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어떻게 국방 '천조국'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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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天朝國). 조선이 명나라를 추켜세운 이 말은 이제 천문학적 예산에 기반한 미국의 압도적 국방력을 일컫는 말(千兆國)이 됐다.
미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9,010억 달러(약 1,334조 원). 전 세계 국방비의 40%로, 2위 중국과의 격차는 3배 이상이다.
워싱턴 싱크탱크 '퀸시책임국정연구소' 연구원들이 쓴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는 2차 세계대전 후 군산복합체의 탄생과 현재까지의 성장 과정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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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D 하딩, 벤 프리먼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크리스토퍼 키르히호프, 라지 샤 '실리콘밸리와 펜타곤의 비밀 전략실 유닛 X'

천조국(天朝國). 조선이 명나라를 추켜세운 이 말은 이제 천문학적 예산에 기반한 미국의 압도적 국방력을 일컫는 말(千兆國)이 됐다. 미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9,010억 달러(약 1,334조 원). 전 세계 국방비의 40%로, 2위 중국과의 격차는 3배 이상이다. 107개국에 수출되는 '미제' 무기는 세계 무기 시장의 43%를 차지한다.
천조국 미국의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ex) 탄생 과정과 변화상을 짚은 신작 두 권이 국내에 출간됐다.
워싱턴 싱크탱크 '퀸시책임국정연구소' 연구원들이 쓴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는 2차 세계대전 후 군산복합체의 탄생과 현재까지의 성장 과정을 다룬다. 군산복합체란 말을 처음 언급한 이는 장군 출신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 그는 퇴임하기 사흘 전인 1961년 1월 17일, 2차 대전 후 "거대한 군사 체제와 방대한 군수산업의 결합"을 "미국 역사상 새로운 경험"으로 평가하며 "그 총체적 영향은 모든 도시, 모든 주 의사당, 모든 연방정부 사무실에 스며들어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군수산업은 미소 냉전으로 인한 군비경쟁으로 규모를 키웠고, 1990년대 냉전이 종식되자 ①미국 내 일자리 창출 ②중동, 북한 같은 새로운 방식의 위기(테러)를 명분으로 재편된다. 방법은 정부 지원을 통한 합병. 51개였던 방산기업은 록히드마틴, 레이시온(RTX), 보잉, 제너럴 다이내믹스, 노스럽 그러먼 5개로 줄고 "결과적으로 군수업체들에 더 큰 협상력을 안겨주었다".

저자들은 미국이 안보만을 이유로 전쟁을 지속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의회와 로비, 관료와 기업을 잇는 '회전문', 돈을 받는 싱크탱크, 군에 협조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까지 연결된 네트워크가 전쟁을 '정상 상태'로 만든다는 주장이다.
방산업체들은 2024년에만 로비에 1억4,800만 달러를 쓰고 900명 넘는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로비는 정치 후원금에서 끝나지 않는다. 저연차 젊은 의원 보좌관들이 담당 의원 지역구에 맞춤한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와 조언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방산업체들은 워싱턴 정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회전문 인사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렇게 9·11 테러 후 '빅5' 방산업체가 국방부 계약으로 챙긴 이득은 2조1,000억 달러에 달한다. 최근에는 팔란티어·스페이스X·안두릴 같은 신흥 방위기술 기업이 인공지능(AI)·무인체계 등을 앞세워 전통 방산업체와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도 담겼다.
또 다른 신간 '실리콘밸리와 펜타곤의 비밀 전략실 유닛X'는 미국 정부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국방 시스템 재설계 과정을 추적한다. 애시 카터 전 국방장관이 만든 유닛X는 기술 기업이 전장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게 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전쟁 중 끊어진 통신망을 복구했고, AI는 위성 영상을 분석해 타격 지점을 식별하며, 데이터 분석 기업은 실시간 전투 정보를 종합해 '적의 다음 움직임'을 예측하는 전쟁의 두뇌 역할을 수행한다. 팔란티어와 안두릴, 세일드론 같은 방산 유니콘 기업의 탄생 과정은 전쟁이 군사 영역을 넘어 기술과 자본이 결합한 거대 산업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책은 내용만큼이나 출간 배경을 알고 읽어야 맥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앞 책 저자들이 소속된 퀸시책임국정연구소는 거물 투자자 조지 소로스와 석유 재벌 코크 가문의 후원을 받는 기구로 규제 등 정부 간섭의 최소화를 주장해왔다. 뒤 책 저자들은 유닛X 출신으로, 이들은 이 비밀조직이 "관료주의의 벽을 넘으며" 미국 국방 생태계를 재설계한 실험장이었다고 자평한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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