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아프간 공습에 전쟁 선포…탈레반 집권 후 최악 충돌
파키스탄 “파키스탄 12명·아프간 274명 사망”

지난해 대규모 교전을 치른 뒤 휴전한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이 4개월 만에 다시 국경 지역에서 충돌해, 파키스탄이 전쟁 개시를 선포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활동이 빌미가 된 이번 충돌을 두고 관련국들은 휴전을 촉구했다.
27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와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아프간 국방부는 전날 밤 6개 주에 걸친 국경 지역에서 파키스탄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정권 대변인은 엑스에 “파키스탄군의 반복적 침범에 대응해 파키스탄군 기지와 군사 시설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격 작전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아프간군 당국은 동부 낭가르하르주와 쿠나르주 등지에 주둔한 자국군이 파키스탄 초소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아프간의 공격 후 파키스탄도 곧바로 군사적 대응에 나서면서 양국 사이에 무력충돌이 벌어졌다. 파키스탄군은 국경 여러 곳에 있는 탈레반 초소, 본부, 탄약고 등지를 대상으로 포병과 공격용 드론까지 동원해 공습과 지상 공격을 했다.
파키스탄군의 맞대응으로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도 3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다만 카불 내 공습 위치와 사상자 발생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카불 공습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에는 짙은 검은 연기가 2곳에서 치솟고 일부 지역에 거대한 불길이 번지는 모습이 담겼다. 파키스탄 당국은 또 다른 영상에서 불이 난 건물은 아프간 동부 팍티아주에 있는 탈레반 본부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은 이번 무력 충돌을 사실상 전쟁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나토군이 철수한 뒤 아프간의 평화를 바랐지만, 탈레반은 오히려 아프간을 인도의 식민지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이 전 세계 테러리스트들을 모아 테러를 수출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인내심은 바닥났고 이제 우리와 당신들(아프간) 사이에 공개적인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오랜 앙숙인 이웃국 인도가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는 분리주의 무장단체 발루치스탄해방군(BLA)과 극단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을 지원한다고 계속 주장해왔다. 파키스탄탈레반은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모인 조직으로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이슬람 율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다.
이번 무력 충돌로 인한 초기 사상자 수를 놓고 아프간과 파키스탄은 엇갈린 주장을 했다.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정권 대변인은 파키스탄군 55명이 사망하고 19개 초소를 점령했다며, 탈레반군 8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키스탄군은 12명의 파키스탄 군인과 274명의 탈레반 관리·군인이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란은 파키스탄과 아프간의 협상을 중재하기 위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중국과 러시아도 각각 서로 공격을 중단하고 외교적으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아프간의 이번 공격은 지난 22일 파키스탄이 파키스탄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 아프간 지부격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의 근거지와 은신처 등 아프간 국경 일대의 7개 지점을 공습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다. 파키스탄은 무장단체 조직원 8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이를 부인하며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18명이 숨졌다고 반박했다. 당시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자국에서 잇달아 발생한 폭탄 테러가 아프간에 기반을 둔 세력의 지시를 받은 무장단체 소행으로 판단하고 보복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파키스탄은 아프간 탈레반 정권이 국경 인근에서 무장단체의 활동을 묵인하고 있다고 계속 비판했고, 아프간은 이를 부인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파키스탄군은 파키스탄탈레반 지도부를 겨냥해 아프간 수도 카불을 공습했고, 아프간 탈레반군이 보복 공격에 나서 양쪽에서 70여명이 숨졌다. 이는 2021년 8월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재집권한 이후 양국 사이에 벌어진 최악의 무력 충돌이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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