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 반출 허용…“다른 글로벌 기업에도 반출 허용되면 안보 우려”

정부는 구글의 1:5000 축척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신청을 허가하면서 구글이 국가 안보 우려를 해소할 기술적 보완책을 수용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국내법이 적용되는 국내 제휴기업의 서버에서 원본 데이터를 가공하도록 해 사후관리 통제권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한 번 반출된 데이터는 회수가 어렵고, 이번 허용을 계기로 다른 글로벌 기업에도 반출이 허용될 경우 안보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관계부처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27일 “협의체에 법적으로 부여된 권한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항을 심의하는 것”이라며 “구글이 제시한 대안이 안보 우려를 기술적으로 해소했는지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산업계 영향에 대한 논의는 제한적이었다. 협의체는 국내 공간정보산업에 미칠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거나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에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하고, 구글 측에 상생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청하는 수준에 그쳤다. 협의체 권한이 국가 안보 심의에 한정돼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번 반출 허가로 구글은 2007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 신청 끝에 1:5000 지도 국외 반출을 승인받게 됐다.
협의체 관계자는 “2016년에도 정부는 영상 보안처리, 좌표 표시 제한, 서버 및 사후관리 등 세 가지 요건을 제시했으나 당시에는 영상 보안처리부터 수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첫 단계에서 협의가 중단됐지만, 이번에는 구글이 보안처리 영상 사용과 좌표 표시 제거, 국내 서버 내 가공 및 정부 사전 확인을 수용하면서 결론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국내 공간정보업으로 등록된 제휴기업의 서버에서 데이터를 가공하고, 정부 검토를 거친 정보만 반출하도록 한 구조에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법이 적용되는 영역 안에서 보안처리와 수정이 이뤄지도록 해 관리 체계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협의체 관계자는 “국내 제휴기업 서버를 활용하면 보안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국내법이 적용되는 서버에서 신속히 수정이 가능하다”며 “상주하게 될 구글의 한국 지도 전담관이 본사와 즉시 소통해 조치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번 반출된 데이터의 물리적 회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은 인정했다. 협의체 관계자는 “디지털 파일 특성상 해외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되돌려 받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조건을 지속적·고의적으로 위반할 경우 허가를 중단하거나 회수해, 반출 데이터를 활용한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으로 제재할 수 있다고 했다.
반출이 허용되는 정보는 기본 바탕지도와 도로 등 교통 네트워크 데이터로 한정된다. 등고선 등 3차원 높이 정보와 군사·보안시설 관련 정보는 제외된다. 정부는 3차원 높이 정보는 군사활동과 직결되는 민감 정보로 국내에서도 엄격히 공개를 제한하고 있고,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반출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는 구글이 좌표 표시 제거 등 시스템을 변경하는 데 약 6개월가량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반출 허가 요건 충족 여부를 정부가 확인한 뒤 반출이 이뤄진다.
최진무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영상 보안처리, 좌표 표시 제한, 국내 서버 가공 등의 조건이 형식적으로는 안보 우려를 보완하는 장치로 보일 수 있다”면서도 “이를 지속적으로 이행하도록 강제할 제도적 장치가 명확하지 않다면 결국 구글의 자발적 준수에 기대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반출된 데이터는 물리적으로 회수하기 어려운 만큼 허가 회수 조항만으로 충분한 통제가 가능할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이번 기준이 다른 글로벌 기업이나 중국·러시아 기업으로까지 확대 적용될 경우 새로운 안보 우려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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