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선택은 추가 징계 아닌 수뇌부 징계…선수단에 던진 구단의 메시지, 실효성은 의문[스경X이슈]

롯데가 의외의 선택을 내렸다. 롯데가 스프링캠프 도중 도박장에 출입해 물의를 빚은 소속 선수 4명에 대해 추가 징계가 아닌, 구단 고위층이 징계를 받는 결론을 내렸다.
롯데는 27일 “선수단의 일탈로 인해 실망하셨을 팬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23일 KBO 상벌위원회가 김동혁에게 50경기, 고승민, 나승엽, 김세민에게는 각각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서 “상벌위 결과를 존중하며 이를 충실히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개인 일탈에 의해 발생한 사안이지만, 구단도 전지훈련지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이강훈 대표이사, 박준혁 단장에게 중징계 조치와 함께 담당 프런트 매니저들에게도 징계 처분을 내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팬 분들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 재정비를 통해 재발을 방지하겠다. 선수단 운영을 포함해 컴플라이언스 교육 등 모든 부문에서 미흡한 점이 없었는지 돌아보고 부족했던 부분을 강화하겠다”며 “2026시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팬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롯데는 4명의 선수의 일탈 행동이 확인 된 뒤 귀국 조치를 하고 “상벌위원회의 결과에 따라 구단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리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조치가 다른 쪽으로 향했다.
구단 관계자는 “KBO에서 나온 징계에 추가로 징계를 내리는 것 보다는 책임에 통감하면서 선수들에게 1차적 처벌은 물론 간접적으로 추가 의미를 전달한다는 의미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준혁 단장이 먼저 ‘책임을 지겠다’라고 의사를 전했고 대표도 함께 징계를 받기로 했다. 징계 수위는 구단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로서는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해볼 수밖에 없었다. 스프링캠프에서 팀 분위기를 망치고 일탈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중징계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전력 유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애매한 징계를 줄 경우에는 또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었다. 때문에 본보기로 고위층까지 징계를 받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남긴다. 대표이사와 단장의 징계는 ‘중징계’라고만 표현됐고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다. 숫자로 보여지는 징계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단에도 자극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의미에서 내려진 징계가 선수들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코칭스태프가 아닌, 담당 프런트 매니저들에게만 국한되었다는 점에서도 의구심을 키운다.
게다가 이 사안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다. KBO 상벌위는 김동혁이 해당 도박장에 3회 방문, 나머지 선수들은 1회 방문이라는 점을 확인한 뒤 이같은 징계를 결정했다.
앞서 김동혁은 도박장에서 경품으로 받은 스마트폰을 들고 업장 직원과 ‘인증샷’을 찍은 모습이 포착됐다. 대만 현지 언론에서는 해당 업장의 포인트를 쌓아야 추첨할 수 있다고 보도해 이번 출입이 처음이 아닌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또한 지난해에도 해당 도박장을 출입한 롯데 선수가 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이같은 내용으로 부산 경찰청에는 고발장까지 접수가 됐다.
때문에 KBO는 “추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제재가 부과될 수 있다”고도 전하며 추가 징계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만약 경찰 조사에서 추가로 나오는 사안이 생기게 된다면 구단 수뇌부가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한 의미가 없어진다.
일단 롯데는 이번 징계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하려는 모양새다. 구단으로서는 재발 방지를 향한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정말로 선수단에 울림을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지켜볼 일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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