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뒷걸음... 새만금 '한숨의 30년'
새만금, 1991년 착공 이후 매립 40% 정체·환경 논란
현대차 AI·수소·로봇 클러스터 5년 10조 투자 로드맵
정부 지원 속 성공 과제는 실행력·환경 균형이 핵심
[지데일리] 30년 넘는 세월 동안 환경 파괴와 끝없는 개발 지연으로 '산업단지'가 아닌 ‘애물단지’ 낙인을 받았던 새만금이 현대자동차그룹의 10조 원 규모 초대형 투자 발표로 부활의 물꼬를 텄다.

27일 새만금개발공사와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 AI 데이터센터, 수소 에너지 시티, 로봇 클러스터를 5년간 10조 원을 투자해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 개발이 아닌 국가 미래 먹거리 산업의 거점을 만드는 획기적 행보로 읽힌다. 새만금이 애물단지 오명을 벗고 오랜만에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음을 의미한다.
새만금 사업은 한국 현대사의 최대 간척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전북특별자치도 군산과 김제, 부안 일대 40만 9000㎡ 규모의 갯벌을 간척해 농지 2만 8000㏊와 공업단지,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1991년 방조제 착공 후 2010년 33.9㎞ 세계 최장 방조제를 완공했으나, 이후 매립률은 40%에 머물렀다. 방조제 준공 이후 염분 문제와 토지 이용 계획 부재로 개발이 사실상 정체됐고, 연간 5000억 원에 달하는 유지비만 쏟아져 국가적 손실이 누적됐다.
환경 단체들은 APEC 회의(2005년)와 새만금 평화의 날(매년 4월 22일) 행사를 통해 “생태계 파괴의 상징”이라며 복원을 외쳤다. 세계 최대 습지인 새만금 갯벌은 시베리아 철새들의 주요 중간기착지로, 람사르 습지도시로 지정됐으나 방조제 건설로 수질 오염과 생물 다양성 감소가 초래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새만금 현장 점검에서 “20~30년 더 애매모호하게 갈 수 없다”며 단호한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러한 배경 속 과거 삼성전자의 23조 원 투자 약속은 지역 주민들에게 큰 기대를 줬으나, 글로벌 경기 악화와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철회되며 신뢰 붕괴를 초래했다.
이런 암울한 상황을 뒤집을 만한 소식은 현대차그룹의 구체적 투자 로드맵이다. 그룹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10조 원 가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핵심은 AI·수소·로봇의 ‘3대 미래 축’이다. 새만금에 엔비디아 GPU 5만 장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해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 개발의 메인베이스로 삼는다.
여기에 수소 에너지 시티는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기지로, 현대차의 전주 수소상용차 생산 기반과 연계된다. 로봇 클러스터는 산업용·서비스 로봇 실증 단지로 기능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의 강점도 빼놓을 수 없다.
1990년대 방조제 공사 경험을 바탕으로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며, 정부·지자체와의 MOU 체결이 임박했다. 특히 삼성의 철회 지역에 현대차가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이는 그룹의 글로벌 첨단 기술 역량을 지역 경제에 재투자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투자 성사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현대차 새만금 투자에 더 과감한 지원으로 화답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10GW 규모 재생에너지 공급망 구축과 신속 인허가 특례가 약속됐다.
과거 삼성 사례의 교훈처럼 실행력이 관건이지만, 현대차의 기술력과 정부 협력이 결합되면 차별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5년간 투자로 10만 명 고용 창출과 지역 GRDP 20% 성장 효과를 예상한다. 새만금개발공사에 따르면 방조제 주변 도로망과 항만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어 추가 투자 효율이 높다.
그러나 성공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먼저 환경 복원과 개발의 균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갯벌 20% 복원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대규모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와 열오염 우려가 제기된다.
다음으로 지역 주민 갈등 해소다. 군산·익산 등 도민들은 투자 확대를 촉구하지만 일자리 우선 배정과 주거 환경 개선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더불어 지속 가능성 확보다. 단순 투자 유치가 아닌, 10년 후 자생적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계 관계자는 "새만금이 '기회의 땅'으로 재평가되려면 정부·기업·지역·시민 사회의 4자 협력이 핵심"이라며 "현대차의 이번 승부수가 새만금의 오명을 벗고 한국 미래 산업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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