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소각장' 패소한 서울시 '상고할 결심'...약일까? 독일까?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 공공자원회수시설(공공소각장) 신설과 관련된 항소심 패소에도 불구하고 상고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상고를 하지 않으면 마포 공공소각장의 전면 백지화가 확정되기 때문에 상고에서 승소할 수 있다는 한가닥 희망으로 상고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시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다양한 측면에서 방안을 알아보고 있지만 오랜기간 조사를 통해 선정한 입지여서 쉽게 바꿀 수가 없다"며, 상고할 뜻을 내비쳤다.
실제로 서울시는 마포 공공소각장의 대안 부지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월말 강남구 공공소각장 증설계획을 공개했다가 구민들의 반발만 크게 얻어, 다른 대안 입지를 찾는다고 해도 주민 반발을 뚫고 순조롭게 진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울시는 하루에 약 2900톤의 종량제 생활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공공소각장 처리능력은 약 2000톤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매일 900여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민간 처리시설에 위탁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021년 수도권 직매립 금지법이 통과되자, 2021년 4월 재보궐 선거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년 마포구 상암동에 하루 10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공공소각장 신설을 추진했다. 이에 마포구 주민들은 강력 반발했다. 마포구민 1800여명은 서울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2심에서 모두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서울시가 주민설명회, 공청회, 입지선정위원회 개최 등 형식적인 절차를 거쳤지만, 이것이 주민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하거나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역시 1심과 같은 취지의 판단을 내리면서 서울시의 마포 공공소각장 사업은 모두 멈췄다. 서울시는 설령 (절차가) 위법하더라도 폐기물 대란 등 공익을 위해 원고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서울시의 위법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상고를 통해 다시한번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거나, 상고를 포기하고 다른 입지를 찾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상고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최종심에서 패소할 가능성도 있지만 혹여 승소하게 되면 공공소각시설을 제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2심에서 패소했는데 3심에서 이를 뒤집고 승소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1·2심에서 구체적인 판단이 나왔다면 대법원이 이를 번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이번 사례는 서울시 측에서도 절차적 하자에 대해 다소 인정했기 때문에 판결을 뒤집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3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승소하면 미뤄놨던 사업을 추진하면 되지만, 만약 패소하면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부지를 선정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소각장을 완공하기까지 최소 3년 이상 소요된다고 봐야 한다. 마포 소각장은 첫 삽도 못뜨고 4년을 흘려보냈다. 3심 소송 기간을 1년 잡는다고 하면, 소각장을 새로 짓기까지 4년이 넘게 걸린다는 얘기가 된다. 2030년까지 공공소각장을 확충하겠다는 중앙정부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다.
그때까지 민간 처리시설에 위탁해서 쓰레기를 처리하면 되겠지만, 올 1월부터 수도권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비수도권 지역으로 수도권 쓰레기가 유입되는 것에 대한 지역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장기간 위탁처리에 제동이 걸릴 우려도 있다. 실제로 올 1월 충남지역 민간 처리업체는 서울시 금천구와 계약을 맺었지만 충남도가 행정처분을 예고하자 계약을 해지했다.
일각에서는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상고할 게 아니라 당장 새로운 입지부터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남환 마포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서울시는 법원 판결을 받아들이고 한시라도 빨리 새로운 입지를 찾아야 할 것"이라며 "시간이 촉박한 시점에 상고를 고려한다는 것은 행정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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