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 ‘주식·채권·펀드’ 보유 4680만원 늘 때 하위 20%는 268만원 늘어[경제뭔데]

김지환 기자 2026. 2. 28. 06: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가 상승 혜택, 고소득층에 쏠려
“주식 양도차익 과세 정상화해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앞줄 왼쪽부터) 등 증권업계 기관장 및 관계자들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사상 첫 6000 돌파’ 축하 행사를 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들이 쓰는 [경제뭔데] 코너입니다. 한 주간 일어난 경제 관련 뉴스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전해드립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무서운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25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6000포인트를 넘어섰는데요, 지난해 6월 3000포인트를 넘긴 지 불과 8개월 만에 지수가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반도체 등 주요 업종 실적 호조 전망,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제도개선 기대 등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다만 가파른 상승의 그림자도 있습니다. 바로 ‘양극화’입니다. 부자일수록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의 혜택은 상대적으로 부자에게 많이 쏠리게 됩니다.

부자들은 주식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을까요? 한국은행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가계의 주식·채권·펀드자산 보유액은 전 소득 계층에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특히 고소득층의 증가폭이 두드러집니다. (가계금융복지조사상 주식 자산의 별도 분류는 불가능하나, 2012~2025년 중 가계의 주식·채권·펀드자산 중 주식 비중이 약 7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한국은행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분석해 정리한 소득분위별 주식·채권·펀드자산 보유액.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주식·채권·펀드자산 평균 보유액은 2012년 1935만원이었는데 지난해는 6615만원으로 13년 새 4680만원 증가했습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는 같은 기간 30만원에서 298만원으로 268만원 늘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소득분위별 주식·채권·펀드자산 보유액을 보면 1분위 298만원, 2분위 559만원, 3분위 1237만원, 4분위 1553만원, 5분위 6615만원이었습니다. 상위 20% 가구의 평균 보유액은 하위 80% 가구의 평균 보유액을 모두 합친 규모의 약 1.8배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주가 상승을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주가 상승이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습니다. “주가가 굉장히 많이 올라갔는데 사실 주식의 상당 부분을 상위 소득자·기관이 갖고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의 혜택이 전 국민으로 고루 퍼지기에는, 물론 조금씩은 다 도움을 받겠지만 그 혜택의 정도가 소득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은은 지난달 ‘최근 미국 소비의 취약요인 점검’ 보고서에서 “미국 가계의 소득·자산 계층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편중된 경제력이 내포한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 호황의 수혜도 고소득층에 집중됐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소득 상위 20%가 가계보유 주식의 87%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증시 활황의 온기가 보다 넓게 퍼지려면 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강화해 확보한 재원을 재분배에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참여연대는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돌파했던 지난달 22일 논평에서 “그동안 주식시장 상황을 이유로 금융과세 정상화를 미뤄왔던 정치권의 핑계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소득이 없는 곳에 세금을 부과하는 거래세 체계를 종식하고,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