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로또 명당’만 북적… 모바일 판매가 키운 ‘복권방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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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 로또를 판매하면서 손님이 뚝 떨어졌어요.
서울 대학가에서 복권 판매점을 운영하는 권모(50)씨는 "모바일 판매 이후 로또를 사는 20~30대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집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데 나 같아도 직접 복권방에 안 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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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 로또를 판매하면서 손님이 뚝 떨어졌어요. 로또 명당이라고 불리는 곳들은 여전히 손님이 많은데 우리같이 작게 하는 곳은 더 먹기 살기 힘들어졌어요.
서울 용산구에서 복권 판매점을 운영하는 조모(57)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달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손님이 줄면서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조씨는 “올해 2월 1일부터 23일까지 판매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니 20%가량 줄었다”며 “장사 규모가 작은 점포는 타격이 더 크다”고 했다.
정부가 연금복권에 이어 로또도 모바일 판매를 시범 도입하면서 동네 복권 판매점 점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복권 당첨자가 자주 나오는 이른바 ‘로또 명당’은 큰 영향이 없지만, 소액 구매 손님이 많은 영세 점포들은 당장 매출에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로또도 모바일 시대… 명당만 ‘북적’
28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예산처 복권위원회는 로또 모바일 판매 도입을 결정하고 지난 9일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그동안 로또는 복권 판매점을 방문하거나 PC로 웹사이트에 접속해 구매할 수 있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모바일 판매가 시작되면서 기존에 판매점을 찾던 손님의 발길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대학가에서 복권 판매점을 운영하는 권모(50)씨는 “모바일 판매 이후 로또를 사는 20~30대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집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데 나 같아도 직접 복권방에 안 갈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명당’으로 불리는 판매점에서는 여전히 구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판매가 시작되면서 판매점 간 양극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한 로또 구입자는 “당첨자가 자주 나온다는 곳에서 사야 기운이 좋을 것 같아 일부러 노원이나 영등포 등 명당을 찾는다”며 “모바일은 1회 5000원 한도지만, 판매점에서는 최대 1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어 오프라인이 낫다”고 말했다.
로또 사업을 대행하는 동행복권은 모바일 판매 도입과 함께 판매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구매는 평일(월요일 오전 6시~금요일 밤 12시)에만 가능하며, 1회 구매 한도는 5000원으로 제한했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과거 PC로 복권을 판매하기 시작한 뒤에도 점주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모바일 판매도 잘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복권방 점주들 “생계 위협... 정책 변화 논의해야”
일부 점주들은 모바일 판매가 복권 판매 허가제의 취지와 배치된다고 주장한다.
복권 판매 허가(판매인 신청)는 매년 3~4월쯤 동행복권 홈페이지를 통해 신규 모집 공고가 난다. 모집 인원의 90%가 장애인, 국가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등 ‘우선 계약 대상자’에게 배정되고 나머지 10%는 ‘차상위계층’에게 배정된다.
모바일 판매로 복권방의 수익이 줄면 사회 취약 계층의 생계 안정을 돕겠다는 정책 목적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복권방을 하는 김모(60)씨는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일해도 인건비도 안 나오는데, 모바일 판매로 수입이 더 줄까 걱정”이라고 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점주들과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사행성 조장 우려를 이유로 비대면 판매를 제한해 오다가 모바일 판매를 허용한 것은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인천 서구에서 복권 판매점을 운영하는 오모(61)씨는 “모바일 판매 시행을 사전에 안내받지 못했다”며 “정책 변화를 추진할 때는 현장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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