENM 제공
당신이 잘 몰랐던 배우 박정민<1>

배우 박정민의 이름을 세상에 처음 알린 건 독립영화 ‘파수꾼’(2011)이다. 세 고교생의 우정과 갈등이 빚어낸 파국을 그려 화제를 모았다. 독립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2만 명 가량이 봤다. 독립영화 흥행 성공 기준이 관객 1만 명이던 시절이었다. 완성도 역시 높게 평가됐다. 첫 공개된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신인 감독 작품을 대상으로 한 뉴커런츠상을 수상했다.

‘파수꾼’의 주연배우들은 영화계가 주목해야 할 신인으로 도약했다. 이제훈과 박정민이 특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제훈은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신인남우상을 받았다.

박정민은 첫 장편영화인 ‘파수꾼’으로 소속사가 생겼다. 세군데 정도 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그는 소속사를 확정하기 위해 ‘파수꾼’ 투자배급사 관계자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관계자는 샘컴퍼니 간부를 소개해줬다. 샘컴퍼니 간부는 박정민을 만나 이런저런 조언을 하고 얼마 후 전화를 했다. 배우 황정민이 ‘파수꾼’을 보고 박정민의 연기를 무척 마음에 들어한다고. 의향이 있으면 샘컴퍼니에 합류하는 건 어떠냐고. 샘컴퍼니는 배우 황정민과 그의 아내 김미혜씨가 2010년 설립한 회사다. 신생이라고 하나 황정민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를 무시할 수 없었다.

박정민(오른쪽)은 '파수꾼'으로 이제훈(왼쪽)과 함께 한국 영화계가 주목하는 신인배우로 도약했다. CJ ENM 제공

박정민은 “일주일 안에 답해달라”는 통보성 시한 설정에 마음이 끌리기도 했다. 마음 정하면 언제든 연락하라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단호한 느낌이 있었다. 박정민은 큰 고민 없이 샘컴퍼니를 택했다. 박정민은 샘컴퍼니에서 빠르게 성장해 갔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배우가 됐다.

하지만 배우가 되기 전 박정민은 고등학교 시절 내내 영화감독을 꿈꿨다. 부모님은 반대했다. 방송PD를 한다고 했을 때는 해보라고 했던 분들이었다. 영화감독은 미래가 불확실하고 금전적으로 불안정한 일이니 부모로서는 두 손들어 찬성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엇비슷한 영상 분야 직업이라 해도 방송PD는 월급쟁이라 안정적인 삶이 어느 정도 가능하니까.

박정민의 부모는 반대로 일관하면 아들이 제풀에 꺾여 감독의 길을 포기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박정민은 고교 3년 내내 꿈을 버리지 않았다. 박정민은 절대로 '부모님에게 지지 않으리라'고 다짐하고 다짐했다.


고려대 진학 후 바로 재수의 길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속 배우 조현철. 박정민과 고교 동창인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입시를 박정민과 함께 준비했다. 박정민은 조현철의 감독 데뷔작인 '너와 나'(2023)에 출연하기도 했다. 쇼박스 제공

박정민은 고교 3학년 때인 2004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영상원 영화과에 지원했다. 영화감독이 되려면 어느 학교 어느 과에 가야 하는지 알아본 후 택한 학교였다. 한예종은 여느 대학보다 이른 2학기 초반에 입시 일정이 시작됐다. 박정민은 고교(충남 공주시 한일고) 동기 조현철(배우 겸 감독으로 활동 중)과 함께 입시 준비를 했다. 그 전까지 잘 모르던 사이였던 박정민과 조현철은 영화과 입시라는 공통의 목표를 두고 의기투합했다. 씨네21과 키노 등 영화전문지를 교재 삼아 야심차게 도전한 입시였으나 둘 다 낙방의 쓴맛을 봐야했다.

남은 입시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박정민은 고려대 문과대, 조현철은 서강대 국제인문학부에 각각 합격해 2005년 입학했다. 대학생이 됐다고 하나 영화감독의 꿈은 외면할 수 없었다. 박정민과 조현철은 학교 수업은 멀리 하고 재수 준비에 들어갔다. 당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 위치했던 한국영상자료원이 그들에게는 ‘입시학원’이었다. 고전영화 비디오를 보며 공부를 거듭했다. 2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박정민과 조현철은 한예종 영화과에 나란히 합격했다.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게 된 후 박정민은 자신에게 감독의 꿈을 처음 심어준 이는 누구인가 돌아보게 됐다.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나 감사 인사와 더불어 안부를 묻고 싶어 ‘은인’에게 어렵사리 연락했다. 배우 박원상이었다.

배우 박원상이 2012년 11월 영화 '남영동1985'의 개봉을 앞두고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정민과 박원상의 첫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박정민은 2001년 중학교 3학년 때 친구네 별장에 놀러갔다. 강원 인제군 별장에는 친구 아버지의 지인과 주변사람들이 와 있었다. 이상우 연출가와 극단 차이무 단원들이었다. 박정민은 단원들과 어울리다 박원상과 대화를 나눴다. 연기를 한다고 하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무명배우였다(당시에는 몰랐지만 배우 이성민도 자리에 함께 있었다). 박정민이 본 적도 없는데 무슨 배우냐고 슬쩍 놀리자 박원상은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곧 개봉하니 꼭 보라는 당부를 했다.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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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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