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카메라 이후의 미술 그리고 골프

방민준 2026. 2. 2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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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술은 끝났다."

카메라는 미술의 종말이 아니라 미술 진화의 촉매였다.

마치 카메라 이전의 미술처럼, '있는 그대로 닮게 치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카메라 이후의 미술이 예술가의 시선을 존중했듯, 앞으로의 골프는 골퍼의 몸, 성격, 리듬, 경험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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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칼럼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한 갤러리가 전시장에서 휴대폰으로 작품을 촬여하는 모습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이제 미술은 끝났다."



19세기 초 카메라가 등장했을 때 많은 이들이 말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간의 손보다 더 정확하게 재현하는 기계가 나타났으니 화가의 역할은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미술은 재현의 의무에서 해방되었다. 사실을 닮게 그리는 일은 카메라에 맡기고, 화가는 보는 방식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실을 닮게 그리는 대신 빛이 흔들리는 순간을 포착했고, 대상을 해체하고 재구성했으며, 감정 무의식 시간의 흐름까지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미술은 재현에서 해방되며 표현의 세계로 진입했다. 카메라는 미술의 종말이 아니라 미술 진화의 촉매였다.



인상주의는 빛을, 입체주의는 구조를, 표현주의는 감정을, 추상미술은 세계의 본질을 탐구했다. 미술은 종말이 아니라 폭발했다.



 



골프도 지금 비슷한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정답 스윙'을 찾아 헤맸다. 교과서 같은 백스윙, 이상적인 임팩트, 복제 가능한 루틴을 꿈꾸며. 



유튜브와 슬로모션 영상은 모든 골퍼를 하나의 틀로 밀어 넣는다. 마치 카메라 이전의 미술처럼, '있는 그대로 닮게 치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정말 그게 골프의 완성일까?



투어를 보면 이미 답은 나와 있다. 짐 퓨릭의 스윙은 교과서와 거리가 멀다. 콜린 모리카와의 리듬은 조용하고, 존 람의 백스윙은 짧고 거칠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자기만의 언어로 공을 친다.



 



중요한 것은 스윙의 모양이 아니라 스윙이 말하는 내용이다. 어떤 스윙은 침착하고, 어떤 스윙은 공격적이다. 어떤 루틴은 명상 같고, 어떤 타법은 즉흥 연주에 가깝다.



골프도 이제 '어떻게 닮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나답게 칠 것인가'를 묻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카메라 이후의 미술이 예술가의 시선을 존중했듯, 앞으로의 골프는 골퍼의 몸, 성격, 리듬, 경험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빛을 발할 것이다.



 



정답을 가르치는 골프가 아니라 해석을 허락하는 골프, 교정의 언어보다 탐색의 언어가 많은 골프를 찾을 것이다. 



그런 골프에서는 스윙도 하나의 작품이 된다. 루틴은 서명이 되고, 라운드는 한 편의 이야기로 남는다. 



 



카메라는 미술을 끝내지 않았다. 미술을 더 깊게, 더 자유롭게 만들었다.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우리는 더 인간적인 골프를 갈망하게 될 것이다. 획일화의 시대를 지나 각자의 개성있는 골퍼가 존중받을 것이다.



 



그때 비로소 이런 찬사가 가능해진다. "폼은 다르지만, 저 사람의 골프에는 분명한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그 말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찬사가 아닌가. 아마 그것이 골프가 도달할 다음 장면일 것이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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