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수비수, 대담한 포지션 변경 승부수로 증명 시작…차승재 '제2의 이영표' 위해 새출발

이성필 기자 2026. 2. 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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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 측면 수비수 차승재. ⓒ경희대학교 축구 프런트 제공
▲ 경희대학교 측면 수비수 차승재. ⓒ한국대학축구연맹

우승에는 이르지 못했어도 가능성을 확인한 경희대다.

경희대는 지난 24일 경남 통영에서 열렸던 제62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 결승전에서 연세대에 1-3으로 패하며 아쉽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래도 경희대학교의 준우승 여정은 대단했다. 늘 ‘도전’이라는 단어가 붙어 동행했다. 이 중심에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왼쪽 측면 수비수를 맡아 풀타임을 차승재가 있었다.

차승재는 한산대첩기를 기점으로 왼쪽 측면 수비수로 변신했다. 대회 내내 공수를 오가며 빠른 발과 과감한 오버래핑, 날카로운 크로스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왼쪽 측면 공격수였던 그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이었지만, 물러서지 않았고 오히려 새로운 자리에서 스스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지역 라이벌인 아주대와의 4강에서는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안정적인 수비 전환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장면을 만들었다. 처음 맡은 자리에서 믿기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준 것이다.

마치 공격수로 성장하다가 대학 시절 은사의 권유로 측면 수비수로 변신해 대박이 난 '초롱이' 이영표의 시작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영표처럼 포지션을 바꿔 성공한 사례는 꽤 있고 국가대표로 태극마크까지 달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는 “주로 측면 수비수를 보면서 빡빡한 수비와 안정적인 빌드업으로 경기를 운영하려고 하고 있고, 그게 제 장점인 것 같다”라며 자기 홍보에 나섰다. 화려함보다는 균형, 과감함보다는 안정. 이번 대회에서의 역할 변화 속에서도 그 틀은 흔들리지 않았다.

경희대는 예선에서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첫 경기였던 인천대전에서 4-2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차승재는 “첫 경기는 항상 어려운데 상대가 인천대라 더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골이 터지면서 경기 양상이 좋게 흘러가서 다행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이른 득점이 팀의 긴장을 풀어줌과 동시에, 낯선 포지션을 소화해야 했던 차승재에게도 안정감을 준 것이다.

그러나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전술적 적응’을 꼽았다. 그는 “대회 기간 전술적으로 낯선 포지션에 있었는데, 경기를 풀어나가는 부분이 매끄럽지 못해 심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도망치지 않았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 운영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자신의 색도 서서히 입혀졌다.

▲ 경희대는 한산대첩기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대학축구연맹

가장 힘든 경기는 결승전이었다. 그날 중부, 남부 지역에는 비 또는 눈이 내렸다. 해안 도시의 통영이라 비가 많이 내렸고, 거친 그라운드 상태까지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경기였다. 차승재도 “비가 내리면서 경기를 치르기 불편했고, 날씨도 너무 추워 경기력을 보여주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 경기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 생겨 어려웠던 것 같다”라고 되짚었다.

결승전 경기 내용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평가한 그는 “날씨라는 변수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하기 어려웠다. 아쉽긴 했지만, 주어진 상황 속에서 경기를 운영하는 부분에서는 연세대 선수들이 좀 더 냉정하고 침착하게 잘 풀어나갔다고 생각한다”라며 퇴장 변수에 따른 '수적 열세'라는 조건은 문제가 될 것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최선참인 4학년으로 취업도 고민해야 하는 차승재다. 최근 대학 축구 경향이 1학년, 2학년만 마치고 프로로 가는 경우가 잦아져 머리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물론 4학년을 마치고도 실력이 좋으면 프로로 갈 수 있다.

고학년이라 놀랍다는 그는 “벌써 4학년이라는 부분이 실감이 나지 않지만, 마지막 대학 무대를 저의 무대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나서고 있다, 취업이라는 목표도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축구 선수로서의 미래와 이후의 삶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기, 그래서 차승재에게 이번 시즌은 더욱 간절하다.

팀 내 4학년 동기들과의 소통도 그에게 큰 힘이 된다. 차승재는 “항상 같이 밥을 먹으면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나 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라며 함께 극복 중임을 알렸다.

축구 인생에 경희대는 중요하고 자부심이 있는 팀이다. 그는 “경희대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 프로 스카우트, 관계자분들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경기장에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주목받는 경기력이 취업률 증가로 이어지기를 바랐다.

왼쪽 측면 수비수라는 낯선 자리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차승재, 준우승이라는 결과 뒤에는 도전과 적응, 그리고 성장의 시간이 있었다. 낯선 자리에서 시작된 도전은 끝이 아니다. 오히려, 더 넓은 무대를 향한 새로운 출발점일지도 모른다.

(한국대학축구연맹 프레스센터 3기 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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