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서 끝나도 끝이 아니다”…‘소송지옥’ 나락으로

김대성 2026. 2. 2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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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 판결이 나도 다시 헌법재판소로 가고, 동시에 판사를 형사 고소한다면 소송은 끝이 없습니다."

재판소원제가 도입되면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에도 당사자가 다시 헌법재판소에 판단을 구할 수 있다.

한 지원장급 판사는 "대법원 확정 판결에 불복해 재판소원을 제기하고, 동시에 판결에 관여한 판사를 법왜곡죄로 고소·고발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며 "사건 하나가 여러 갈래로 뻗어가며 사실상 무한 소송 구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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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법왜곡죄 동시 도입 땐 4심제 현실화…“무한 법정 공방” 우려
법원행정 최고책임자 사의 표명
박영재 법원 행정처장(사진=연합뉴스)


“확정 판결이 나도 다시 헌법재판소로 가고, 동시에 판사를 형사 고소한다면… 소송은 끝이 없습니다.”

여당이 이른바 ‘사법3법’ 강행 처리를 예고하자 법원 안팎에서 터져 나온 말이다. 핵심은 단 하나, ‘소송지옥’이다. 대법원 판결로도 분쟁이 종결되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이 같은 우려 속에 대법관이자 법원행정 최고책임자인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27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여당의 입법 강행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취임 42일 만이다.

“4심제로 가는 길”…사법 체계 근간 흔들리나


쟁점은 재판소원제다. 재판소원제가 도입되면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에도 당사자가 다시 헌법재판소에 판단을 구할 수 있다. 사실상 3심제가 4심제로 바뀌는 셈이다.

박 처장은 앞서 “재판소원은 4심제로 가는 길이고, 국민을 소송 지옥에 빠뜨릴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입장문에서도 “사법제도 개편 논의가 국민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대법원에서 졌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확정력’의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판소원 + 법왜곡죄…끝없는 고소·고발


더 큰 문제는 법왜곡죄다. 판사나 검사가 고의로 법을 왜곡해 판결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형사 처벌하는 내용이다.

두 제도가 맞물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 지원장급 판사는 “대법원 확정 판결에 불복해 재판소원을 제기하고, 동시에 판결에 관여한 판사를 법왜곡죄로 고소·고발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며 “사건 하나가 여러 갈래로 뻗어가며 사실상 무한 소송 구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만약 헌재가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경우, 파기 환송 절차와 재심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도 명확하지 않다. 법적 위계와 권한 충돌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다.

법관 위축·재판 지연 현실화되나


법원 안팎에서는 또 다른 우려도 제기된다. 판결 하나하나가 형사 고소 위험에 노출된다면 법관의 독립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감한 사건일수록 판결을 내리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건 적체와 재판 지연 역시 불 보듯 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대법원과 헌재 모두 사건이 적체된 상황에서 재판소원까지 더해지면 국민의 권리 구제 속도는 오히려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법부 공개 반기…입법 강행 땐 정면 충돌


이날 출근길에 선 조희대 대법원장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은 관련 질문에 말을 아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장의 사의 표명은 사법부 수뇌부가 사실상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사법 개편이 국민 권리 보호를 넓히는 방향으로 작동할지, 아니면 ‘끝나지 않는 소송’의 문을 여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입법 설계에 달려 있다.

김대성 기자 kds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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