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를 넘어 웰빙으로”…스포츠 트라우마 국제 심포지엄, ‘잘 이기는 것(Win-well)’ 화두

김세훈 기자 2026. 2. 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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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트라우마와 선수 웰빙(Sport Trauma and Athlete Wellbeing)’ 국제 심포지엄 장면

대한민국 스포츠 정책의 무게추를 ‘성과 중심’에서 ‘선수 웰빙(Well-being)’으로 옮기려는 국제적 논의가 서울 한복판에서 펼쳐졌다. 강원대학교 중독과 트라우마 회복연구소와 민형배 국회의원실 등이 마련한 ‘스포츠 트라우마와 선수 웰빙(Sport Trauma and Athlete Wellbeing)’ 국제 심포지엄이 지난 26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1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기조강연에 나선 킴 부이 IOC 선수위원은 선수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스포츠 거버넌스의 변화를 짚었다. 그는 “선수들이 겪는 신체적·정신적 외상은 더 이상 개인의 영역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 거버넌스 차원의 핵심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선수는 압박받아서 강해지는 존재가 아니라 보호받을 때 더 강해진다”며 선수 보호 중심 정책 전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스포츠 트라우마와 선수 웰빙(Sport Trauma and Athlete Wellbeing)’ 국제 심포지엄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혜선 강원대학교 중독과 트라우마 회복연구소장은 한국 엘리트 스포츠 환경에 적합한 ‘스포츠 트라우마’ 개념 정립과 측정 도구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형 스포츠 트라우마 척도를 개발해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제도적 보호로 연결하는 것이 첫걸음”이라며 “연구 과정에서 구조적 폐쇄성과 한계를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새로운 관점이 현장과 학계에서 수용되기까지 상당한 저항이 존재한다”며 유연한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로즈마리 퍼셀 멜버른대 교수는 국제 사례를 통해 ‘트라우마-인폼드(Trauma-Informed) 시스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퍼셀 교수는 “엘리트 스포츠의 글로벌 패러다임은 이미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며 “트라우마에 기반한 조직 운영 체계를 내재화하는 것이 선수의 웰빙과 지속 가능한 성과를 동시에 달성하는 열쇠”라고 밝혔다.

스포츠 트라우마 국제 심포지엄 자료집

그는 파괴적 코칭 문화, 과도한 훈련과 부상 방치, 비정상적 성과 요구를 “스포츠 환경의 암적 요인”으로 규정했다. 특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승리는 결국 트라우마를 남긴다”며 “소속감과 환경과의 연결성 속에서 얻는 승리, 즉 ‘잘 이기는 것(Win-well)’이야말로 미래 스포츠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민형배 국회의원은 “‘스포츠 트라우마’는 승리지상주의 시스템이 낳은 구조적 질병”이라며 “국회가 앞장서 이를 국가 핵심 의제로 공식화하고, 실질적 선수 보호 입법과 치유 시스템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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